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병영생활의 핵심은 인성

내가 살아야 전우가 살고, 전우가 살아야 내가 산다

입력 2018. 08. 0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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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생명존중은 충성이요 곧 부모에 대한 효도


생명존중은 부모에 대한 효도이며 국가에 대한 충성이다. 서로 존중하고 격려해주는 병영생활을 통해 생명존중을 배우게 된다.  국방일보 DB
생명존중은 부모에 대한 효도이며 국가에 대한 충성이다. 서로 존중하고 격려해주는 병영생활을 통해 생명존중을 배우게 된다. 국방일보 DB



마음(心) 중심(中)에 생명의 소중함 인식하는 것이 나라에 대한 충성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사실 자각할 때 생명존중 더 긍정적 효과


생의 소중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순간 스쳐 지나가는 시간을 돌아보면 이제야 왠지 모를 남자다움에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은 생의 소중함, 내가 오늘까지 행복하게 살았음에 대한 감사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또는 6개월 이전의 모습과 비교하면 그땐 왜 그렇게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당시에는 입대하면 마치 고장 난 벽시계처럼 모든 일상이 정지된 채로 살아갈 줄만 알았다. 하지만 병영에서의 시간은 나라와 민족을 위한 헌신의 시간이요, 내 삶을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출발선이기에 결코 무의미하지 않음을 실감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자체가 충성


지금 이 순간, 오늘 이 하루는 어제 누군가가 그렇게 살고 싶어 발버둥 치며 간절히 사모했던 시간임을 깨닫는다. 일과를 마칠 땐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면서~” 라는 군가에 또 하루의 가슴 뿌듯한 행복을 느낀다.

영화배우 제임스 딘은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고 했다. 전역 후의 행복을 그리며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은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삶에 대한 경건함이다. 이처럼 병영에서는 1분 1초의 소중함을 체험하며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눈만 뜨면 ‘충성’이라고 외쳐대지만 충성은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덕목만이 아니다. 충(忠)은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으로 이뤄져 나의 마음을 어떤 대상의 한가운데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마음 중심에 생명의 소중함과 경건함을 갖는 것 자체가 나라에 충성이요, 부모에 대한 효도다.


건강한 몸으로 전역하는 것이 효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손편지를 쓸 때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효도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효도가 반드시 거창한 것만은 아니며 부모 또한 군대 간 아들로부터 엄청난 효도를 기대하지 않는다. 당연히 부모는 눈앞에 보이지 않는 아들을 걱정하며, 몸 건강하게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한다. 그렇기에 오로지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효’는 잊어서는 안 될, 부모를 생각한다는 것 자체다. 오늘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있음이 최고의 효도요, 충성인 것이다. 전역하는 날까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생명존중의 실천이 나를 살리고 전우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내일은 신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내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 그것만으로도 효도인 것이다. 내가 살아야 전우가 살고, 전우가 살아야 내가 산다는 평범한 전우애의 원리를 실천하는 곳이 바로 병영인 것이다. 



생명존중은 자긍심을 일깨우는 보물

우연히 만들어지는 삶은 없듯이, 모든 삶에는 의미가 있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굳건히 서 있음도 건강을 전제조건으로 한다. 몸과 마음이 병들거나 건강하지 못하면 결코 있을 수 없는 곳이다. 사람은 누구나 감정의 기복을 느끼고 서로 다른 성격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갈등하며 때로는 충돌하기도 한다. 이런 갈등을 피하고자 상대의 말에 무조건 복종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또 다른 문제와 대인관계를 훼손하는 일까지 생겨난다.

더구나 군대는 계급 사회다. 화려한 사회적인 경험이나 스펙을 자랑한들 소용이 없다. 계급으로 자신의 실제 모습을 감추려 하면 할수록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닥치고 생명존중에 대한 마음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병영에서 건강관리만큼이나 생명존중은 큰 관심사다. 존중은 말로 전달하기보다 실천할 때 훨씬 더 효과적이다. 사람들은 막상 자기 앞에 어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할 때가 많다. 때로는 피할 수 없는 심리적 손상 때문에 고통을 겪게 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더 소중히 여기는 일은 더욱 어렵게 된다.

생명존중은 자신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자각할 때 더 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병영은 상호 간에 말과 행동을 통해 상대가 얼마나 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는지를 일깨워 주는 체험 학습장이다. 특히 지휘관의 말 한마디는 자긍심과 함께 패배감을 심어주는 영향력을 끼친다. 따라서 지휘관부터 생명 존중의 소중함을 실천할 때 병영에서의 생명존중은 그 파급력을 더할 것이다.


숨겨진 보물을 진열장에 전시하듯

자기희생 없이는 결코 어떤 보물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 특히 자기 속에 담긴 시기, 질투, 좌절, 패배의식 등 온갖 불순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옥에 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들을 하나둘씩 걸러내는 여과 과정이 병영생활이기에 지금부터 새로운 의미를 찾아보자. 국방의 의무를 잘 감당해 내는 것이 생명존중을 실천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과연 어떤 행동이 나올까? 이젠 내 속에 숨겨진 보물을 진열대 위에 가지런히 진열해보자. 감추지 말고, 이왕이면 있는 그대로를 좀 더 아름답게 보이도록 때로는 조명도 비추고, 내 마음의 보석 상자를 꾸며보면 어떨까?  <최원호 서울 한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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