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병영생활의 핵심은 인성

대민지원은 나눔이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

입력 2018. 07. 3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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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병영생활의 목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 정신


대민지원활동은 군 생활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시간이 된다. 대민 봉사활동을 통해 타인에 대한 사랑과 보람이 키워지는 것이다. 장병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대민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DB
대민지원활동은 군 생활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시간이 된다. 대민 봉사활동을 통해 타인에 대한 사랑과 보람이 키워지는 것이다. 장병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대민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DB



대민지원 장병들, 군 생활 중 가장 의미 있던 기억으로 봉사 꼽아

남의 처지 헤아려보고 소외되고 절망에 빠진 이웃 생각하게 해



사람마다 흡족해하는 느낌은 다 다르다. 어떤 이는 오로지 ‘승리’에 목숨을 건다. 또 다른 이는 페이스북의 단순한 ‘좋아요’ 하나에 만족해하거나 우연히 읽은 시 한 편, 뜻밖의 면회에 뛸 듯이 기뻐한다. 그것도 애인이라면 상상만으로 행복감에 젖어들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인간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철저하게 욕망에 따라 움직이며 그 욕망이 가져다주는 단순한 기쁨에 울고 웃는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욕망이 안겨주는 짜릿함보다 더 큰 행복과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 곧 봉사활동이라는 점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인데 이를 극복하는 봉사활동은 자기만의 감정을 떠나 남의 처지를 헤아려보기도 하고, 소외되고 절망에 빠진 이웃을 생각하며, 자신의 뒷모습을 돌아보려는 참으로 숭고한 가르침의 실천이다.


욕망의 짜릿함보다 더 큰 행복을 주는 봉사

병영에서 대민 봉사활동은 더없이 소중하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과연, 군인이 없었다면 어땠을까’라는 막연한 고마움이 앞설 때가 있다. 각종 재난 발생지역에는 예외가 없이 육·해·공군을 떠나 대한민국 군인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

국민의 생명과 삶의 터전 지킴이로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섬긴다. 그들은 실의에 빠진 국민 앞에 슈퍼맨처럼 다가와 구슬땀을 흘리면서 절망에서 희망을 심어주고 훌쩍 떠나버린다. 절망에 빠진 국민에게 도움의 손길로 용기를 안겨준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은 군인의 봉사활동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아무리 국방의 의무를 감당하는 일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하다지만, 그런 당연하다는 생각은 감사와 고마움을 잊은 자만의 생각일 뿐이다.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도움의 손길

이처럼 인간의 가장 기본 됨됨이는 서로서로 헤아려주는 따뜻한 마음이다.

‘봉사’가 인성의 핵심 덕목 중 소중한 가치인 점을 고려할 때 병영에서 봉사활동은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학창 시절 대학입시를 위한 형식적인 시간 채우기가 아님을 분명히 깨닫는 시기다.

병영에서 대민 봉사활동은 봄부터 시작된다. 농번기 봉사활동을 비롯해 여름이면 어김없이 다가오는 태풍과 장마 등 재난, 가을이면 벼 베기, 겨울에는 제설작업 등이 이어진다.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우리 장병들의 구슬땀으로 모든 일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과연 군인이 없었다면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감사할 따름이다.


폐허 속에서 피어나는 한 줄기 희망


태풍이나 장마로 인한 재해 현장과 이재민 봉사활동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특히 태풍이나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은 폐허나 다를 바 없다. 장병들의 대민지원은 폭격이라도 맞은 듯한 폐허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이다. 대민지원활동을 통한 공감과 공존의 나눔은 자기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다. 중·고등학교 봉사는 입시대비 봉사였다면, 나라와 국민을 위한 봉사는 그 의미가 한 층 더한 것이다.

대민지원 봉사에 참여한 장병들은 저마다 한목소리로 봉사를 통해 자신이 더 성숙해졌으며, 군 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기억 중 하나라고 말한다. 대민지원을 통해 자신이 더 얻은 것이 많았다고 말한다.

병영 생활은 어찌 보면 수확을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과도 같다. 해마다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추수를 위해 틈틈이 잡풀도 뽑아주고, 지지대도 세우고, 거름도 주고, 병충해를 대비해 약을 뿌려야 풍성한 결실을 거둘 수 있듯이 말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심지 않고 열매만 거두려 한다면 결국은 시간 낭비요, 지루한 하루하루가 될 수밖에 없다.


공감과 공존의 의미 몸으로 체험

봉사는 흔히 나눔의 미학이라 하지만, 내 삶의 주인의식을 깨닫는 시간이다. 내가 가진 2개 중 어떤 하나를 다른 사람에게 나눈다는 것보다 자신의 희망과 열정을 오히려 충전시키는 놀라운 시간인 것이다. 


<최원호 서울 한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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