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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의 희생 감사합니다…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입력 2016. 07. 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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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1951년 1월 25일. 중공군의 인해전술 공세로 서울로, 수원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던 그대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마침내 경기도 이천에서 반격작전을 시작했습니다. 요충지인 381고지를 향해 중공군은 세 차례나 야간 기습공격을 해왔지만, 끝까지 지켜내고야 말았습니다.

그대들은 가난하고 이름만 겨우 아는 나라에 와서 어떻게 그 참혹한 고지전투를 견뎌냈습니까? ‘행복은 자유 속에 있고 자유는 용기 속에 깃든다는 신념을 지닌 용사들.’ 당신들을 기리는 기념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대들은 정말 그 신념만으로 괜찮았습니까? 지금 그대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자라오는 동안 혹여 무관심한 대우를 받지는 않았습니까? 나라면 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부터 했을 것입니다. 목숨 바쳐 싸웠는데 대우받지 못한다면 세상에 화가 났을 것입니다. 어떻게 당신들은 그렇게 했습니까?

나는 대학생 때 만난 한 그리스인 친구를 떠올립니다. 그리스에 대한 자부심과 정의감으로 가득 찬 그의 자아에 놀랐습니다. 그는 국가와 자유에 대해 떳떳하게 자기주장을 펼쳤고, 그 모습은 나를 부끄럽게 하여 그와 멀어지게 했습니다. 당시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던 나는 그대들의 헌신을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무하고 있는 이천 부근의 381고지 방어전투에서 전과를 올린 그리스군은 홍천-춘천-화천 진격전, 연천 313고지 전투, 대노리고지 공방전, 철원지구 420고지 전투, 북정령 전투 등을 수행하며 혁혁한 전과를 올렸습니다.

군 복무를 통해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나라를 지키는 일을 직접 해보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습니다. 늦게나마 관심을 갖게 된 역사 공부를 통해 그대들의 굶주림과 얼어붙은 장구류로 잠 못 드는 전선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쏟아부은 희생의 크기를, 그리고 그 자유를 이어가기 위한 단호한 용기를 말입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정전협정 체결 63주년을 앞둔 오늘날, 한국 사람들은 몸 바쳐 이 나라를 지켜주신 이름도 모를 그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내 가족과 자유와 국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대들의 일을 기억하고, 그대들의 자녀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배움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전하기가 이렇게나 어렵습니다. 그대들의 도움에 부끄럽지 않은 한국인이 되겠습니다.

<그리스 참전현황>
참전 연인원

4992명(육·공군)
인명 피해 - 전사 192명, 부상 543명, 포로 3명
파병 규모 - 1개 보병대대, 1개 수송기 편대
주요 전투
이천 381고지 전투, 홍천-춘천-화천 진격전, 연천 313고지 전투, 북정령 전투, 임진강 부근 대노리고지 공방전, 철원지구 420고지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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