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명

오늘의 전체기사

2019.09.23 (월)

HOME > 기획 > 교양 > 건강한 군인가정의 재무테라피

‘나 하나쯤’ 아닌 ‘나로부터’…전우애로 팀워크 다진다

기사입력 2018. 06. 18   16:22

<6> 상호 협력과 배려심으로 가득한 목봉체조



병영 생활을 뒤돌아보면 모든 훈련마다 상당한 의미가 있다. 막상 훈련 때는 뭔지도 모르고 시키는 대로 따라 할 뿐인데 그 과정을 마치고 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재무장된다. 그 모든 것이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행동 그리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의 주춧돌이었다.


병영생활 중 가장 힘들고 고통스럽고 때로는 가슴 뭉클하면서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은 유격훈련이다. 유격훈련을 다녀와야 진정한 군인이라 할 만큼 악명 높은 과정이다. 전역할 때까지 두 번은 기본이요, 어쩌다 잘못 걸리면 세 번인 경우도 있다. 유격장의 하이라이트는 PT 체조, 화생방훈련, 목봉체조이고 그중 최고봉은 목봉체조다. 이는 개인의 능력을 뛰어넘어 팀 마인드와 팀 능력을 향상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 훈련이다.


자기 책임 의식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다른 훈련은 개인 위주의 뛰고, 뒹굴고, 기어오르는 훈련이지만 목봉체조만큼은 혼자가 아닌 7인 1조의 팀 훈련이다. 신체단련과 동시에 팀 마인드를 심는 이 집중 훈련은 한 명이라도 요령을 부린다거나, 나 하나쯤이야 하는 열외의식을 허용하지 않는다. 기업에서 활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팀워크 또는 팀플레이의 원조가 목봉체조가 아닐까 싶다.

긴 통나무로 만든 목봉의 무게는 정말 수백㎏은 되는 줄 알았는데 글을 준비하면서 145㎏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목봉을 가슴에 끌어안았다가, 머리 위로 올렸다 내리기를 수도 없이 반복한다. 엄청난 무게에 현기증이 날 만큼 용을 쓰지 않으면 결코 일어설 수도, 앉을 수도 없다. 그런 체험을 통해 팀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팀의 능력을 향상하는 공통훈련이다. 개인의 인간 됨됨이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나보다 상대방을 배려할 때다.

보는 사람은 누가 요령을 피우는지 모르지만, 목봉을 같이 드는 사람은 누가 힘을 뺐는지를 순간순간 온몸으로 안다. 결국 나 하나 편해지자고 잔꾀를 부릴 수 없고 전적인 자기 책임과 상대방을 향한 배려심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주장이나 요구사항을 뛰어넘어야 한다. 항상 팀을 염두에 두고, 팀을 책임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팀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확실히 느낄 때까지 모든 노력을 쏟아붓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가 요구하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랑인 것이다.

이러한 병영 생활을 매일 반복하는 이유가 있다. 새로운 행동을 습득한 후에 비효율적인 행동은 즉각 폐기하고 전투력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학습훈련이다.

목봉체조는 누구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이나 따돌림 같은 이질적인 행동이 감지되는 순간 어김없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온다. 그럴 때면 누구를 원망하거나 잘잘못을 추궁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곧장 무거운 짐을 나눠서 지고 고통을 함께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끈끈한 전우애로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된다.


말·행동 변화만큼 부정적인 습관 사라져


군 생활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다양하다. 강인한 정신력이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불가능한 상태에서 무엇인가 시도하려는 불굴의 도전정신은 놀랍다. 모든 개인의 습관적인 행동이나 사고가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제 그런 행동을 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빠르게 바뀐다. 그동안 무심코 해왔던 습관적인 행동을 고치기란 절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습관적으로 입에 욕을 달고 살던 것만 해도 그렇다. 그 많던 욕들이 하루아침에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다. 이제야 욕하지 않고도 말을 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는다. 또한 무엇을 바로 하지 않고 지연하는 것 즉 내일로 미루는 습관도 사라진다.

그런 습관적인 지연 행동은 고치고 싶어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학창 시절로 돌아가 보라. 그날 할 일을 그때 했다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었을까 하는 후회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늦지 않았다.

후회할 시간에 군 생활에서 터득한 긍정의 마인드로 행동하라. 병영생활에서 ‘내일’로 미룬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며, 오늘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떤 악습이라도 원인을 제거하기 쉬운 곳이 바로 여기다. 그동안 나의 심령을 갉아 먹던 열등감, 부정적인 말과 행동 그리고 부정적인 습관을 몽땅 제거하라. 왜냐하면 작전지역에 지뢰를 두고서 그 길을 무작정 밟고 지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제야 습관적으로 했던 말과 행동의 변화가 시작된다. 새로 습득한 좋은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2년 동안 매일같이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행동이 삶의 모델이 된다. 그 상태로 사회생활로 이어졌을 때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는 성공을 거두는 씨앗이 된다.

이미 군 생활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내일로 미루는 습관이 사라졌으며, 사고 자체가 내일에서 오늘로 바뀌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더 이상 누군가의 지시나 잔소리를 듣지 않고도 스스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음이 가장 큰 보람이다. 스스로 행동 변화를 모니터해 약점을 극복하고 강점을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은 장차 사회생활에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군 생활은 배려심·협동심 키우는 기회

요즘은 중·고등학교에서부터 대학까지 팀워크 또는 팀플레이 평가의 비중이 크다. 수학여행도 아이들끼리 팀을 구성해서 각기 다른 장소로 떠나니 정보수집에서부터 개인 역할까지 차이가 심하다. 그리고 조별 과제와 개인별 임무를 수행하면서 협력과 협동 그리고 협업 정신을 배운다.

자기만 아는 사람은 어딜 가도 적응하기 쉽지 않다. 어쩌면 외아들·외딸로 자란 환경 때문에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할 수도 있고, 공부를 잘한다거나 특정 명문학교 출신이라는 자만심 때문에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잘 모르기도 한다. 남의 말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안하무인이다. 남을 의식하고 배려하거나 다른 사람을 챙길 생각도 없다. 하지만 병영생활을 통해 배려와 협동심을 개발해야 한다. 군 생활을 배려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저 시간만 보내고 나가면 된다는 식의 생각으로는 자기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 2년 동안 무의미하게 시간만 보낸다고 생각하면 군생활이 이보다 더 지루할 수 없지만, 대장간에서 무쇠를 담금질하듯 나를 다듬을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라고 여기면 귀중한 보석이 된다. 목봉체조처럼 다른 사람과 서로 보완을 잘하면 모든 것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아무리 뛰어난 팀이라도 나 하나쯤이야 하고 열외의식을 가지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군 생활을 통해 터득하는 협동심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 솔선수범은 전역 후 입사지원서에 활용할 필수 아이템이다. 도전정신, 문제해결 능력, 리더십, 협동심과 나눔, 배려를 배우고 실천하는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최원호 서울 한영대 교수>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에 대한 의견 개 있습니다. 로그인 후에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