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정성엽박사의 군가이야기

다함께 부르는 군가 ‘화합의 하모니’

입력 2015. 11. 0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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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군가합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음정·박자보다 중요한 건 노랫말의 의미

대다수 장병 “합창 후 군가 이해하게 돼”

전우들과의 화합·정서 순화에도 ‘긍정적’

 

 


 

 

   내가 알고 있는 우리 군가! 어떻게 불러야 할까? 악보대로? 느낌대로? 일단 하나의 군가가 제작되면 전파하고 교육해 장병들이 부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교육을 해서 장병들이 부를 수 있도록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대체로 지금까지의 군가 가창 행태를 살펴보면 군가 제작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제작된 군가를 전파하거나 교육하는 일은 소홀히 취급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노랫말의 의미 되새겨야!

 음악곡에는 노랫말이 있는 곡과 노랫말이 없는 곡이 있다. 사람의 음성을 통해 연주하게 돼 있는 곡은 반드시 노랫말이 있다. 노랫말이 있는 곡은 먼저 노랫말의 의미를 알고 노래해야 한다. 일반인이 처음 군에 입대하면 군에 따라 적정 시간을 활용해 군가를 배운다. 주로 훈련조교에 의해서 배우고 일부는 군악대원에 의해 군가를 배우게 된다. 그런데 모두 음정과 박자에 대한 교육만 있고 노랫말에 대해 가르치지는 않는다. 작년에 필자가 군가교육 실태를 조사했더니 군가 노랫말의 의미에 대해 가르치는 부대는 한곳도 없었다. 오페라나 뮤지컬에서 배역을 맡은 성악가는 자신이 부를 노래의 가사를 먼저 읽으며 의미를 깨닫고 노래한다. 그런데 우리 장병들은 군가 노랫말의 의미를 알고 배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작년 9월 국방일보에서는 ‘군가가 친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했는데 각군 모두 ‘가사가 와 닿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40%를 웃돌았다. 노랫말 교육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군에서 군대 음악을 담당하는 군악대도 주로 악기에 의한 연주를 하기 때문에 노랫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소홀히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군가 합창의 긍정적 역할

 대부분의 우리 군가는 단음계에 의한 제창 곡으로 만들어져 있다. 국방부에서는 매년 이맘때 ‘군가 합창대회’를 개최한다. 그런데 평소에 군가를 합창으로 부르게 하면 어떨까? 올해 3월 필자는 육·해·공군 장병 230명(군가 합창대회 참가 장병 80% 포함)을 대상으로 군가 합창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몇 가지 의미 있는 설문 결과만 여기에서 공개한다.

먼저 군가 합창을 통해 ‘군가에 대한 이해도가 향상되었는가?’라고 질문했다. 68.3%의 장병이 ‘매우 그렇다’,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장병은 9.7%에 지나지 않았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가사의 표현 방법을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는 ‘전우와의 화합과 이해심이 향상됐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74.6%의 장병이 ‘매우 그렇다’, ‘그렇다’고 답한 반면 6%의 장병만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합창 활동을 통해 전우애가 점차 향상될 수 있다는 증거다. 합창은 같이 노래하는 사람들 간 화합을 요구하는 행위다. 또 소리의 조화를 위해서는 각자의 파트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므로 이러한 설문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개인의 정서가 순화됐으며 인격이 향상됐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매우 그렇다’, ‘그렇다’라고 답한 장병은 62.8%였으며, 11.8%의 장병이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세 번째 질문은 다소 적절치 않은 문항이었으나 비교적 높은 수치의 긍정적 답변이 나왔다. 설문 기간 중 장병 몇 명과 직접 인터뷰도 병행했다. 해군의 이모 상병은 합창 활동을 하면서 최고의 군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며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고 했다. 육군 정모 병장은 후임병들에게 합창 활동을 반드시 권유하고 싶다고 했다.

네 번째는 ‘합창은 군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일반적인 병영생활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질문이었으나 65.9%의 장병이 ‘매우 그렇다’,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장병은 10.6%였다. 조사 대상에 합창 활동을 하지 않은 장병 20%가 포함돼 있음을 감안한다면 전체적으로 긍정적 답변이 매우 높게 분포돼 있음을 알 수 있다.

 6일 저녁 여의도 KBS홀에서는 제4회 군가 합창대회가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는 예선을 거쳐 각군에서 6팀, 일반인 6팀이 참가한다. 1980년대에 활성화되었던 군가경연대회가 2010년 부활했다가 2012년부터 지금의 대회로 정착돼 발전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군가를 부른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장병들이 예술 활동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 또한 긍정적이다. 더욱이 군가 합창은 일반인과 장병들이 군인정신이 깃든 군가를 합창예술로 표현하는 것이므로 매우 긍정적인 행위다. 군가에 대한 연구와 교육이 더 확대돼야 하는 이유다. 군가 합창 활동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연중 지속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책학 박사·한남대 한국군가정책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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