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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실재했던 고대조선 역사를 신화로 매도

입력 2015. 08. 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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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 고대사 해석에 패수(강) 위치가 왜 중요한가?




 

 일제가 추진한 역사 왜곡의 주안은 첫째, 실재했던 고대조선 역사를 신화로 만들어 허구의 역사로 매도하고 둘째, 이를 위해 고대 한·중 국경선을 대동강으로 설정하고 한사군의 위치를 평양으로 옮겨와 우리 고대국가 강역을 없애버림으로써 우리 역사가 한의 지배로부터 시작된 것처럼 조작했다. 셋째, 우리 역사를 끌어내리기 위해 한국에는 청동기시대가 없었다고 했다. 대신 신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바로 넘어왔다면서 이 시대를 ‘금석병용기’라 했다. 이 문제의 본질을 알려면 먼저 패수(浿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패수는 강 이름이다. 하나의 강 이름이 아니라 여러 강이다. 윤내현 교수에 따르면 대동강, 청천강, 압록강, 요하, 대릉하, 난하 등 여러 강이 패수로 불렸다. 패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강을 지칭하는 보통명사였던 것이다. 즉, 고대조선족이 살고 있던 지역에서 강을 말할 때 퉁구스 계통의 발음인 삘라, 삐얄라, 펴라, 피라, 벌라 등이 향찰식으로 표기되는 과정에서 패수가 됐다고 한다.

 문제는 패수로 불리던 여러 강 가운데 고대 한·중 국경선이었던 패수가 어느 강을 말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 고대국가들의 강역이 어디까지였었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한국 역사를 왜곡했던 조선사편수회 학자들과 그 논리체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제자들, 그 반대 입장에서 논리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학자들 모두에게 패수는 논리의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즉, 고대 한·중 국경선이었던 패수를 서쪽으로 이동시키면 한국 고대국가들의 강역이 넓어지는 반면, 동쪽으로 옮겨오면 줄어든다는 점에 기초해 한국 고대사 해석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고대사를 허구의 역사로 만들려 했던 학자들이 착안한 것이 바로 이 점이었다. 즉, 패수는 보통명사니 여러 강 가운데 하나를 패수라 해 동쪽으로 이동시키면 한국 고대국가들의 연대와 강역을 줄일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없애버릴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조선사편수회에서는 처음에 고대 한·중 국경선인 패수는 요하라고 했다가 다음에는 압록강, 청천강으로 옮긴 후 최종적으로는 대동강이 고대 한·중 국경선이었던 패수라고 했다. 이는 역사적 사실과 무관한 의사결정이었다. 그런데 이 논리를 따르던 조선사편수회 출신 학자들이 광복 이후 우리 국사교과서에 그대로 실어버렸다. 그리고 역사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기’ 권115 ‘조선열전’은 패수가 연(燕)의 동쪽이자 서한에서 멀지 않은 동쪽이라 했고, ‘한서’ ‘지리지’는 패수가 고대조선의 서쪽이자 기자국의 서쪽에 있다고 했다. 또 ‘수경주’와 ‘설문해자’는 패수는 낙랑 루방현을 나와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고 했다. 따라서 동쪽으로 흐르는 패수는 중국의 발해 서안에 있는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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