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DMZ 전망대 탐방

‘평화통일’ 염원 안고 제적봉에 우뚝 서다

안승회

입력 2016. 04. 2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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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강화평화전망대


서부전선 최전방   병인양요·신미양요 치러낸 ‘명실상부’ 국방 요충지

북과의 거리 2.3㎞  예성강 하구·송악산·위장마을 ‘한눈에’

안보교육의 현장  실향민 그리움 달래고 학생들 체험학습도

 

 

 

 

 

 

 


저 멀리 오른편에서 한강과 임진강이 만난다. 그 강이 서쪽으로 흐르고 흘러 예성강을 품에 안고 서해로 빠져나간다. 한강과 임진강에 이어 예성강까지 보듬은 이 드넓은 강은 조강(祖江)이다. 평화롭게 흐르는 조강의 넉넉한 품을 사이에 둔 덕분에 아무런 시야의 간섭 없이 북한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강은 한반도의 분단선이기도 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강 건너편으로 시선만이 향할 뿐 발은 디딜 수 없다. 아름답게만 보이는 이곳은 남북 분단의 현실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 풍경이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내리쬐던 28일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았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화초지대교를 건너 해안도로를 달리는 차창 밖으로 초지진과 광성보, 갑곶돈대가 보였다. 병자호란 뒤 강화해협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군사유적으로 구한말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 치열한 격전을 치렀던 곳이다. 우리 역사가 투영된 한반도의 축소판과도 같은 강화도는 예로부터 전략 요충지였다.

해안선을 따라 늘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중부 내륙을 관통하는 임진강, 한강, 예성강 이 세 강이 강화도에서 합류하는데 이곳이 바로 배를 이용해 서울과 내륙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서부전선 최전방 강화도는 한강하구를 경계로 북한과 맞닿아 있는 국방의 요충지다.

강화평화전망대가 위치한 제적봉은 ‘적을 제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 이 전망대는 남북한 간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해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져나가자는 취지로 지난 2008년 개관했다.





강화평화전망대는 민간인에게 허용된 가장 서쪽의 전망대다. 서울에서 56㎞, 개성에서는 18㎞ 떨어져 있다. 지상 4층 규모의 전망대 안으로 들어서자 넓게 펼쳐진 조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강 건너 북한까지의 거리는 불과 2.3㎞.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북한은 실제 거리보다 가깝게 느껴졌다.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자 예성강 하구가 보인다. 황해북도 수안군 언진산에서 발원해 서해로 흘러 내려오는 길이가 무려 187㎞인 이 강의 하구는 고려 시절 ‘벽란도’로 불리던 동북아 무역의 중심지였다. 그 좌측으로 연백평야가 넓게 자리 잡고 있다. 북한 쌀 총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곡창지대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어쩐지 휑한 느낌이 감도는 그곳에서 체제의 벽에 부딪혀 궁핍한 삶을 사는 북한 주민의 삶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예성강 오른쪽으로 개풍군 일대가 눈에 훤히 들어온다. 저 뒤로는 개성의 명산 송악산이 우뚝 솟아 위용을 자랑한다. 망원경으로 강 건너 선전용 위장마을을 들여다봤다. 우리나라보다 잘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지었다는 위장가옥에는 북한 주민이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옆으로 북한군 초소가 있다. 안내장교의 말에 따르면 초소에는 북한군 2명이 24시간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고 한다.



강화평화전망대는 어린이들에게는 안보교육의 현장, 실향민들에게는 고향의 그리움을 달래는 공간이다. 전망대 2층에는 ‘강화와 국방’ ‘끝나지 않은 전쟁’ ‘통일로 가는 길’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 마련돼 있고 전망대 외부에는 북한에 고향을 둔 이산가족이 고향을 바라보며 조상에게 제사를 올릴 수 있는 망배단(望拜壇)이 설치돼 있다.

망배단에서 만난 이현엽(71) 씨는 “북한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인데 마침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모습을 보니 애잔한 마음이 더 크다”며 “우리와 생활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을 눈으로 보니 하루빨리 통일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18개 초등학교에서 90여 명의 학생을 인솔해 전망대를 찾은 인천학생교육원 오효순 교사는 “우리 교육원이 청소년 체험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강화군시설관리공단과 체결한 협약에 따라 전망대를 방문하게 됐다”며 “현장에서 북한을 직접 보며 남북 분단의 과정을 설명하니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안승회 기자 < seung@dema.mil.kr >
사진 < 조용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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