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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의 길 ‘필요충분 3조건’ 갖춰라

기사입력 2014. 07. 03   17:44

① 통일 대비 군사부문의 과제와 준비 방향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외견으로는 안정화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김정일 시대보다 불안정 요인이 더 내재해 있다. 김정은 정권이 불안정하면 그만큼 급변사태 등으로 붕괴할 가능성 또한 점점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온갖 군사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는 한편, 안정적인 통일을 위한 준비도 병행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그리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군사태세의 변화도 주시해야 한다. 이 기획 시리즈는 이러한 점에 중점을 두고 오늘부터 격주로 금요일자에 게재한다.

 

 

   박근혜 정부는 ‘통일기반 조성’을 국정기조의 하나로 삼고 통일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올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는데 우리 국민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 우리 국민은 남북통일을 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로 ‘경제발전’을 꼽았다. 그리고 세계적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남북통합이 시작되면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그런데 통일이 대박이 되려면 무엇보다 통일 과업이 평화적이고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원하지 않은 방식으로 통일이 추진되면 통일은 우리에게 기쁨이 아니라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통일 과정에서 안정성 확보 여부는 통일의 성패를 가름하는 관건이 될 것인바, 그 중심에 군사부문이 자리하고 있는데 다름 아닌 대규모의 북한군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하버드 대학교수인 스탠리 호프만은 ‘군사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제반 분야의 기능적 통합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고, 나아가 전체적 통합 또는 통일 자체가 수포로 돌아갈 위험이 크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에 현재와 같은 호전적인 불량정권(Rogue regime)이 존속하는 한 현상을 유지하기도 어렵거니와 남북한이 합의해 평화적으로 통일을 할 가능성 또한 낮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대로 가면 통일은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해 결국 강압적으로 흡수 통일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코 우리의 바라는 바가 아니다.

독일 통일과는 다르게 우리 앞에는 안정성 확보라는 난제 하나가 더 놓여 있는 것이다. 우리 군에는 국가통합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한편, 복잡하고 어려운 군사부문의 통합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뤄내야 하는 과업도 있다.

독일 통일 과정에 직접 참여한 많은 관료와 전문가들은 통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통일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국가통합의 안정을 담보해야 하는 군사부문의 통합 계획이 여러 상황에 맞게 잘 수립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과제들을 잘 준비해 추진해야 한다.

군사부문 통합을 위한 과제 

 첫째, 통일기 군 구조를 마련하는 일이다. 통일기 군 구조는 국방정책과 군사전략에 따라 지배되며, 이는 남북한군을 통합하는 목표이자 가이드 라인이 된다. 통일 시 전장환경과 위협은 크게 달라지므로 통일기 군 구조는 현재 우리의 군 구조를 약간 변경하는 정도가 아니라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통일기 군 구조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주변국의 위협에 대한 대처 능력도 저하될 뿐만 아니라 북한과 평화적 통일을 위한 협상 시에도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 군 구조를 통일 시에도 변용하려 한다면 북한은 이를 흡수통일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통일기 군 구조가 마련되지 않으면 군사부문의 통합을 방향성을 갖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도 없다.

 둘째, 군사통합 계획을 정교하게 수립해야 한다. 대규모의 군을 통합하는 과업은 그 자체만으로도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닌데, 군사통합은 군만의 문제도 우리 국가만의 문제도 아니다. 국제사회로부터 통일 지지를 받으려면 핵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처리와 관련해서는 국제기구의 협력과 협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군사통합은 그 자체로도 어려운 과업이지만 무엇보다 국가 전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통일과업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다는 데 중요성이 더 있다. 한 예로 북한은 준군사부대를 포함해 160만여 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통일 한국군 구성 인원을 고려하면 남북한군 중에서 최소한 170만 명 이상은 전역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는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교란을 줄 수도 있다. 통일 시 군사문제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려면 군사통합 계획을 국가안정에 우선을 두고 관련 부처와 협의를 통해 치밀하게 짜야 한다.

 셋째, 북한군을 적어도 통일 직전까지 우리 군 규모로 줄여야 한다. 이미 통일을 한 국가들을 보면 하나같이 통일주도국의 군이 우세 또는 최소한 동등한 수준에 있었으나, 남북한은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있다. 독일의 경우 통일 당시 서독군이 동독군의 4배 이상이었고, 예멘은 1차 합의에 의한 평화통일이 갈등을 빚어 결국 북예멘군이 전승을 함으로써 북예멘의 주도하에 재통일이 이뤄졌다. 그리고 베트남은 북베트남군의 전승으로 공산화 통일을 했다. 남북한이 비록 합의해 평화적으로 통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현재의 군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대규모의 북한군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뿐만 아니라 통합에도 그만큼 노력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그리고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북한군을 최소한 우리 군 규모로 감축하는 일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북한군사·군사통합 이해 폭도 넓혀야

이상과 같이 우리가 통일을 안정적으로 하려면 군사부문의 준비가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 통일기 군 구조를 마련하고 이에 맞춰 군사통합 계획을 설계해야 하며, 북한군을 감축하는 노력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 이에 추가해 북한군사와 군사통합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사실 그동안 우리 군은 북한군을 전투력 발휘 요소에 중점을 둬 분석하고 대응해 왔다. 이는 남북 분단 상황에서 당연했으나,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북한군의 작동 체제와 각종 제도 등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그리고 군사통합 개념과 과제, 각 과제별 통합 방향 등에 대한 기본 이해도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기관에서는 이 부문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일선 간부들은 관련 서적과 연구물·논문들을 통해서라도 기본지식을 습득해야 할 것이다. 통일 계획이 아무리 잘 짜여 있어도 이를 실행해야 하는 간부들의 충분한 이해가 없이는 성공을 보장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 ‘3년 내 무력통일’ 등의 호언과 수시로 도발을 획책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면서 통일 준비도 서둘러야 하는 이중적인 대과제를 안고 있다.

<권양주 박사·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권양주 박사는

 

미 오하이오대 대학원에서 국제문제연구 석사·경제학 석사, 동국대 대학원에서 북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논문은 ‘남북한 군사통합의 유형과 접근전략 연구’.

 한국국방연구원에서 북한군사연구센터장(2008년)과 대북정책연구실장(2007년), 통일대비연구실장·북한군사체제연구실장(2006년)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같은 원에서 책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육사34기로 임관한 권 박사는 현역 시절 21사단 연대장, 8사단 대대장 등 지휘관을 지냈고 2작전사령부 작전차장, 5군단 작전계획과장 등을 역임했다.

 ‘남북한 군사력의 현재와 미래’(2010년), ‘북한 군사의 이해’(2010년), ‘남북한 군사통합 구상’(2009년) 등 저서를 비롯해 많은 논문과 칼럼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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