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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믿거나, 믿지 않을 자유”… 무교도 존중해야

기사입력 2018. 09. 10   17:56 최종수정 2019. 01. 14   15:44

●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로 알아보는 장병 인권이야기 ① - 종교의 자유

설문 응답 병사 17% “특정 종교 강요받은 적 있어”

40% “종교행사에 의무적인 참여 강요받아”

 

종교행사 불참 시 ‘TV시청 금지·청소’ 등 불이익

이등병의 ‘종교의 자유’ 보장 요구에 “빠졌다” 질책

관행적인 인권침해에 군 지휘관 인식개선 시급

 

 

최근 ‘국방개혁 2.0’이 화제입니다. 군 내 불합리한 관행 및 부조리 척결, 인권 존중의 군 문화 조성 등 다양한 개혁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군대가 좋아진다고 해도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여전히 고된 일입니다. 사람들은 괴로울 때 다양한 방법으로 위안을 얻는데 종교는 고통을 진정시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매주의 종교 활동으로 마음의 평화는 물론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에게 갑자기 종교 활동을 못하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그것 자체로 큰 고통이 될 것입니다.



국가, 종교의 자유 보장 의무 있어

국가는 국민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안식일 엄수주의자’인 수용자에게 4개월간 종교의식 참석을 금지한 구치소장 행위에 대해 판례는 종교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100만 원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헌법 제20조가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는 초월적 세계에 대한 주관적 확신이 국가에 의해 억압당하지 않을 자유를 말합니다. 너무 복잡한가요? 간단히 말하면 ‘종교를 믿거나, 믿지 않을 자유’가 바로 종교의 자유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는 인권침해와 차별사건으로 연간 2만 건 가까운 진정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군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종교의 자유 침해는 어떤 부분일까요? 예상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군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종교를 믿지 않을 자유’입니다.



구체적인 침해 사례

그렇다면 군에서 종교의 자유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침해될까요? 군에서 종교의 자유 침해는 간부와 병사를 가리지 않습니다.

▲장병들의 정서 안정 및 인성 함양을 위한다는 명목의 ‘1인 1종교 갖기 운동’ 대대적 전개 ▲지휘관의 개인 철학에 따라 무조건적인 종교 선택을 강요하는 ‘신앙전력화’ 운동 ▲이등병들을 대상으로 ‘정서 안정을 위해 종교행사에 참여해야 할 의무 규정이 있다’며 종교 활동 참석 강제 교육 ▲생도들의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적 품성 함양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수요일 종교교육 참석 강제 등이 대표적인 예죠. 군은 인권위의 계속적인 권고에 따라 자체적인 실태 파악 및 개선 조치 의사를 피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개별 지휘관이 종교행사 참석을 강요한다는 진정은 아직도 심심치 않게 접수되고 있고 침해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인권위 설문조사 결과

인권위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응답한 병사들 중 17%는 특정 종교를 강요받은 적이 있고, 40%는 종교행사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강요받았다고 합니다. 군에 막 입대한 이등병의 경우 의무적으로 3대 종교 중 하나를 택일해야 하고 무조건 종교행사에 참석할 것을 강요받습니다. 종교행사에 불참하면 불이익도 받습니다. TV 시청을 금지당한다든지 청소 및 작업을 시키는 것입니다. 종교행사에 불참하면 휴일임에도 쉬지도 못하고 오히려 힘든 작업까지 해야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종교행사를 선택하고 맙니다. 혹여 이등병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달라”고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빠졌다”라는 질책뿐입니다.

왜 군에서는 이처럼 종교를 믿지 않을 자유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할까요? 그것은 아무래도 단체생활을 하는 병사들에게 자유 시간을 주어 방치하기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교육을 시키고 관리하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휴일 날 종교활동 명목으로 종교행사 참석을 강제한다면 장병들의 휴식권까지 침해될 수 있습니다. 종교의 자유는 종교 활동 참여 보장을 넘어 종교를 갖지 않을 자유와 종교가 있더라도 종교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자유까지 포함합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종교는 몇 개나 될까요?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이슬람교 등 세상에는 헤아릴 수 없는 종류의 종교가 있습니다.

우리 헌법의 종교의 자유는 다양한 소수 종교를 믿을 자유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종교의 자유의 내용을 잘못 알고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던 인권침해를 뿌리 뽑기 위해 군 지휘관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한 때입니다.

국가인권위윈회 인권상담 전화 ☎1331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조사과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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