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애칭으로 쓰는 부대는
‘열쇠·불무리·이기자’ 등 육군 사단 중 8개 부대서 사용
최초 국산 헬기 ‘수리온’ 등 무기체계서도 한글 애용
오는 9일은 세계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한글’이 반포된 지 570돌이 되는 날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자이자 과학적 글자인 한글이 세상에 선을 보인 날이죠. 세계 학계에서는 한글의 우수성에 감탄하며 찬사를 보내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서는 갈수록 우리말이 오염되고 그 소중함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기도 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군은 소중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순우리말의 부대 애칭을 사용하는 부대도 눈에 띄는데 오늘 이 시간에는 그러한 부대명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부대 애칭은 그 부대의 성격과 기상을 상징합니다. 주로 강인하고 필승을 다짐하는 의지를 담은 사례가 많습니다. 우리말의 특성상 대부분 한자어로 만들어졌지만 순우리말을 부대 애칭으로 사용하는 부대도 의외로 많습니다. 육군 ○○개 사단을 기준으로 모두 8개 부대가 우리말을 이용합니다. 열쇠부대(5사단), 오뚜기부대(8사단), 번개부대(17사단), 불무리부대(26사단), 이기자부대(27사단), 화살부대(52사단), 밀물부대(65사단), 횃불부대(66사단)가 이에 해당합니다. 우리말 부대 이름을 사용하게 된 연유도 다채롭습니다. 5사단과 8사단, 17사단과 66사단은 부대명이 ‘숫자’에서 비롯된 사례입니다. 5사단은 숫자 ‘5’를 열쇠의 형상으로 상징화했고 부대 애칭에 통일의 문을 열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8사단의 부대명 역시 숫자 ‘8’에 근원을 두고 있는데 오뚝이는 원래 좌선하는 모습을 본뜬 달마상 장난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비록 1989년 한글맞춤법 개정에 따라 ‘오뚜기’가 ‘오뚝이’로 변경됐지만 부대 애칭은 맞춤법 개정 전부터 사용된 고유명칭으로 간주해 지금도 ‘오뚜기’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17사단은 이전 33사단의 숫자 ‘33’에 기원을 둔 경우입니다. 원래 1955년 강원도 양구에서 33사단으로 창설됐는데 이때 ‘33’에서 두 개의 번개 모양에 착안해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이후 1982년 현재의 인천으로 부대를 이전하며 17사단으로 변경됐는데 부대 마크와 부대 이름은 과거 33사단의 그것을 그대로 계승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한 66사단의 ‘횃불’ 역시 ‘66’을 형상화한 것으로 정의와 광명, 최선봉 동원사단이라는 의미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66사단은 원래 ‘비룡부대’였지만 같은 애칭을 사용하는 부대와 혼란을 피하기 위해 전 장병의 의견을 수렴, 1992년부터 이 부대명을 쓰고 있습니다.
26사단의 ‘불무리’는 ‘불’과 ‘무리’를 합한 용어입니다. 부대는 이 애칭에 대해 ‘융화단결로 백의민족의 따뜻한 보호 아래 용전분투하는 민족의 정총’을 상징한다고 소개합니다. 27사단은 이형석 초대 사단장이 1953년 10월 1일 백절불굴, 백전필승의 신념을 담아 ‘이기자’라는 부대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합니다. 52사단은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날아가는 화살과 같이 반드시 임무를 완수한다는 필승의 기상을 부대 이름에 담았고 65사단은 ‘반드시 밀물 때가 온다’는 의미로 유사시 조국통일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기회를 기다린다는 의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한편 무기체계에도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무기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헬기인 ‘수리온’(KUH-1)이 바로 그것입니다.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은 하늘의 제왕인 독수리를 뜻하는 ‘수리’와 숫자 ‘100’을 의미하는 순우리말 ‘온’을 더한 말입니다. 독수리의 용맹함, 빠른 기동성과 함께 국산화 100% 및 완벽함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세계 최강의 K9 자주포는 ‘천둥’이란 애칭으로 불립니다. 원래 천둥은 천동(天動)을 기원으로 하는 용어로 정확하게 얘기하면 순우리말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우리말화된 것으로 판단해 함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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