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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國 위해 싸운 전투원, 포로의 지위 인정돼

기사입력 2014. 09. 18   17:57

전투원 <2>: 전투에서 적군을 살상해도 처벌받지 않는 이유는?

 

합법적 군대 구성원, 전투서 적군 살상해도 형사처벌 면제

공격의 대상이지만 적에게 잡히면 포로로 대우 받을 권리도

 

 


 

 

 ※전투원에 대한 면책

 대한의군 참모중장. 바로 만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장군의 직책이다. 강압적인 을사늑약 체결로 외교권을 박탈당한 대한제국이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를 파견한 것을 빌미로 고종이 강제 퇴위당하고 대한제국 군대마저 일제에 의해 강제로 해산되자 일제의 국권침탈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의병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던 의병부대 중에서 두만강 부근 노령을 근거지로 국내 진공작전을 펼친 부대가 안중근 장군이 활약했던 대한의군이었고, 안중근 장군은 그 부대의 참모중장이었다.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체포된 안중근 장군은 재판 과정에서 대한제국의 주권을 침탈한 원흉이자 동양평화의 교란자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것은 보통의 자객으로서 한 것이 아니라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 국권 회복을 위한 전쟁 중에 적장을 살해한 것이므로 자신은 형사재판을 받아야 하는 피고인이 아니라 만국공법에 따라 포로로 대우해 줄 것을 주장했다.

   만국공법은 그 당시 국제법을 가리키는 용어였는데 안중근 의사는 국제법, 즉 전쟁법에 따라 포로로 대우해 줄 것을 주장한 것이다. 실제로 안중근 장군은 1908년 의병투쟁 과정에서 생포한 일본군을 살해하지 않고 만국공법과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석방했지만 정작 본인은 만국공법에 따른 대우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

 여기서 누구나 한 번쯤은 품어봤을 의문이 생긴다. 사람을 죽이면 살인죄로 처벌을 받는데 군인이 전쟁에서 적군을 죽이면 처벌받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전쟁법상 자신의 국가를 대표해서 적군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된 사람들은 합법적으로 전투에 참가할 수 있고, 이러한 사람들은 적군을 살상해도 일반인과 달리 형사처벌이 면제된다. 이렇게 무력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전쟁법에서는 전투원(combatants)이라고 부른다.

 
 ※전투원의 범위:정규군

 교전당사국(서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의 군대 구성원은 당연히 전투원에 해당된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어보면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는 군인과 동원돼 임무를 수행하는 예비군은 전투원의 지위를 인정받는다. 6·25 당시 경찰도 전투에 참여해 북한군과 교전을 한 사례가 많이 있었는데, 이러한 경우 경찰도 전투원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전시에 인명구조, 피해시설 응급복구, 방역과 방범, 이재민 구호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민방위 대원은 원칙적으로 전투원에 해당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민간인들이 군대의 구성원이 돼 전투원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민간인들이 군대에 포함돼 전투원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 요건이란 지휘자와 지휘체계가 갖춰져 있고, 멀리서도 전투원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착탈이 쉽지 않은 고정된 표시를 부착해야 하며, 공개적으로 무기를 휴대해야 하고 전쟁법을 준수하는 것이다. 6·25전쟁 초기 대한민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었을 때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학도의용군으로 나서 국군과 함께 북한군에 맞서 싸웠는데 학도의용군이 바로 군대에 포함된 민간인들로 전투원의 지위를 인정받은 사례다.

 학도의용군은 정식 계급과 군번이 부여된 것은 아니지만, 군대에서 기초적인 군사훈련을 받고 무기를 군대에서 지급받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국군의 구성원으로 전투에 참여한 것이다.

 
 ※전투원의 범위:비정규군

 그러나 군대와 전혀 연관이 없는 경우에도 민간인들이 전투원으로 인정될 수 있다. 외적이 침입했을 때 위기에 처한 조국을 위해 스스로 무기를 들고 외적에 대항하는 자들은 무기를 공개적으로 휴대하고 전쟁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요건을 갖추면 전투원으로 인정된다.

   임진왜란 당시 전국에서 일어났던 의병항쟁은 조선의 관군과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조직돼 왜군과 전투를 벌였고, 구한말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된 이후에 전개된 의병운동 역시 정식 군대와는 관련이 없는 자발적인 무장항쟁이었다. 만일 현재의 전쟁법이 그 당시에도 적용됐다면 의병도 전투원으로 인정됐을 것이다.

 그러나 무기를 공개적으로 휴대하고 전쟁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는 정도만으로는 전투원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나라도 있다. 미국이 이러한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국가인데 이렇게 전투원의 인정 기준을 완화시키면 오히려 전투원과 민간인의 구별이 어렵게 되고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별하는 전쟁법의 기본원칙인 구별의 원칙이 훼손될 우려가 있으므로 전투원임을 알아볼 수 있는 고정된 표시를 부착하지 않는 한 전투원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전투원임을 알아볼 수 있는 고정된 표시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제복이다.  

 위에서 언급한 사람들은 합법적으로 전투에 참여할 수 있고 적군을 살상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지만 합법적인 공격의 대상이 된다. 전투원만이 합법적으로 전투에 참여할 수 있고 공격의 대상이 됨으로써 전쟁법의 기본원칙인 구별의 원칙이 구현되는 것이다. 

 나중에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전투원은 적에게 잡히면 포로로 대우받을 권리를 가진다. 즉, 전투원에 대해서만 포로의 지위가 인정된다. 기본적으로 전투원과 포로는 등식의 관계에 있는데 이는 전쟁법에서 매우 중요한 공식이다.

<이상혁 법무관·국방부 법무관리관실 규제개혁법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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