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창설 63주년, 사단의 역사를 재정립하다

입력 2018. 06. 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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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국가 상황은 시시때때로 변화한다. 최첨단 기술이라 불리며 나오는 것들은 이른 시일 내 대체된다. 급변하는 현재나 미래와 달리 묵묵히 축적되는 과거, 그것을 우리는 역사라 부른다.

63년 전인 1955년 6월 20일, 국일명 제125호에 의거, 육본 직할대로 제50보병사단이 창설됐다. 그리고 지난달 사단은 부대와 지역의 지난 63년 역사를 재정립한 부대 역사관을 재개관했다.

지난 5월 9일 경상북도 교육청의 지원으로 사단은 기존의 역사관을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다. 과거 역사관의 모습은 지나치게 일반적인 내용인 데다 가독성도 떨어져 여러모로 개선이 시급했다.

사단은 지난 1월 교육청의 지원과 동시에 역사관 개선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전반적인 콘텐츠와 디자인을 담당하는 주 실무자에 내가 포함됐다.

사실 처음엔 모든 것이 난감했다. 현행 업무와 함께 작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머리에 과부하를 일으켰다. 하지만 부대 내에서 디자인 실력을 갖춘 TF병들이 선발됐고, 유능한 정훈과장님도 파견돼 함께 하나둘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작업하는 약 3개월이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었다. 매주 주말에도 사무실과 현장에 나와 토의했다. 참모님과 함께 수십 번의 검토와 수정 작업이 이뤄졌다. 지치는 작업이었지만 결국 일정에 맞춰 완성할 수 있었다.

역사관은 부대 소개실로 시작해 지역 전사실, 추모관, 지역 수호실 등 다양한 콘텐츠가 포함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구·경북 지역의 전사를 집중 조명했고,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공간도 완성도 높게 조성했다.

역사관의 목적은 외부 귀빈들에게 부대를 소개하고자 하는 것도 있었지만, 나는 우리 사단 장병들에게 좋은 교육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개관식 때 사단장님께서 역사관이 장병들의 무형 전투력에 도움이 될 거라고 강조하셨다. 나 또한 그 무형 전투력, 즉 정신전력에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를 생각하며 진행했고, 그 결과에 조금은 다다랐다고 할 수 있다.

행동에 변화를 주고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종의 스토리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생각하고자 했다. 전쟁을 비롯한 전반적인 역사나 우리 50사단이 수호하는 대구·경북 지역이 비록 전방은 아니더라도 부여된 임무의 중요성만큼은 따로 학습시간을 갖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

장병 개개인의 정신력은 부대 전투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역사관을 둘러보며 평소에 하지 않던 생각들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가치관에 영향을 준다면 크게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제자리에서 변치 않고 부대의 오늘과 내일을 지탱하는 기록이자 장병들에게 존재 이유와 자긍심을 드높여 주는 힘, 그것을 우리는 역사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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