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 소형전술차량 시승기 (하) - 기갑수색차
디젤 특유의 소음·진동 없어 인상적
225마력 유로5 엔진 고성능 원동력
젖은 노면도 밀리는 느낌 없이 제동
‘이너 브레이크’ ABS 시스템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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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운전석에 앉아보니 일반적인 상용 SUV의 운전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계기판은 큼직해서 보기 좋았으며, 핸들은 승용차보다는 1톤 트럭의 그것과 닮아 있어 육중한 차체를 힘차게 컨트롤하는 데 적합했다. 운전석 오른쪽 위에는 전자식 2륜·4륜구동 조작 다이얼, 하단에는 실내등 스위치가 늘어서 있었다. 운전은 면허가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 자동변속기를 드라이브(D)에 두고 액셀러레이터를 지그시 밟으니 묵직하게 가속을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 시속 30㎞가량을 넘어서자 엔진이 차를 밀고 가는 건지, 차량의 무게로 관성이동을 하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경쾌하고 가볍게 치고 나가는 맛이 있었다.
공차중량 4.7톤에 적재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1톤의 모래주머니를 실은 소형전술차량을 운행하는 동안 엔진 RPM이 튀어 오르며 비명을 지르는 상황은 전혀 겪어볼 수 없었다. 물론 야지인 관계로 50㎞/h 이상의 속도를 내기는 힘들었지만 낮은 오르막 정도는 부드럽게 튀어 올라가는 것이 엔진 출력에 신뢰를 갖게 했다.
소형전술차량에는 상용차 모하비의 엔진을 튜닝한 225마력 유로5 디젤엔진이 들어간다. 이 엔진은 소형전술차량이 최고 속도 130㎞/h와 600㎞가 넘는 항속거리 등 고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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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은 있지만 충격은 없다
국방기술품질원과 기아자동차가 함께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진행 중인 내구도 시험은 왕복 약 4.5㎞ 거리의 야지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이를 위해 시험에 투입된 소형전술차량이 달려야 하는 거리는 총 3만2000㎞. 기아자동차의 전문 드라이버들이 일일 8~9시간을 달려도 하루에 200㎞가량씩, 8개월 이상 걸리는 대장정이다.
기아자동차 품질보증3팀의 위성환 차장은 “차량을 20년 이상 운행하려면 악조건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장을 미리 찾아내야 한다”면서 “KCTC 내에 펼쳐진 야지는 다른 시험장보다 험난해 내구도 시험에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승을 시작하면서 오프로드 차량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큰 바위와 골짜기, 늪, 가파른 언덕이 펼쳐질 것을 기대한 것과는 달리, 비교적 평탄한 비포장도로와 같은 길만이 죽 이어졌다. 비교적 일반인들이 “오프로드다!”라고 할 만한 코스는 우천으로 진흙밭이 된 차량 회전구역 정도였다. 이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평가가 차량의 극한의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내구도’만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
위 차장은 “야지와 비포장도로는 ‘박힌 돌’을 제거했느냐 제거하지 않았느냐가 가장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힌 돌들의 경우 굴러다니는 돌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충격을 차량에 줄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신뢰성 있게 달려야 할 소형전술차량의 내구도를 평가하는 데 요긴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험난하다는 길에서 속도를 좀 더 올려 봐도 부드럽게 흘릴 수 있는 흔들림만이 지속될 뿐 둔탁한 ‘충격’을 느끼기는 힘들었다. 비결은 판스프링식 독립 서스펜션. 이와 함께 승차공간 내부로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유입되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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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적 문제, 수요부족으로 민수용 출시는 어려워
가벼운 오프로드 체험이 가능한 선회 구간. 후륜구동인 소형전술차량의 뒷바퀴가 진흙을 차내며 약간 헛도는 느낌이 와서 곧바로 운전석 옆 4륜구동 전환 다이얼을 돌렸다. 곧 앞바퀴에도 힘이 들어오는 것이 느껴지더니 차량이 굼실굼실 진흙밭을 벗어났다.
소형전술차량은 한쪽 휠이 지면에서 떨어진 상태 또는 노면 접지력이 낮은 조건에서 탁월한 험지 탈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차동잠금장치(NSD: No-Spin Diff)도 장착돼 있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직접 사용해볼 만큼 험지를 만날 기회는 없었다.
다시 운전대를 전문 드라이버분께 넘기고 후방 셸터에 마련된 좌석에 앉았다. 오전 내구도 시험을 마치고 중간 정비를 받으러 가는 길, 잘 포장된 노면을 달리는 소형전술차량의 승차감은 마치 보들보들한 비단 위를 스치며 날아가는 듯했다. 가랑비로 촉촉이 젖은 노면에서도 5톤이 넘는 차량이 밀리는 느낌 없이 착착 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신기했다. 소형전술차량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일반적인 차량과 달리 휠 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이어 휠과 액셀 사이에 디스크와 패드가 위치한 ‘이너 브레이크’이며, ABS 시스템도 적용해 제동능력을 향상시켰다.
군용을 넘어 SUV로서 매력이 철철 넘치는 소형전술차량은 민수용이 나올 수 있을까? 과거 레토나의 경우를 상기하며 질문을 던졌지만 답변은 부정적이었다.
위 차장은 “일단 여러 가지 특수 기능들 때문에 현행 자동차 관리법하에는 민수로 나오기 힘들다”면서 “혹여 법률적 문제를 극복하더라도 밀리터리 마니아 등 극히 제한된 인원의 수요만 있기 때문에 민수화 버전을 만들어도 수지가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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