이타경영
/창융파·우진쉰 공저/송은진 옮김/OECO 펴냄
사업의 최대 미덕은 최고의 이윤이라고 생각하는 시대에 거래처가 부자가 되는 방법만 생각하는 그룹을 상상할 수 있을까?
세계 최대 규모의 해운업체 에버그린해운의 창립자 창융파는 무소불위의 업계 카르텔을 무너뜨리고 모두가 공생하는 사업을 펼쳐 명성을 얻었다. 그가 이룬 막대한 부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 수단이다. 그는 “사업은 이기(利己)가 아닌 이타(李他)다. 돈을 버는 것은 인생의 마지막 목표가 될 수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야 돈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서 최대한 많은 이들과 더불어 누릴 수 있는가다”라고 말한다.
전 세계 80개국 240곳 항구를 누비는 그의 회사는 낡은 중고선 한 척으로 시작했다. 당시 세계 해운업계는 크고 작은 해운업 동맹들이 담합해 일감을 공유했다. 그리고 이 같은 막강한 카르텔 권력에 ‘을’의 입장인 화주들은 비싼 운임과 무리한 요구를 수용해야 했다. 창융파는 직접 유럽으로 찾아가 화주들을 만나 설득했다. 그의 진심이 화주들을 움직였고, 결국 극동운임동맹(FEFC) 카르텔을 무너뜨린 최초의 기업이 됐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5대양 6대주 양방향 운행을 실현했다.
무엇보다 그는 ‘너 죽고 나 사는 사업이란 없다’고 단언한다. 내 이익을 키우기 위해 직원·고객·업계·사회의 손실을 최대화할 필요가 결코 없다는 것. 그리고 이 같은 ‘이타’의 마음이 본업에 더 치열하게 매진하도록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이익만을 쫓는 일부 기업의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세태에 큰 울림을 전한다. 노성수 기자
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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