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해외취업 성공수기

"내 꿈의 퍼즐 한 조각… 베트남에서 찾았어요"

노성수

입력 2016. 01. 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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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동진 베트남 신광비나 해외영업 인턴


고비용 부담되는 어학연수 대신

AIESEC 해외 인턴십서 길 찾아전

 

공 살려 현지 회계법인 근무

베트남어 집중 공부한 덕에

해외영업 인턴사원도 합격

 

 

 



나는 군대를 제대할 때까지도 비행기 한 번 타보지 못한, 소위 부산 촌놈이었다. 해외 경험을 하고 싶었지만,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내게 벅찬 일이었다. 고민 끝에 해외 인턴에 지원하기로 하고 국제리더십학생단체(AIESEC)에서 주관하는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면접 결과는 불합격. 하지만 주최 측으로부터 "적극적인 자세를 높이 사서, 3개월 뒤 다시 기회를 드리겠다"는 전화를 받게 됐다. 그리고 3개월 후 나는 해외 인턴이 됐다.



베트남에서의 인턴생활


나는 부산대학교 경영학부 회계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어학연수를 가고 싶었지만 늘 마음속 생각일 뿐, 학교를 오가며 학점 채우기에 급급한 삶을 살았다. 어학연수는 비용이 많이 들었고, 해외 진출 프로그램들은 경쟁률이 높았다. 고민 끝에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 실무까지 배울 수 있는 해외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하기로 했다. 2012년 10월 국제리더십학생단체(AIESEC)에서 주관하는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해 많은 기업에서 면접을 보았고, 2013년 1월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이정 회계법인'의 인턴사원이 됐다.



회계법인에 지원한 것은 나의 전공 때문이었다. 처음 몇 달간은 음식·문화·환경에 적응하느라, 업무를 배우느라 바쁘고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난생처음 해보는 직장 생활을 베트남 직원들과 같이하자니 어려움이 많았다. 처음 접하는 문화가 낯설기도 했고, 업무 이외에는 대화도 전혀 없었다. 베트남 문화를 알고 직원들과도 더 가까이 지내려면 베트남어를 배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 후 야간학교에 다녔고 그렇게 배운 베트남어로 직원들과 조금씩 대화하기를 시도했다.



끊임없는 배움을 바탕으로 도전 성공



나는 내 전공인 회계학과 관련된 일을 했으나, 이 일이 내 적성과 진로와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게다가 이대로 한국으로 그냥 돌아가기에는 베트남에 대한 아쉬움이 컸고 내 꿈도 허락하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해외 영업 업무를 배워보자 생각하고 일자리를 찾아다녔다. 인맥을 이용해 보고, 구인 잡지로 찾아보면서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다. 그러던 중 2014년 1월 드디어 '신광비나'라는 신발 가죽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의 해외 영업 인턴사원이 됐다. 나 혼자 힘으로 내가 원하는 직업을 구했다는 사실이 나를 한층 성숙하게 했다.



두 번째 직장을 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베트남어였다. 일하면서 베트남어를 배우러 다녔던 내 열정과 도전정신이 채용의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한다. 해외 영업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3개월 정도가 지나자 중국과 대만 신발공장을 방문해 우리의 제품을 소개하고,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를 하게 됐다.



낮에는 업무를 배우고 저녁에는 야학을 다니면서 베트남어를 배우는 일은 새로운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영업을 위해 다른 공장을 방문했을 때 베트남 직원들에게 영어가 아닌 베트남어로 얘기하면 물론 어설픈 베트남어였지만, 상당한 호감을 보여줬다. 그래서 나는 꾸준히 베트남어를 공부했다.



베트남에서 알게 된 세 가지



그렇게 설렘과 아쉬움이 섞인 8개월간의 인턴 계약기간이 종료됐고, 나는 신광비나를 비롯해 다양한 한국 기업, 심지어 대만 기업에서도 해외 영업 직원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졸업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약 1년8개월간의 베트남 생활에서 내가 느낀 것은 세 가지다. 첫째는 도전. 내 베트남 인턴생활에는 유난히 도전이 많았다. 처음 베트남으로 갈 때도 나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하지 않았다면 내 적성을 찾아내고 원하는 자리에서 일해볼 수 없었을 것이다.



둘째는 배움이다. 내가 베트남 인턴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베트남어였다. 업무를 할 때는 영어를 사용하지만, 직장 생활 이외에선 현지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셋째는 베트남의 잠재력이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계속해서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는 젊은 한국인 인재들이 많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미 포화상태인 선진국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 한국의 많은 청년이 새로운 도전에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제공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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