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2017 전직 성공수기

절실함이 가장 큰 무기… 군 경력 최대한 활용하라

입력 2017. 01. 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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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수상 - 전호연 육군소령 전역예비군지휘관


 

 

마지막 근무지가 동원사단이었는데 해체 사단에서 존속 사단으로 재분류되면서 부대 개편을 위해 시설·장비 등 모든 분야에 대한 재편성이 이뤄졌다. 전직지원교육 신고를 하는 전날까지 야근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교육에 갔다. 제일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예비군지휘관이었다. 지원금도 많고 군생활의 연속이라는 것도 친근하게 다가왔다. 기술사 공부를 했기 때문에 예비군지휘관 시험을 쉽게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집 근처 도서관에서 밤 10시까지 공부했다. 아는 사람과 연락을 끊고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러나 장을 보거나 애들 숙제를 대신해 주는 때도 있었다. 급여는 계속 나오니 변한 건 여유 시간이 늘었다는 것뿐이었다. 공부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였다.

2015년 전반기는 탐색전으로 시험에 응시했다. 떨어졌지만 ‘다음엔 무난히 붙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안일함이 가장 큰 적… 느슨해지면 결과는 실패

2015년 5월 31일, 22년3개월의 군생활을 마무리했다.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평소처럼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어느 날, 같은 공부를 하는 중령님을 만났다. 같은 처지였기에 금방 친해졌고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확인했다. 우리는 점심시간 이외 시간에는 절대 만나지 않는다는 규칙을 정했다. 만약 지나간 시험과 관계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낭비했다면 서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2015년 후반기, 두 번째 시험을 준비하면서 모의고사도 2개 학원 과정을 신청해서 풀었고 고시원에서 공부에만 집중했다. 모의고사 성적도 안정권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해이해져 조금씩 늦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모의고사 점수도 오르락내리락 불안했다.

다시 마음을 잡고 아침에 무조건 근처에 있는 구립 도서관으로 갔다. 느슨해질 때마다 환경이나 시간을 변경하면서 낭비하는 시간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또 실패였다.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 지문 분량이 엄청 늘었고, 난도도 높았다. 조금만 더 생각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두 번 읽는 문제가 늘어갔다. 결국, OMR 카드에 빈칸이 10개나 넘게 남았고 불합격했다.



씀씀이 줄이고 대출까지 받으며 절실해진 마음

좌절감을 뒤로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사이 생활비가 모자라게 됐다. 씀씀이를 줄였음에도 결국 군인공제회 목돈 수탁 일부를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건설회사에 부장으로 있는 후배가 한 달에 3~4번 출근하고 연봉 5500만 원 줄 테니 출근하라고 연락이 왔다. 사업단장이 모든 일을 하고 한 달에 두 번 정도만 국방부에 들어가 사업 설명할 때 배석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공부와 일을 병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비도 해결될 것 같았다. 하지만 세상엔 공짜가 없음을 알기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많이 아쉽고 당장 돈이 급했지만 길게 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거절했다. 다른 업체 선배에게도 몇 번 전화를 받았지만 같은 이유로 거절했다.

해가 바뀌고 봄이 오자 전세 계약 만료일이 다가왔다. 군인공제회 목돈 수탁을 모두 해지했다. 처음으로 대출도 받았다. 이제는 무조건 합격해야만 했다. 모의고사 점수에 만족하지 않고 합격해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무장했다.

드디어 2016년 전반기 세 번째 시험. 시험지를 받고 보니 무조건 달리지 않으면 시간 안에 못 들어가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정신없이 풀고 답안지 마킹을 끝내니 1분이 남았다. 최종 결과는 합격. 삼수 끝에 얻은 결과라 매우 기뻤다.



속독·정독 등 본인의 공부 스타일 찾는 것이 중요

돌이켜 보건대, 공부는 자기 스타일대로 꾸준히만 하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는 것 같다. 나의 예를 소개하고 싶다.

첫째, 모의고사는 본고사와 동일 조건에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부러 악조건에서 시험을 봤다. 그렇게 하니 본고사에서는 모의고사 때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둘째, 빨리 읽는 연습을 했다. 성격상 차분하게, 꼼꼼히 이해하면서 공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일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을 알고 빨리 읽는 연습을 했다.

셋째, 끝까지 정독하라고 권하고 싶다. 2015년 후반기 때도 문제풀이 위주로 해서 모의고사 성적은 좋았지만, 본고사에서는 기본적인 숫자나 사람이 생각나지 않아서 당황하고 지체했다. 그래서 모의고사 점수에 신경 쓰지 않고 교재를 정독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마지막으로, 절실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에 하지’라는 생각은 안 된다.

나는 대학 전공이 아닌 ‘군생활이 나의 전공’이라는 생각으로 진로를 결정한 것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요즘 추운 날씨에도 훈련교관 지원을 나가면서 계속 군복을 입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군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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