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2016 책읽는 병영

철저한 훈련과 완벽한 휴식 바른 인성 위한 필수조건

김가영

입력 2016. 11. 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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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육군201특공여단 찾은 인성교육 전문가 조벽 교수


본지로 ‘인성이 실력이다’ 토론 기사 접해… 특강 자청
“이성과 감성이 조화 이룰 때, 사려깊은 행동이 나온다”

간부 150여 명 “교수님 강의 영광, 책 더 가까이 할 것”

 

 

 


 

 

 




“조벽 교수님, 환영합니다!”

지난 11일 육군201여단 간부들은 특별한 손님을 맞았다. 인성교육의 권위자이자 탁월한 감정코치, 그리고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이름난 조벽(60) 동국대 석좌교수가 부대를 찾은 것이다. 학계 권위자나 저명 인사들의 부대 방문과 특강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날의 방문은 좀 특별했다. 신문 기사와 책 한 권을 매개로 이번 만남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본지는 지난 8월 22일 ‘2016 책 읽는 병영’ 코너를 통해 책 읽는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여단의 활동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조 교수의 저서 ‘인성이 실력이다’를 읽고 간부독서토론회를 연 비호대대의 토론회 현장을 지상 중계한 바 있다. 인터넷을 통해 이 기사를 접한 조 교수는 직접 부대로 연락, 장병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조 교수는 “정말 우연히 국방일보 기사를 봤는데 군인, 그것도 특공부대 간부들이 군 복무 기간을 인성 교육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제 책을 읽고 토론한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고 기뻐서 특강을 자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대의 섭외 없이, 학계 권위자가 먼저 특강을 제안해오는 것은 흔치 않은 일. 훈련과 대민지원 등으로 부대 일정이 여의치 않아 이날에야 방문이 성사됐고 조 교수는 재능기부로 특강을 실시했다. 쉽게 모시기 힘든 강사의 특강이 열린다는 소식에 차로 2시간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온 인원도 있었다. 여단 간부 1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조 교수는 흥미로운 동영상·도표 등과 함께 군의 현실에 최적화된 강연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조벽 교수가 육군201특공여단 비호대대 병영도서관 ‘스타북스’를 찾아 간부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 있다.

 

 

 

 

조 교수는 “인성이란 단순히 예의 바르고 경례를 잘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인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로잡으면서 “이성과 감정이 조화를 이룰 때 사려 깊은 행동, 즉 인성이 있는 행동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또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미 육군과 이스라엘 공군의 사례를 예로 들며 “교육훈련 중에는 엄격한 군기를 확립하고 조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되, 휴식시간에는 누구의 간섭도 없이 굉장히 이완되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처럼 각성과 이완 사이를 적절히 오가기 위해서는 자기조율, 관계조율, 공익조율이 필요하며 결국 이것이 동양의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와 맞닿아 있다”면서 “이것이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병사를 최소화하고 더욱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특강을 경청한 김용욱(준장·3사22기) 여단장은 “우리 육군 전체가 현재 화두로 삼고 있는 것이 ‘인성 바로 세우기’”라며 “이번 특강은 우리 간부들이 꼭 필요로 하고 궁금해하던 점을 충족시켜준 특별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행사도 열렸다. 특강 후 조 교수의 팬 사인회가 열린 것. 독자들이 유명 저자의 책을 구입하고 사인을 받으며 만남의 기회를 갖는 사인회가 이례적으로 부대에서 이뤄진 것인데 김 여단장을 비롯한 10여 명의 간부가 줄지어 저자 사인을 받았다.

이어 병식을 한 조 교수는 비호대대 북 카페 ‘스타북스’를 방문했다. 이번 부대 방문의 계기가 된 간부독서토론회가 열렸던 장소다. 간부들의 박수 속에 스타북스를 찾은 조 교수는 사회 도서관을 뺨치는 시설과 아늑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북 카페가 외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장병들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데 놀라움을 표하면서 즉석에서 도서 기증 의사를 밝혀 참석자들의 환호를 끌어내기도 했다.

지난 8월 간부독서토론회를 개최, 이날 특강의 계기를 만들었던 남승현(중령·육사 53기) 비호대대장은 “처음 교수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 특강 제의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격스러웠다”면서 “부대를 찾아주셔서 정말 영광스럽고 앞으로도 책을 가까이하고 독서를 권하는 생활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교수는 “사소하지만, 긍정적인 생각과 여러분의 협력이 모여 오늘처럼 좋은 행사가 열렸는데 우연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을 만큼 소중한 만남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어린 시절 미국으로 떠나 군 복무의 기회가 없었는데 저를 불러주는 부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찾아가서 군 복무를 대신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1956년 서울 출생 ▲미 위스콘신대 기계공학 학사, 노스웨스턴대 대학원 기계공학 석·박사 ▲미 캘리포니아 주립대 연구원, 미시간공과대 기계공학과 교수,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자문위원, 소년의집 교육장 등 역임 ▲HD행복연구소 공동소장, 사단법인 감정코칭협회 이사장 ▲저서 ‘인성이 실력이다’, ‘감정코치K’ 시리즈, ‘희망 특강’,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등 다수

 

김가영 기자 < kky7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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