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정성엽박사의 군가이야기

강한 울림, 국민에게 힘을 주다

입력 2015. 11. 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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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세계의 군대합창단




 


 

 얼마 전 중국의 군사 전문 인터넷매체 전연망(前沿網)은 세계 각국의 군사력 순위를 발표했다. 미국이 단연 1위였으며 다음으로 중국, 러시아, 인도 순이다. 영국과 프랑스가 5위와 6위를 차지했으며 우리나라는 7위였다. 우리나라보다 앞선 여섯 나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재미있는 점은 4위에 자리매김된 인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군대합창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 레퍼토리는 단연 자국의 군가다. 군의 사기와 국민의 애국심 함양을 위해 군가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들 국가의 군대합창단을 살펴보기로 한다.

 

 

미 육군·해군 합창단

 먼저 미국의 군대합창단은 육군과 해군에서 각각 운영하고 있다. 미 육군합창단은 ‘아미 코러스(Army Chorus)’로 불리며,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행사뿐 아니라 해외공연도 한다. 1985년 우리나라에서도 공연한 적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활약한 미 육군 7군 합창단은 50여 명으로 구성됐는데 여러 장의 음반도 발표한 바 있는 유명한 남성합창단이었다. 미 육군합창단은 대통령 행사를 비롯해 미식축구나 야구 결승전 등 여러 국가 행사에 초청돼 연주할 만큼 높은 음악적 수준을 자랑한다. 미 해군합창단은 ‘시 챈터스(Sea Chanters)’라는 명칭을 갖고 있다. 1956년에 창설됐으며 인원은 25명 정도다. 독립기념일 등 주요 행사에 초청된다. 매년 케네디센터 등 유명한 공연장에서 국내외 민간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기도 하고 해군부대를 대상으로 순회공연도 한다. 육군과 해군합창단 모두 각군 본부에 소속돼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합창단

 중국군 합창단은 2006년에 창설됐고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가무단에 소속돼 있으며 인원은 60명 이상이다. 많은 국가 행사에 참가하는데 베이징올림픽과 상하이엑스포에서도 공연했고 인민해방군 창설 기념행사 등에는 빠지지 않는다. 러시아·독일·일본·태국 등 해외공연도 했다. 혁명군가를 비롯해 주로 군가를 부르는데 군의 위엄과 군인정신을 잘 표현하고 있어 연주를 들으면 저절로 힘이 솟구치는 것을 느낀다. 이따금 합창경연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한다. 단원 중에는 전역해 유명한 음악인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꽤 있다.



 러시아 군대합창단

 러시아 군대합창단은 1928년에 창설됐다. 1917년 러시아대혁명 기간 중 백계 러시아 군대에서 만들었던 ‘돈 코사크’ 합창단에서 발전했다. 국방부를 비롯해 육군의 각 군관구와 해군함대사령부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레드 아미 코러스(Red Army Chorus)’는 세계 최고의 남성합창단으로 유명하다. 인원은 오케스트라와 댄스그룹을 포함해 180여 명인데 이 중 합창단원은 70여 명에 이른다. 미국이나 중국군 합창단과 마찬가지로 주요 국가행사와 승전기념일 등 군 주요 행사에 단골로 참석해 연주한다. CIS 국가 등 해외 공연도 빈번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우리나라에도 공연을 위해 수차례 다녀간 바 있다. 핀란드 국왕이 이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감명받아 핀란드에도 군대합창단을 만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프랑스 군대합창단

 프랑스 군대합창단은 1983년, 당시 국방장관의 제안으로 창설됐다. 프랑스 유일의 남성 전문합창단으로 정통 음악계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다. 4개의 파트별로 10여 명씩 모두 45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공식 국가행사와 페스티벌에 출연하고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정기 협연도 한다. 특히 매년 7월 14일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에는 행사 장소인 콩코르드 광장 한가운데에서 연주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비롯한 여러 곡의 군가를 연주하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지난 13일 발생한 파리 테러 현장에서도 프랑스 국민은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며 질서 있게 대피했다고 한다.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도 원래 군가였음을 상기한다면 평소 군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신뢰를 엿볼 수 있다.



 지면상 주요 국가의 군대합창단만 소개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군대는 각각 합창단을 보유하고 힘찬 군가를 부르면서 장병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애국심도 고취시키고 있다. 전문 남성합창단도 없고 군대합창단도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어쩐지 나약해 보이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주요 국가행사에서 여성 솔로나 어린이 독창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것과 힘찬 남성합창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것을 비교해 보면 그 감동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정책학 박사·
한남대 한국군가정책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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