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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국민들이 이룩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

조아미 기사입력 2015. 12. 30   18:13

[인터뷰]이화여대 사회교육학과 김 왕 식 교수



"광복 이래로 우리나라는 다른 제3세계가 보여주지 못한 경제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세계사에서 경제 성장과 실질적인 민주화를 이룬 유일한 나라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어요. 현재 세계 경제 흐름은 다운 톤입니다. 우리의 경제 발전도 장밋빛으로 보지는 않지만 세계는 한국이 1970~1980년대에 이뤘던 성장 동력을 다시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우리는 불과 반세기 만에 경이로운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급속히 성장한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



지난 16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초대 관장직을 퇴임한 김왕식(사진·63) 이화여대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제3세계 가운데 경제 성장을 이룬 보기 드문 나라"라면서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더불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천 분배' 등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복 이후 우리의 경제·사회 발전을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간극'으로 표현했다. 외적으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내적으로는 여전히 소득 불균형과 양극화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의 몇 년이 우리의 사회 발전에 있어 중요하다"는 김 교수는 "지난날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전 세계가 보낸 찬사를 생각하며 상당 부분 사라져 간 도덕적 가치관을 되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 광복 이후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적 변화와 발전은 어떠했나?



"정치적으로 오랫동안 권위주의 체제에 머물다 1987년을 기점으로 민주적인 전환이 시작돼 민주화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아직 민주화가 공고화하는 과정에 머물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1945년에는 국민 1인당 소득이 100달러 미만의 최빈국가였다. 오늘날에는 경제 규모로 보면 세계 11, 12위에 해당하는 강국이 됐다. 그렇게 외적 성장은 했지만 내적 균형은 이뤄지지 않아 갈 길이 멀다. 사회적으로는 해방 당시부터 지금까지 모든 사회가 분화되고 전문화됐다. 지역갈등은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세대 간의 갈등도 남아 있다."



▲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만큼 경제 발전을 일으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가?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는 피와 땀과 눈물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올해 광복 70년을 맞아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특별전시회를 열었다. 국가건설 경제발전 민주화의 단계를 걸어온 70명의 일반인을 선정해 이들의 삶을 조명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평범한 시민들이 이뤄낸 거다.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할 수 있다'는 새마을정신이 혁명을 일으켰다고 본다. 또한 높은 교육열이 우리 경제력에 보탬이 됐다. 아울러 세계 경제 동향에 따라 지도자들이 적절한 정책을 펼쳤다. 1960년대 수출주도의 공업화가 성공한 것도 공산품 시장이 확대되고 세계 경제가 확장되는 것을 보고, 지도자들이 수출주도형의 정책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70년대에도 지도자들이 중화학 공업화 정책에서 기간산업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이 엄청난 성과를 이뤘다. 80년대 '3저 시대'를 적절히 활용해서 경제 안정화, 경제 자유화를 이룸으로써 경제 성장을 이뤘다. 그 결과 1986년에는 외채 문제까지 다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일찌감치 토지개혁을 시행하는 데 발전의 원동력이 있었다. 대부분의 제3국가의 경우 토지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토지에 따른 계급구조가 고착화 돼 있다."


▲ 현재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갖는 경제 사회적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또 세계사에서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관점은 어떠하며, 어떤 역사적 평가를 내리는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제3세계 가운데 경제 성장을 이룬 보기 드문 나라다. 특히 정치적으로 상당히 많이 발전했다. 한 이코노미스트 기사를 보면 세계 민주주의 척도를 4가지로 나눠서 보고 있다. 한국은 미국이나 프랑스와 비슷한 수준의 민주주의라고 평가했고,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더불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라고 밝혔다."



▲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그래프로 표현하자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다 현재는 정체 시기에 놓여 있다. 앞으로 사회발전의 방향은 어떻게 예측하나?



"급속한 성장을 하면서 목표를 이루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우리가 잃어버린 게 너무 많다. 제일 중요한 것이 우리의 도덕적 가치관이 상당히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절차에 따라서 정당하게 일하고, 그에 따라 보수를 받아야 하는데 국가주도의 급격한 성장이 있다 보니 여러 가지 편법을 많이 써왔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은 경제 성장의 결실만 보고 그 노력의 과정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성장의 열매만 맛보고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싶어 하니 불만이 많은 거다. 윤리적인 훈련을 좀 더 해야 한다. 법적 질서도 지켜야 한다. 경쟁보다는 정의사회가 이뤄져야 한다. 정체 시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지금은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가 이뤄져 있기 때문에 정체 시기가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이지만, 약 10년의 시간이 지나면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초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을 역임하고 지난 16일 퇴임했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박물관이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



"2012년은 환갑이 되는 해로, 국가로부터 엄청난 환갑 선물을 받았다. 국가건설, 경제발전, 민주화의 여정을 균형 있고 진솔하게 기록하는 국립 현대사 박물관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를 통해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정체성을 가지고 사회통합을 이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중에서도 현대사 아카이브 센터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고, 우리가 수집한 모든 현대사 관련 사료들을 책으로 만들어서 공개했다. 현대사를 말할 때 사료에 근거하지 않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명확한 사료를 놓고 그것에 근거해야 객관적인 역사 연구가 이뤄질 수 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또한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역사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2개의 저널을 창간했다. 아울러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기억하기 위한 상설·특별전시를 끊임없이 열어 시민들에게 공개해 역사문화 공간을 제공했다."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사진 < 정의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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