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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밥 세 끼 보다 일기 30분 먼 훗날 추억 되고 글발 ‘쑥쑥’

노성수

입력 2018. 11. 07   16:28
업데이트 2018. 11. 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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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밥보다 일기」 펴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하루 돌아보는 생각·반성 통해 자기 객관화
정확한 표현력 기를 수 있고 자신 성장시켜
군 복무 기간 일기 쓰기에 최적의 조건 갖춰
일기는 SNS 아니라 반드시 노트에 쓰세요 
 
최근 저서 「밥보다 일기」를 펴낸 서민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가 천안캠퍼스 교정에서 자신의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최근 저서 「밥보다 일기」를 펴낸 서민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가 천안캠퍼스 교정에서 자신의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최근 저서 「밥보다 일기」를 펴낸 서민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가 천안캠퍼스 교정에서 자신의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자신이 쓰는 것이 곧 자신의 모습입니다. 그렇기에 일기는 그 시절의 자신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죠.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자신을 성장시키고 먼 훗날에 추억이 될 수 있기에 일기 쓰기를 제안합니다.” 

방송과 강연, 다양한 저술활동을 통해 대중과 교감해 온 서민(52)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가 최근 저서 「밥보다 일기」(책밥상 펴냄)를 세상에 내놨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하루 세 끼 밥을 챙겨 먹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 쓰는 일기가 삶에서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쉬운 글쓰기를 제안한다. ‘기생충 박사’로도 잘 알려진 그를 지난 5일 가을의 낭만이 가득 찬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내 연구실에서 만났다.

헝클어진 파마머리 스타일에 청바지를 입은 채 수수한 중고차를 몰고 나타난 그의 모습은 유명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방송에서 뵀던 것보다 실물이 크시네요”라는 기자의 인사말에 “요즘 좀 컸어요”라고 재치있게 답한 그는 인터뷰 내내 유머를 잃지 않는 멋스러운 사람이었다. 사진기자의 촬영 요청에도 능숙한 포즈로 리드하며 여유를 잃지 않던 그였지만 자신의 책과 소신을 이야기할 때는 그 누구보다 진지했고, 비범했다.

“서른 살 때 「마테우스」라는 책을 썼어요. 솔직히 말하면 주목을 끌고 싶어서 내용보다는 재미에 초점을 맞춰 쓴 책인데 시장에서 독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았죠. 당연히 베스트셀러가 될 줄 알았는데 실패하자 큰 충격을 받았고, 그때 ‘내가 글을 못쓰는구나’ 깨달았죠.”

이후 그는 어릴 때부터 일기를 쓰지 않은 데서 기인했다고 판단하고, 그때부터 매일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고 일기장을 폈다.
“막상 일기 쓰기를 결심해도 두세 달 쓰고 그만둘 수도 있는데 ‘기생충 정신’이 발휘돼서인지 10년 넘게 글쓰기에 몰두했어요. 물론 그 사이 정보나 의학에 관련한 책을 펴냈지만, 모두 실패하면서 좌절을 맛보았죠. 참 힘든 시기였는데 제 필력이 부족한 탓이었죠.”

하지만 시련을 딛고 단단해진 그는 2013년 포털사이트 네이버 ‘오늘의 과학’에 연재한 글을 엮어 펴낸 「기생충 열전」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마침내 베스트셀러 작가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자신과 다른 베스트셀러 작가들과의 차이점에 대해 “그들은 저처럼 글을 못 써본 적이 없기에 나 같은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하루 30분 일기를 꾸준히 쓰다 보면 하루를 돌아보는 생각과 반성을 통해 ‘자기 객관화’를 하게 되고, 추억을 캡처해 개인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원하는 문장을 쓰기 위해 고심하면서 정확한 표현력을 기르게 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장병들의 복무 기간이야말로 일기 쓰기가 반드시 필요하고,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무작정 글쓰기 책만 읽으면 글을 잘 쓸 것 같지만, 글은 ‘매일 조금씩’ 써야 늘어요. 어쩌면 장병들이 ‘굳이 일기를 쓸 필요가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먼 훗날 추억이 될 것임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전역 후 사회에 나가면 글 쓸 일이 진짜 많아요. 자기소개서는 기본이고, 회사에서 쓰는 기획서나 보고서도 다 글이거든요.”

그는 모바일과 SNS에 친숙한 장병들일지라도 일기는 반드시 노트에 작성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우리가 예전에 썼던 플로피디스크를 다시 사용하나요? 이미지 중심의 SNS와 스마트폰이 대세인 세상이지만 결국 남는 것은 노트밖에 없어요. 글쓰기의 기본인 일기 쓰기, 매일 30분씩 노트를 펴고 지금 시작하세요.”

노성수 기자 nss1234@dema.mil.kr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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