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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용 ‘군복 무늬’ 패션으로훨훨 날다

기사입력 2017. 07. 19   17:19

<3> 카무플라주: 적으로부터 은폐하기

‘카키색’ 군복의 시작

세포이 항쟁 당시 인도 용병의 눈 피하기 위해

흰색 군복에 진흙 비벼 위장한 영국군에서 유래

 

군복의 상징 ‘카무플라주’

전쟁 장비 은폐용에서군 복·헬멧 등으로 확대

활동적이고 강한 이미지로 밀리터리 패션 더욱 돋보이게

 


 


‘카무플라주(camouflage)’는 주변 환경과 식별하기 어렵게 위장하는 것으로서 군대에서는 사람·무기·장비·시설 등을 적군으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기본적으로 군복은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는 피아 식별용으로 이용되며, 자신의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게 하는 상징적 기능을 가진다.


중세시대 서유럽의 군인들은 대부분 지방 영주의 소속이었기 때문에 영주 가문의 문장을 방패에 그리거나 서코트(surcoat: 원피스 형식의 갑옷 위에 입는 겉옷으로 남녀 모두 착용함)에 박음질하는 것으로써 피아를 구분했다.

중세시대 전투는 넓은 벌판에서 이뤄졌고 직접 칼이나 창으로 서로를 살상했으므로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병력의 숫자였다. 시각적으로 숫자가 많아 보이게 하고 적에게 심리적 위축감을 주며,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빨강과 파랑 같은 원색이 유리했다.

 




1815년 워털루전투(battle of Waterloo) 때 나폴레옹(Napoleon)의 프랑스군은 파랑, 웰링턴(Wellington)의 영국군은 빨강, 블뤼허(Bluecher)의 프로이센군은 검정을 사용했는데 이 전쟁이 나폴레옹의 마지막 전투이자 원색이 군복에 사용된 마지막 전쟁이었다.

이후 화기 성능의 향상과 함께 군복의 색상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1857년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인도는 세포이 항쟁을 일으킨다. 인도는 카키색 군복을 입은 용병대를 조직해 영국군을 공격했는데, 영국군의 하얀색 군복은 눈에 쉽게 드러나 인도 용병대의 좋은 표적이 됐다. 이에 영국군은 몸을 은폐할 수 있도록 진흙을 군복에 비벼 인도 병사의 의복처럼 위장했다고 한다. 이 색이 군복의 기본색이 된 ‘카키(khaki)’다. 카키는 원래 흙과 모래를 뜻하는 힌디어이며, 탁한 녹색이나 황갈색 색상의 명칭으로 쓰인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성능 좋은 기관총이 개발됐기 때문에 군인들은 땅을 파서 도랑을 만들고 그 속에서 숨어 싸우는 참호 전쟁을 했다. 참호 속에선 빨강이나 파랑색 군복은 쉽게 적의 표적이 됐으므로 영국군은 카키색 군복을 입기 시작했고, 전쟁이 끝나가던 1918년 무렵에는 거의 모든 군인이 카키색이나 황록색 군복을 착용하게 됐다.




우리 군, 1990년 얼룩무늬 전투복 첫 도입… 2011년 지금의 무늬로

카무플라주 패턴은 제1차 세계대전 때 항공기·군함·탱크·대포 등 전쟁용 장비를 감추기 위해 처음 사용됐다. 1916년 독일군은 군모라고 할 수 있는 헬멧(helmet)에 녹색·갈색·회색 등으로 조각 무늬를 넣어 위장했는데, 이것이 군복에 사용된 카무플라주 패턴의 첫 사례다. 이것을 1929년 이탈리아군이 텐트에 도입했고, 1930년에는 독일군이 삼각형 판초(poncho)에 사용했다. 이후 독일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위장무늬 개발에 주력했고, 1940년 카무플라주 패턴을 전투복에 도입해 부상자를 15% 내외로 줄였다.

효과가 입증되자 2차 대전이 끝날 무렵, 대부분의 국가가 카무플라주 패턴을 전투복에 사용하게 됐다. 현대전인 베트남전쟁과 걸프전쟁을 거치면서 위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됐다. 전장 환경에 따라서 사막이나 설원 같은 환경에 맞는 색상이나 무늬의 전용 전투복들이 나오게 됐고 자국의 실정에 따라 많은 국가가 카무플라주 패턴의 전투복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1990년 미국의 우드랜드 패턴(wood-land pattern)을 적용해 4도색의 얼룩무늬 전투복을 전군에 도입했다. 그 이후 2011년 한국 지형에 적합한 디지털 무늬(흙, 침엽수, 수풀, 나무줄기, 목탄의 5가지 색상과 화강암 무늬를 디지털화함)를 개발해 작전 수행 성과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위장 성능을 크게 개선시켰다. 현재 군 장병들이 입고 있는 신형 전투복이다.

이처럼 카무플라주 패턴은 무늬의 강렬함으로 인해 카키색과 함께 군복의 상징이 됐고, 의류부터 가방·모자·벨트 등 패션 소품에 이르기까지 많은 브랜드에서 이를 활용하면서 밀리터리 패션의 영향력 확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하희정 상명대 의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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