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이영선기자의 밀착병영

[밀착병영]⑮ 왜 '전투체육의 날'은 수요일 오후일까?

이영선

입력 2015. 04. 30   18:26
업데이트 2023. 08. 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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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형집단체력단련, 도전·게임·여가형 3개 항목에 20개 종목

GOP·함정선 주간전투체육 없고 임무외 시간 이용 족구 애용도

 

군 복무의 경험이 있는 청·장년층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일까요? 힘들었던 훈련과 다양한 부대행사를 꼽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체육활동을 기억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여자가 가장 싫어하는 화제가 남자들 ‘군대 축구’ 얘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니 복무 기간 중 군 체육활동이 어느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군에서 체육활동은 일반적으로 ‘전투체육’이라고 부릅니다. 군의 특징을 가장 잘 알려주는 용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번에는 장병들의 체육활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육군21사단 GOP부대의 장병들이 경계근무 후 체력단련시간을 이용해 족구를 하고 있다. GOP부대의 경우 주간전투체육이 없는 대신 일일체력단련시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조용학 기자
육군21사단 GOP부대의 장병들이 경계근무 후 체력단련시간을 이용해 족구를 하고 있다. GOP부대의 경우 주간전투체육이 없는 대신 일일체력단련시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조용학 기자

 


 

 

육군2군지사 장병들이 단체줄넘기를 하고 있다. 단체줄넘기는 ‘전투형집단 체력단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육군은 지난해부터 체력강화차원에서 각 부대에 그 시행을 권고하고 있다. 이헌구 기자
육군2군지사 장병들이 단체줄넘기를 하고 있다. 단체줄넘기는 ‘전투형집단 체력단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육군은 지난해부터 체력강화차원에서 각 부대에 그 시행을 권고하고 있다. 이헌구 기자

 

 

 

 

   ● 일일체력단련과 주간전투체육

 군 장병들의 체육활동은 크게 두가지로 이뤄집니다. 매일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일일체력단련과 매주 수요일 오후에 실시하는 주간전투체육이 바로 그것입니다. 예전에는 ‘전투체육의 날’이란 용어로 표현되기도 했었죠.

 육군규정에는 이 주간전투체육과 관련해 ‘주 1회 수요일 오후 4시간 이상을 일과시간에 반영해 훈련목적과 부대여건을 고려해 전투형 집단체력단련 프로그램을 선택적으로 적용해 실시한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끔 이 시간을 활용하는 장병들의 체육활동에 대해 일반인들이 ‘군인들은 매일 운동하며 논다’라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엄연한 일과활동인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전투형 집단체력단련’이란 낯선 용어가 눈에 띕니다. 이 ‘전투형 집단체력단련’이란 무엇일까요? 이는 말 그대로 전투를 위한 집단체력단련입니다. 장병들이 개별적이 아닌 집단으로 시행하는 기본체력 강화 활동이란 의미로 해석하면 그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육군 관계자는 “개인과 팀, 제대단위로 전투수행에 필요한 체력과 정신력을 구비하기 위해 실시하는 다양한 신체단련 행동”이라고 설명합니다. 육군 규정에 의하면 이 ‘전투형집단체력단련’은 모두 2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일단 크게 ‘도전형’과 ‘게임형’ ‘여가형’ 3개 항목으로 구분하고 각 항목마다 세부 종목이 포함되는 형태입니다.

‘도전형’에는 크로스핏과 전장순환운동, 분대장애물넘기 등 3개 종목이 있고 ‘게임형’은 집단축구와 족구, 풋살, 원반패스게임, 기마전 등 11개 종목으로 구성됩니다. 마지막으로 ‘여가형’에는 닭싸움, 씨름, 이어달리기 등 6개 종목이 있습니다. 육군은 이에 대한 실시 시기도 세분화하고 있는데 ‘도전형’은 2~4주간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게임형’은 전투체육 또는 주말체육활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가형’은 수시 또는 부대단결활동, 체육대회에 시행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 1966년 국방부 훈련에 의해 ‘전투체육의 날’ 시작 

 ‘주간전투체육’은 일반적으로 모든 부대가 같은 요일 동일 시간에 시행합니다. 현재는 수요일 오후 4시간 이상이죠. 이 시간은 추운 겨울과 우천 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다만 날씨에 따라 부대장의 판단으로 개인정비 시간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영하의 기온이나 폭우가 쏟아진다고 해서 체육활동시간이 교육·훈련시간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 주간전투체육이 항상 수요일 오후로 고정됐던 것은 아닙니다. 요일과 시간은 여러번의 변경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선 그 시행은 1966년 4월 28일 ‘전투체육의 날’을 국방부 훈령으로 제정하며 시작됐습니다. 당시 훈령 제95호는 수요일 정훈활동과 연계, 전투체육활동을 지정 실시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2005년 ‘주5일제 실시’로 집중단련보다 상시숙달 체제로, 2008년 7월에는 다시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전투체육일이 변경되는 등 몇번의 변경 과정 끝에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주간전투체육’의 시행에 예외가 있는 부대 및 장병들이 있습니다. 바로 작전과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입니다. 이들은 당연히 ‘주간전투체육’을 즐길(?) 수 없습니다. 부대의 경우도 GOP부대 등 24시간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엔 ‘주간전투체육’을 시행하지 못합니다. 이는 작전에 투입되는 해군 함정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쉽게 얘기해 일반부대의 주간전투체육 시간이 없는 것입니다. 대신 이들은 임무수행 외 시간의 일일체력단련시간을 활용합니다. 하루 근무가 3교대로 이어지는 만큼 임무 외 시간을 이용해 체력을 단련하는 것입니다.

 이들 부대의 장병들이 가장 선호하는 체육활동은 족구입니다.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기 때문이죠. GOP부대의 경우 전술도로를 따라 단체 구보를 하기도 합니다. 작전 중 함정에서도 족구는 빼놓을 수 없는 애용 종목입니다. 규모가 있는 함정에서는 일일체육단련시간을 이용해 비행갑판에서 족구를 하는 것이죠. 이 족구공에는 일종의 특수장치가 있어 공이 바다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바로 공에 매단 안전줄이 그것입니다.

이영선 기자 < ys11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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