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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병영칼럼] ‘군인 홍수환’의 후예

입력 2015. 05. 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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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투선수 출신 홍수환 씨는 ‘4전5기’의 주인공이다. 권투선수 홍수환은 1974년 7월 15일 남아공에서 벌어진 WBA 밴텀급 타이틀 매치에서 아널드 테일러를 꺾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그때 생중계된 TV에서 한 유명한 말이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였다. 홍수환은 승리의 소감으로는 “첫째도 군인정신, 둘째도 군인정신 덕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홍수환은 수도방위사령부의 전신인 수도경비사령부 제5헌병대대 본부중대 소속 현역 군인으로, 계급은 일병이었다.

 홍수환 씨는 중년의 나이가 되고 나서도 군부대 강연에 자주 나섰다. 그때마다 “쓰러지더라도 포기하지 마라. 누구에게나 한 방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라”며 자신의 현역 시절 때 경험을 얘기하면서 군인정신을 강조했다.

 그 ‘군인 홍수환’의 대한민국 후배들이 국군의 날 바로 다음 날인 오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경북 문경지역에서 전 세계에서 몰려온 군인들과 기량을 겨룬다. 지구촌 최대 군인 스포츠 축제인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다. 이번 대회는 국군체육부대를 중심으로 한 문경시와 김천, 안동, 영주, 영천, 상주, 예천과 해양종목 개최지 포항 등 8개 시·군에서 24종목 경기가 진행된다.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세계축구연맹(FIFA) 등 단일종목 국제연맹을 제외한 종합 스포츠 대회 규모로는 올림픽(204개국)과 유니버시아드(167개국) 대회 다음으로 세계에서 셋째로 큰 국제 종합스포츠대회다. 이번 문경대회 개최는 남북한 대치로 인해 언제 또 긴장 국면이 닥칠지 모르는 한반도에서 세계 군인들이 총칼을 내려놓고 스포츠로 하나 되는 대회가 이뤄진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깊다. 게다가 한반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가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는 1995년 9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이번 문경대회는 제6회 대회다. 한국군은 1999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제2회 대회에 참가해 5위를 했던 것이 그동안 거뒀던 가장 좋은 성적이다. 당시 한국팀은 크로아티아 현지로 출국하기 한 달 전부터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들고 낮 12시에 일어나는 시차적응 훈련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국방연구원의 연구를 보면 이번 대회는 생산 유발효과 3115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542억 원, 취업 유발효과 2855명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대회기간 중 방위산업체 전시회, 현장견학 등의 프로그램에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동남아 등의 군 주요 인사를 초청해 방산수출을 위한 여건도 조성할 수 있다.

 이제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성공적 개최를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전 세계 130여 개국 선수단과 임원진 등 8700여 명은 대회 슬로건처럼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 축제를 펼치게 된다. 이왕이면 이번 문경대회가 한국군의 우수한 기량을 전 세계에 자랑하는 것은 물론 방산수출에도 큰 도움이 되는 ‘꿩도 먹고 알도 먹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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