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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럽을 손본 孫(손흥민) “大韓 알리는 생도들 자랑스럽다”

안승회

입력 2018. 11. 12   15:17
업데이트 2018. 11. 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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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순항훈련전단 - 해사생도 주영 한국대사관서 손흥민 선수와 만나다


스포츠 스타에게 감사의 말 듣자 ‘의기양양’ 웃음
“손흥민 선수와 대화 큰 감동 국위 선양에 더 노력”


11일 오후 6시(현지시간) 주영국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73기 해군사관생도들이 손흥민 선수와 스마트폰 셀카를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이도기 상사
11일 오후 6시(현지시간) 주영국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73기 해군사관생도들이 손흥민 선수와 스마트폰 셀카를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이도기 상사

앞으로 손흥민 선수의 ‘대한민국 해군을 위한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1일 오후 5시40분(현지시간) 주영국 대한민국 대사관 2층에서 2018년 대한민국 해군순항훈련전단에 참가한 73기 해사생도 11명과 만난 손흥민 선수는 해군을 위한 세리머니 요청에 흔쾌히 승낙했다. 

이날 손흥민은 “해군을 위한 골 세리머니를 해줄 수 있나”라는 생도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제가 요즘 골 넣는 방법을 잊어버려서…”라는 유머러스한 답변 후 “제가 나중에 잘 생각해서 꼭 (세리머니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생도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이날 만남은 긴 항해와 훈련으로 지친 생도들에게 힘을 붇돋워주기 위해 마련됐다. 꿈에 그리던 스포츠 스타를 눈앞에서 만난 생도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고 흥분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대화는 약 20분 동안 자유롭게 이뤄졌다.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대한민국을 알리고 있는 해군순항훈련전단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군사관생도 여러분을 직접 만나게 돼 기쁩니다.” 

찢어진 블랙진에 후드티, 큰 운동화 차림의 손흥민은 첫 만남이 쑥스러운 듯 어색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생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해군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유럽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장기간 집을 떠나 생활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고 먼저 운을 뗀 손흥민은 “4개월 동안 여러 나라를 항해하면서 대한민국을 알리기 위해 고생하는 해군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들은 생도들의 얼굴에는 금세 함박웃음이 번졌다. 그제야 흥분을 가라앉힌 생도들은 저마다 갖고 있던 궁금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손흥민 선수와 73기 해군사관생도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이도기 상사
손흥민 선수와 73기 해군사관생도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이도기 상사



영국에 오기 전 독일 함부르크에 기항하며 황희찬 선수를 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이야기를 하는 생도에게 손흥민은 “친한 동생”이라고 말하며 반가워했다. 지난 아시안게임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당시 페널티킥을 황희찬 선수에게 양보했던 사연을 묻는 생도의 질문에 “이제 페널티킥 안 차려 한다. 안 좋은 기억이 있다(웃음)”라는 재치있는 답변으로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손흥민은 생도들에게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고 먼저 물으며 친근한 모습도 보였다. 생도들은 “저희는 23살에서 24살 정도”라며 “형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미 저희의 영원한 형님”이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토트넘 동료 중 누구와 가장 친한지를 묻는 생도의 말에 손흥민은 “팀원 모두와 친하게 잘 지내고 있지만 특히 델리 알리와 친하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크게 화제가 된 ‘핸드셰이크’ 역시 알리와 둘이 같이 만든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진지한 질문이 이어졌다. 축구 선수로서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를 묻는 생도의 질문에 손흥민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쭉 꿈을 갖고 있다”며 “어릴 때는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고, 지금은 호날두나 메시 같은 선수들보다 더 잘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또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도 여전히 꿈을 향해서 달려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 선수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인지를 묻는 말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에게 가장 먼저 조언해줄 수 있고, 쓴소리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며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엄하게 훈련을 받았는데 훈련하다가 아버지 마음에 안 들면 마음에 드실 때까지 그냥 계속했다. 그때의 노력 덕분에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또 “저에게 아버지는 인생의 스승이자, 축구 친구, 축구 선배, 축구 지도자, 또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너무나도 완벽하신 분”이라고 말하며 아버지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손흥민과 만난 생도들은 “손흥민 선수와의 대화를 통해 이번 순항훈련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큰 힘을 얻어 가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황재진 생도는 “손흥민 선수를 직접 보니 그동안 항해하면서 쌓였던 피로가 단번에 녹는 기분이 들었다”며 “한국에서 해사 생도 모두가 손흥민 선수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우 생도는 “축구선수로서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의 이야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해군사관생도로서 순항훈련 기간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안승회 기자 < seu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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