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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제안왕들의 공통점? 상상·도전·메모에 답 있다

입력 2015. 06. 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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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실전편-제안 십계명(상)


그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일인자에 오른 15명의 제안왕을 만나보았다. 그들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창대했다. 청소부, 경비원, 기능공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끊임없는 제안으로 대기업 임원, 대한민국 명장, 최고경영자(CEO), 교수로 삶을 경이롭게 바꾸었다. 필자는 휴가 때면 전국 각지 제안왕들을 무작정 찾아 나섰다. 그들의 이야기는 생생한 삶의 현장이었고, 한 편의 인생 드라마였다. 그들을 만나면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제안왕이 되는 십계명이다. 이제 그 비밀을 ‘제안왕’을 꿈꾸는 국방일보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1  벤치마킹하라

 

   어느 날 갑자기 제안왕이 된 사람은 없다. 대부분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제안왕을 보면서 어깨너머로 배우거나 아니면 용기 있게 배움을 요청했다. 기능공에서 시작해 1만8600건의 제안으로 금호그룹 전무에 오른 윤생진은 제안을 자신의 무기로 삼고자 선배 제안왕을 찾아가서 제안서 대필을 자청했다. 그는 제안서 대필을 하면서 제안서 작성 노하우와 선배의 아이디어 창안 방법을 벤치마킹했다.

 필자 또한 이미 제안왕으로 명성이 자자하던 선배의 어깨너머로 제안을 배웠다. 그 선배가 친절히 가르쳐 주었느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우수작으로 채택된 그의 제안서를 몰래 보면서 내 것으로 만들었다. 그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제안 양식에 내 아이디어의 핵심 키워드를 대입하면서 어설프게 시작했다. 처음에는 필사(筆寫)로 시작해서 어느새 독자적으로 홀로 서는 것, 그것이 벤치마킹의 미학이다.

‘에디톨로지’의 저자 김정운 박사는 “창조는 곧 편집이다”라고 정의했다. 여러 정보를 편집하는 일명 ‘짜깁기’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그것이 새로움이고 창조다. 

 

 

     2 빅데이터를 활용하라


   제안왕들은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마용철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인터넷에서 핵심 키워드를 넣어 정보를 검색한다. 제안과 관련된 뉴스, 보고서, 블로그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어 아이디어를 풍성하게 구체적으로 꽃피운다. 그 과정에서 2% 부족했던 제안은 생생하게 살아 숨 쉬게 된다.

발명왕 홍재석이 550개의 특허를 등록하는 데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는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가 이미 특허로 출원되어 있는지 검색하고 유사한 특허 기술을 참고한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적용할 구체적인 기술이 떠오르지 않을 경우에도 키프리스에서 관련 기술을 검색해 힌트를 얻었다. 제안왕이 되고 싶은가? 상상을 실현해 주는 아이디어가 있는 곳인 빅데이터 보물섬으로 떠나라.

 

     3 전략적으로 메모하라

 

    다빈치의 노트는 600쪽 정도로 현재 영국 왕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1452년에 태어난 그는 노트에 지금과 아주 유사한 자동차, 비행기, 잠수함, 헬리콥터 등을 상상으로 메모했다. 현재 다빈치의 노트 가치는 6조 원을 넘는다. 메모는 모든 제안왕의 습관이다. 제안왕과 발명왕들을 만나 보면서 모두 일치하는 공통점이 메모였다.

 그들은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뭐에 홀린 듯이 적고 또 적었다. 정희윤은 인터뷰 도중에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스마트폰을 꺼내 메모를 했고, 마용철은 메모지를 찾다가 신문을 찢어서 뭔가를 적었다. 이재실과 홍재석은 인터뷰 전부터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제안왕들은 수시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순간 번쩍하고 나타나는 아이디어는 번쩍하고 사라진다. 사라진 아이디어의 가치는 가끔 곤혹스럽게 나타난다. ‘어! 저 아이디어 내가 생각했던 건데!’ 하고 말이다. 

 

 

    4 상상을 제안하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이 제안자다.
 김가성은 가족들과 축구장에 갔다가 아들 녀석이 “운동장이 양탄자 같아. 한번 뒹굴어 봤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말에 고창의 청보리밭에서 뛰어다니며 놀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래, 푸른빛의 마력! 청보리밭에서 축제를 연다면!’ 하고 상상을 한다. 그는 그때를 “이미 머릿속에서는 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가성은 다음 날 어제의 상상을 현실의 제안서로 바꾼다. 어렵사리 예산 3000만 원을 받아 청보리밭 축제를 혼자서 준비해 180억 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김가성의 상상은 제안으로, 제안은 180억 원으로 이어졌다.

 필요에 의한 상상이 실현된 사례가 유튜브다. 스티브 천은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즐기며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걸 공유하려고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만들었다. 로그인 없이 이용하도록 개방을 하자 이용자 수가 급격히 늘었다. 스티브 천은 2005년에 창업해 1년 뒤 구글에 1조6500억 원에 팔았다. 잠깐의 재미있는 상상이 스티브 천을 억만장자로 만들어 주었다. 상상으로 이어지는 제안과 발명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5 실패에서 배워라


   대한민국 1호 명장 김규환은 운전면허 필기시험과 기능사 필기시험을 10번 만에 합격한 사람이다. 그는 남들보다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했다. 그의 주특기는 매일 조금씩 끈질기게 하는 거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그가 5개 국어를 하는 이유다. 그는 말한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지요. 하지만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된다고 생각하면서 방법을 찾으니까 시간이 좀 걸렸을 뿐이지 모든 일이 제 뜻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실패를 감수하고 도전하는 경험은 결국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 성공한 사람은 없다.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성공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혹독한 실패 과정에서의 성찰은 성공의 통찰력을 선물한다. 내가 만나본 제안왕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이었다.

 

김 정 진 상사·교육학 박사  육군1방공여단 무기정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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