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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교수의 연예상담] 얼마 남지 않은 군생활, 지혜로운 마무리 방법은?

입력 2014. 06. 1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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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곧 전역을 앞둔 병장 남자친구를 둔 고무신입니다. 저희는 군 입대 전부터 해외장거리 커플이어서 남자친구가 훈련소에 있는 동안 전화나 편지도 일절 받아보지 못했어요.

 다행히 지금은 제가 귀국해서 보다 가까운 곳에서 전화통화도 자주 하고 면회나 휴가 때마다 만나며 견디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남자친구가 분대장으로 있는 분대의 후임이, 부대 내에 반입금지 물품을 몰래 가져왔다가 걸려서 부대 전체가 두 달간 면회, 외출, 외박, 휴가가 금지됐어요. 남자친구는 분대장인지라 더 엄격하게 관리를 받고 있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가장 힘들었던 훈련소 기간이 되풀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더 화가 나고 안타까운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얼마 남지 않은 군생활을 지혜롭게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요?
                                                                                                                                    곰신 OOO

 

병장의 징크스마음 넓게 가지고 좀 더 인내하길


A 군대에다 장거리까지 연애하기 참 힘들었죠? 그동안 어려움을 잘 견뎌낸 것에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남친과 함께 군 생활을 했다고 말할 수 있으리만큼 숱한 고비들을 넘겼을 텐데 분대장인 남친이 후임의 일로 두 달간 면회, 외출, 외박, 휴가까지 금지됐다니 정말 실망이 크겠습니다. 분명히 머리로는 남자친구의 잘못이 아닌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마음은 너무 서럽고 안타깝다보니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울먹이는 남자친구에게 선뜻 “괜찮다”는 말 한마디가 쉽게 나오지 않는 자신도 무척 속상할 것 같습니다.

 입대하던 날, 눈물로 떠나보낸 남친은 그야말로 100m 달리기 출발선에 서 있는 ‘좀비’ 같은 심리적 상태였을 것이며 훈련소에서 고된 훈련과 생소한 일과 속에서 여친의 편지만이 유일한 기쁨이었던 순간들을 지나, 자대배치 후 속칭 ‘일병 3개월의 저주’도 무사히 넘겼네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한 면역이 되면서 곧 죽을 것 같이 가슴 아프던 이별의 상처도 점점 굳은살이 돼가는 것처럼, 서로에 대해 내성이 생기거나 남친이나 여친 모두 한번쯤은 마음이 흔들리는 시기라는 것입니다.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도 점점 줄어들게 되다보니 조금씩 서로의 존재가 희미해져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고비도 넘기고 일말상초의 위기도 지나 이제 전역을 앞둔 병장 계급까지 달았네요. 그러나 병장한테도 이상한 징크스가 있답니다. 어떤 말년 병사가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뛰어가다가 배수로에 빠져 전역 날 다리를 절며 집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도 있고, 떨어지는 낙엽을 피한답시고 간부들 눈을 피해 투명인간 놀이를 하며 숨어 지내다가 걸려 징계를 받은 병장 이야기도 떠돌고 있지요. 그래서 병장들끼리는 말년에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군복을 벗기 직전까지는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분대장이라면 아무래도 그 분대의 지휘와 통솔을 맡아서 해야 하니까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군대에서 사고라도 터지면 분대장이 일차적으로 수습하고 책임도 져야 되며 이런 것이 아니라도 휴가 나가는 후임들 있으면 옷 다려 주기도 한다니 개인 시간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답니다. 후임 들어오면 챙겨주고 데리고 다녀야 할 인원도 있기 때문에 더 바쁠 수도 있고요. 분대장으로서 이런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일로 본인은 얼마나 억울하고 여친에게는 얼마나 미안할까요?

지금 이 순간 무척 억울하겠지만 마음을 조금만 넓혀 이번 위기를 잘 넘긴다면 남친도 무척 고마워할 것입니다. 전역 후 맘껏 생색을 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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