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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병영칼럼] 신도함의 비밀

입력 2017. 09. 2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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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함이 대양을 누비기까지

육군 출신 조영길 전 국방부 장관 역할 매우 커

해군이 생각하는 최서단은 평안북도 신도

대형수송함 신도함 생각한 이는 송영무 장관

군 지도자들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해군은 1986년부터 한국형 구축함 획득사업을 시작했다. 해군은 2008년 7600톤급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처음으로 실전 배치한 데 이어 2011년 3월 세 번째 이지스함(KDX-Ⅲ)인 ‘서애류성룡’함 진수식을 했다. 이날 진수식에는 해군 초청을 받은 조영길 전 국방부 장관이 함께했다. 서애류성룡함 진수식은 해군이 조 전 장관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해군 이지스함이 대양을 누비기까지에는 조 전 장관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해군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근해를 지키는 연안해군에 불과했다. 그러다 한국형 구축함(KDX) 사업이 세 차례 진행되면서 대양해군으로 발전했다. 그 핵심에는 바다의 방패인 KDX-Ⅲ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이 있다. 애초 해군은 한국형 구축함 사업에서 예산 부족 등 여러 주변 여건을 이유로 KDX-Ⅰ급을 여러 척 건조하려 했다. 이것을 KDX Ⅰ, Ⅱ, Ⅲ로 나눠 KDX-Ⅲ로는 이지스함을 건조하도록 합참 전력부장으로 있으면서 제언했던 인물이 조 전 장관이다.

조 전 장관은 육군 출신이면서 삼면이 바다도 둘러싸인 한반도 전장 여건에서 해군 전력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전력 전문가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논의가 활발해졌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은 노무현 정부 당시 시작됐다. 소위 362사업이다. 이 362사업을 당시 노 대통령에게 건의한 인물이 조 전 장관이다. 그는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 국방과학연구소(ADD) 고문으로 있으면서부터 ADD 과학자들과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계획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 세 척이면 한반도 전쟁억지력을 두 배로 높일 수 있다는 게 당시 군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이 사업은 외부에 진행사항이 노출되면서 잠잠해졌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그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조 전 장관과 이지스함, 그리고 원자력 추진 잠수함과의 인연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국방부 출입기자로서 국방부 장관쯤 되면 뭔가 달라도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조 전 장관은 육군 출신이지만 해군 전력이 미래에 나아갈 방향을, 어떻게 보면 해군보다 더 꿰뚫어 봤다고도 볼 수 있다.

해군은 이지스함뿐만 아니라 애초 대형 수송함도 독도함을 포함해 세 척을 건조할 계획을 세웠다. 예산 부족으로 지금은 한반도 가장 동쪽인 독도의 이름을 빌린 독도함 한 척뿐이지만, 국토 최남단 섬인 마라도함과 최서단을 상징하는 섬 이름을 붙인 두 척을 더 건조할 계획이었다. 사람들은 대형 수송함에 최서단을 상징하는 섬 이름을 붙인다면 백령도함일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 해군이 생각하는 섬은 평안북도 용천군 신도였다. 압록강 하구로부터 약 12㎞ 떨어진 신도는 동경 124° 10’ 47”로 한반도 최서단이다. 신도함을 생각해낸 이가 바로 당시 해군참모총장이었던 송영무 장관이다. 군 지도자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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