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한글장수의 무작정 세계일주

200일간의 여정… ‘심장이 뛰는 삶’을 찾았다

입력 2017. 12. 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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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끝> 여행, 그리고 삶





여행 전에는 성공에 대한 강박이 심했다.

200여 일간 세계여행을 하면서  

‘행복의 척도가 성공만은 아니다’ 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2015년 2월부터 약 2개월간 전시회 준비를 했다. 7명의 캘리그래피 작가가 참가해 내가 200여 일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 중 21점을 선별, 콜라보 작업을 진행했다. 일주일간 진행된 전시회에는 5000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왔다. 그렇게 나의 세계여행은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국방일보 팀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글재주 없는 내가 쓴 글이 지금까지 많은 장병에게 읽힐 수 있었던 것은 그분들의 도움 덕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칼럼은 오늘로 끝이 나지만 다른 주제를 가지고 장병 여러분 앞에 다시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이제 곧 다가올 2018년 무술년, 장병 여러분께 항상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바란다.





여행 후

약 7개월 동안 세상 밖으로 돌아다니다 귀국한 후 ‘여행 마침표를 어떻게 찍으면 좋을까?’ 하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고민하다 어느 날 내 뇌리를 스친 것은 바로 ‘전시회’였다. 하지만 생소한 분야였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때 도움을 준 사람들이 바로 인사동에서 ‘한글의 미 알리기’ 프로젝트를 같이 했던 팀원들이었다.

내가 바깥세상에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을 때 그들은 우리나라에서 전시회 등을 통해 한글의 미를 공유하고 있었다.

나는 200여 일간의 여행을 기록한 사진 중에서 특별한 의미가 담긴 21점을 골라 7명의 캘리그래피 작가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했다.

2월부터 시작한 콜라보 작업은 약 2달이 걸렸고, 봄날인 4월에 청계천에서 전시회를 진행했다.

일주일의 전시 기간에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시회를 찾았다. 기대 이상의 관람객 수에 뿌듯함을 느꼈고 드디어 ‘여행이 끝났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조금은 홀가분한 심정이었다.

200여 일간의 세계일주를 마치고 귀국해 7명의 캘리그래피 작가들과 함께 청계천에서 연 ‘한글의 미’ 작품 전시회.  필자 제공
200여 일간의 세계일주를 마치고 귀국해 7명의 캘리그래피 작가들과 함께 청계천에서 연 ‘한글의 미’ 작품 전시회. 필자 제공



나에게 여행이란?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으레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여행을 다니면서 무엇을 배웠어요?”

다양한 답변들이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바로 ‘성공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여행을 가기 전 나는 ‘성공’이라는 강박에 갇혀 있었다. 행복은 성공이라는 기반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러한 단순한 등식에 빠진 나머지 일상의 행복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200여 일간 세계여행을 하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의 생활과 사연을 보고 듣고, 크고 작은 인연을 맺으면서 ‘행복의 척도가 성공만은 아니다’라는 것을 피부로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심장이 뛰는 삶을 살자’라는 삶의 모토를 가지게 됐고 지금은 거기에 맞춰 살아가고 있다.



인연, 그리고 2년

2016년 1월 7일, ‘한글장수 무작정 세계일주’의 첫 회가 연재된 후 거의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글장수 무작정 세계일주’는 한글을 사랑하는 청년이 약 7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면서 캘리그래피로 표현되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현지인들과 공유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다.

이 칼럼은 사업을 하면서 피곤에 찌들었던 내게 작은 활력소 같은 존재였다. 여행을 다시 추억할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실, 첫 연재를 하면서 ‘장병들이 과연 내 이야기를 재미있게 볼까’ 걱정스러웠다. 신통치 못한 내 글쓰기 능력도 고민이었다.

국방일보 칼럼 연재는 솔직히 칼럼 제목처럼 ‘무작정’이었다. 국방일보를 보고 생면부지의 유호상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무조건 만나 ‘얘기 좀 들어달라’고 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전역(학군50기) 후 곧바로 세계여행을 다녀왔는데,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후배 장병들에게 세계는 넓고 할 일도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라는 맥락으로 주절주절 얘기한 것이 생각난다.

그러면서 다소 뻔뻔스럽게 ‘할 얘기는 많은데 어떻게 풀어 쓸지 걱정도 많다’고 했더니 유 팀장께서 나를 바라보며 한마디 해주셨다.

“윤호야, 너는 스토리를 자세히 적어서 주기만 해. 나머진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원석에 불과했던 내 글은 유 팀장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잘 다듬어진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존재로 바뀔 수 있었다.

그 결과로 많은 장병에게 SNS를 통해 커다란 응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국방일보 기자분들께 진정 어린 감사를 드린다.

그동안 ‘한글장수 무작정 세계일주’를 사랑해주신 장병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비록 이번 칼럼은 오늘로 끝나지만 다른 주제를 가지고 여러분 앞에 다시 나오도록 준비할 것이다.

곧 다가올 2018년 무술년에도 항상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기를! <추윤호 캘리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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