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획 > 교양 > 광복70년 분단70년

외국인 200만명 시대...아름다운 공존

이영선 기사입력 2015. 10. 28   18:42

단일민족을 넘어 포용과 공존의 시대

국내 외국인수 약 187만 명 … 17년만에 3배 ↑

2020년엔 총인구 5.5%인 270만 명 이를 듯

 

문화공존 의식은 32.6% … 유럽 평균 절반 그쳐

다문화가정2세, 미래 성장동력 인재로 키워야

 

 


 


 

 

 

 

1945년 광복 당시 이 땅에 외국인은 극소수였다. 대한민국을 삶의 터전으로 여기는 이방인은 손에 꼽혔다. 비록 함께 삶을 공유한다 해도 경계는 분명했다. 한민족이란 공동체 울타리를 넘지 않았다. 우리 역시 굳이 그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70년 세월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단일민족’이라는 성벽에 균열을 가져왔다.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다인종 사회’로 발을 디뎠고,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타인종과의 공존과 포용이 사회 화두로 떠오르며 또 다른 시험을 시작하고 있다.

 

 


 


 

 

●다문화사회의 도래

 우리 사회는 이제 인구학적으로 빠른 속도로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 법무부 외국인정책통계에 의하면 올해 9월 기준으로 국내 체류외국인은 187만여 명에 이른다. 1998년 그 수가 30만 명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17년 만에 무려 6배 정도가 증가한 셈이다. 이는 국내 총 인구(5133만여 명)의 3.6%에 해당하는 숫자다. 2020년이면 체류 외국인은 더욱 늘어나 외국인·이민자와 그 자녀 수가 총 인구 중 5.5% 수준인 270만 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현재 체류외국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외국인등록자가 110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단기체류외국인이 41만여 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국내거소신고 외국 국적 동포는 31만여 명이다. 국적별로 구분하면 중국이 51.6%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뒤이어 미국(7.7%) 베트남(7.2%) 타이(4.6%) 등의 순이다.

 다문화시대의 출현은 1990년대 정부의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국내 자본시장과 노동시장을 개방하며 시작했다. 여기에 국제결혼 증가와 2007년 재외동포를 위한 방문취업제가 도입되며 체류외국인이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다인종·다문화시대로의 속도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다문화가정도 점차 늘어나 결혼이민자 및 인지·귀화자가 2008년 14만여 명에서 올해 1월 기준 30만여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외국인주민 자녀 역시 5만8000여 명에서 20만7000여 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외국인에 대한 이중적 시선

 다인종·다문화사회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우리의 일부분이 됐지만 아직 공동체 일원으로까지 인정하는 수준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문화공존 의식도 낮은 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다문화수용성지수 조사 결과 한국인의 문화공존 의식은 32.6%로 유럽 18개국 평균(74%)의 절반에 불과했다. 한국인의 혈통 중시 비율은 무려 86.5%로 필리핀, 베네수엘라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출신지역과 직업, 다문화가정 등 신분에 따른 시선도 차별적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이 2013년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이중적 태도가 드러난다. 79.2%에 이르는 한국인이 외국인에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이민자에 대한 반응도 부정적 인식이 51.5%로 긍정적 인식(48.9%)을 앞섰다. 다문화가정에 대해선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는 추세로, 다문화가정이 사회통합에 저해될 것이란 응답이 2011년 25.8%에서 2013년 32.5%로 늘어났다. 이민자에 대해선 출신 국가에 따라 차별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염려를 자아낸다.

미국과 중국, 일본, 필리핀, 나이지리아 다섯 국가를 선정해 질문한 결과 미국 이민자는 긍정적 응답 비율이 65.9%로 높은 반면 중국인과 일본인의 이민에 대해선 모두 59.7%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나이지리아와 필리핀에 대해서도 각각 54.3%와 47.9%가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연령에 따른 차이도 확연했는데 20·30대 청년층이 미국 이민자를 긍정적으로, 중국 이민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았다. 50·60대는 일본 이민자를 극도로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한국인이 관대하게 규정하고 있는 다문화집단이 일부 국가와 인종에 한정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며 “이 같은 태도는 향후 다양한 외국인 유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 사회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염려를 나타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젊은 세대는 다양한 문화에 대한 개방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 경향이 선진국에 치우쳐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또한 50대 이상 고연령층은 혈통 중심의 민족 정체성을 고수하고 외국인 이주자를 사회적 위협요소로 간주한다는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청년실업이 외국인 혐오증으로 연계될 위험성을 경고하는 전문가도 있다.

 

 


 


 



●포용으로 나가면 더 큰 시너지 효과

 다인종·다문화사회가 가지는 갈등의 휘발성을 잘 알기에 우리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며 사회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체류외국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들이 단순히 이주민에게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을 포기하라고 주장하는 동화정책을 넘어 사회통합에 역점을 두는 문화다원주의 정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다원주의 정책은 주류사회의 문화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집단의 문화 정체성을 존중하는 정책으로,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 다인종·다문화 국가들이 적극 수용하고 있다.

 민족주의에 대한 고정관념을 극복, 다문화주의와 결합하면 다인종사회에서의 사회통합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혈통적 관점에서 바라보던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다양한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에 기반해 ‘민족’이란 공동체를 구성함으로써 ‘시민권적-영토적 민족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럴 경우 사회구성원들은 민족이나 인종적 차이, 문화적 관습, 취향 등을 넘어 같은 국적을 가진 국민이라는 관점에서 공존해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서구권 이주민들에 대한 편향적 시각이 초래하는 문화적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정서적 접근을 확장하는 ‘참여적 문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다인종·다문화사회의 도래를 갈등의 관점이 아닌 국가발전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다문화가정의 2세들은 대부분 2개 국어 이상이 가능하므로 이들의 능력을 국가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결혼이주여성들은 자신들의 모국에 자연스럽게 한국의 장점을 알리는 홍보요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전문가는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농촌지역 출산율을 증가시킴으로써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완하시킬 것”이라며 “결혼이민자 자녀는 출신국 언어와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은 물론 출신국과 우리 사회를 잇는 유능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군, 사회통합 관점에서 다문화 정책 시행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은 군에서도 그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군에 입영한 다문화 장병은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누적 1400여 명에 달한다. 우리 군은 이러한 변화에 차별이 아닌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다문화 병사 역시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점에서 일반 장병과의 차별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는 세심한 배려를 통해 익숙하지 않은 군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2년부터 ‘다문화동반입대병’ 제도를 시행하며 다문화가정 출신 병사들이 안정적으로 군 복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 장병을 대상으로 다문화 이해 교육을 실시하고 군 내부 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함으로써 다문화 수용성 지수를 높이도록 노력 중이다.

이영선 기자 < ys119@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에 대한 의견 개 있습니다. 로그인 후에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