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청춘예찬

군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현실에 막막합니다

입력 2014. 07. 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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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한 박사의 마음 나누기


‘현실의 삶의 무게’ 곧 그 ‘끝’이 온다고 믿으세요

 

Q :  군 생활 7년 차에 접어든 여군 대위입니다. 5살·3살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군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시댁에도 맡겨 보고, 주말 가족으로 지내보기도 했지만, 내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없다는 상실감은 무척 컸습니다. 그래서 1년 전부터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휴일과 퇴근 후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행복이지만 거기에 드는 만만치 않은 양육 비용과 도우미와의 갈등은 또 다른 고민과 스트레스입니다. 집에서까지 이어지는 긴장감과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럴수록 근무의욕은 상실되고 복무만족도 역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군인인 남편에게 가사 분담을 요구하기에는 너무 바쁩니다. 그나마 지금은 같은 부대에 근무하며 함께 살고 있지만, 곧 다른 지역으로 전출을 갈 예정입니다. 컴컴한 터널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A : 엄마께서는 먼저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서글픔이 느껴지고 벅차다는 마음이 들게 마련입니다. 한편으로는 완벽하게 육아와 일을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 혼자만 이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적게는 나와 같은 여성 군인들이 많게는 대한민국의 직장 여성들이 모두 힘들게 지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보편성’을 인식하십시오. 보편성은 세상에서 나만 힘들고 아픈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힘들고 아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특히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면 치유 효과가 더욱 높아집니다. 즉, 직장 혹은 지역에서 나처럼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다른 엄마와 교류해 볼 것을 권유합니다.

두 번째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효율성’입니다. 일과 육아에 효율성을 높인다면, 심신의 에너지를 잘 활용할 수 있어서 덜 지치게 될 것입니다. 우선 해야 할 일 혹은 중요한 과제의 처리 순서를 정하십시오. 그리고 덜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때론 포기하거나 아예 기약할 수 없는 나중으로 미루셔도 됩니다.

시간도 잘 활용하십시오. 막연하게 계획을 잡는 것보다는 30분이나 1시간 단위로 잘게 쪼개서 시간을 보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미리 여러 번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 보세요. 가령 직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이따가 집에 가서 무엇 무엇을 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겁니다. 집에서도 아이들이 잠들고 혼자만의 시간이 있다면, 내일 직장에서 무엇을 해야겠다거나 혹은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 보는 겁니다. 예컨대 아이가 아플 때 잠시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혹은 어느 병원을 데려갈 것인지, 혹은 어느 직장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인지 등을 생각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현재의 고통은 끝이 있음을 꼭 기억하십시오. 몇 년 후에는 아이들이 훌쩍 자라서 손이 덜 갈 것이고, 더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어른이 돼 독립하게 된다는 사실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시간은 나의 편이고, 지금 비록 더디고 힘들게 느껴지지만 밝고 건강한 미래가 다가온다는 믿음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손석한의 마음 나누기’는 직업군인 혹은 그 가족들이 부부관계, 가족문제, 자녀교육 등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고민과 사연을 보내오면 전문가가 답하는 코너입니다. 질문자는 무기명으로 처리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보내실 곳 letter@mnd.mil, letter3753@naver.com(문의 02-2079-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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