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강하고 행동화된 특공 ‘진짜사나이’

이주형

입력 2014. 05. 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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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163>육군32사단 기동대대



 

60시간 행군 “발밑 조심, 정신차려!”

 

   어두컴컴한 밤. 다른 때 같으면 주위를 환히 비춰줄 달도 구름 속에 숨었다. 조용한 산길에는 장병들의 발자국 소리만 들린다. 눈에 힘을 주지만 저절로 감긴다. 잠을 자 본 지 벌써 60시간이 넘었다. “발밑 조심, 정신 차려!” 옆에서 같이 걷는 교관과 조교들의 주의사항도 멀리서 들리는 듯하다. 그저 기계적으로 앞에 있는 장병만 보고 따라가고 있을 뿐.

 갑자기 ‘탕탕탕!’ 총소리와 함께 매캐한 화약냄새가 난다. 적이 기습공격을 한 것이다. 눈이 번쩍 뜨인다. 그러나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이자 이내 호통이 이어진다. “여태껏 뭘 배웠나, 빨리 산개하고 엄폐해!”

 정신을 차리고 조별로 집중수색에 나섰다. 다행히 적은 곧 발견돼 제압됐다. 다시 행군은 이어졌다. 확인점에 도착하자 지도를 꺼내고 루트를 확인했다. 행로를 정하는 것은 장병들의 몫. 다만, 이날 행군에 부여된 5개의 확인점은 반드시 지나쳐야 한다. 이제 두 번째 지점. 반도 오지 않았다.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발을 절룩거리는 병사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새벽 3시 부대에 도착했다. 전날 오후 9시부터 시작해 6시간에 걸친 행군을 드디어 끝낸 것이다.

강한 체력·정신력 ‘정예 특공교육대’

 이날 훈련은 육군32사단 기동대대에서 주관하는 특공병 양성교육대 훈련 중의 하나. 군장검사와 독도법, 적 기습 등의 각종 상황조치와 15㎞의 산악행군이 가미된 종합야외기동훈련(FTX)이다.

 대대가 이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다. 사단의 핵심 전투력으로 예측 불가능한 적의 위협에 대비하고 상황발생 시 가장 먼저 투입돼 적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더 강하고 행동화함으로써 특수전력을 정예화해야 한다는 필요에 따라 진행됐다. 지난 3월 7일부로 정예 특공교육대 1기가 시작됐으며, 이달 23일부로 3기 교육생이 수료식을 가졌다.

 교육은 우선 전입해 오는 신병과 간부를 대상으로 8일간 이뤄진다. 이 중 4일간 무박으로 잠을 자지 않고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이 특징. 과목도 특공무술과 수색정찰·레펠훈련 등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며 행동으로 단련시켜야 할 과목들로만 이뤄져 있기 때문에 잠을 자지 않고 4일간을 버티기란 정말 쉽지 않다.

 8일 교육 중 4일 무박…극한 경험

서 있으면 졸리고, 행군할 때 졸면서 걸어가고, 식사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졸게 된다. 이런 극한의 경험을 통해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전투력을 유지하고 적을 제압하는 능력을 육성토록 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태권도 유단자 등 어느 정도 체력이 검증되고 사고방식 또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장병들을 먼저 선발한다.

 그리고 힘든 교육을 견뎌내지 못하거나 본인 스스로 포기하면 강제로 교육시키지 않고 퇴소시켜 일반 부대에서 군 생활을 이어가도록 한다. 대신 끝까지 교육을 마친 장병들은 수료식 후 포상휴가를 다녀온 뒤 사단 기동대대, 연대 기동중대로 보직돼 특수임무를 맡도록 하고 있다.

 교육이 시작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부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긍정적이다. 부대 작전과장 오창훈(학사35기) 소령은 “교육을 수료한 장병들은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고 실천하고 행동화한다면 꼭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줬다”면서 “이를 통해 피동적이고 불만을 갖고 있던 일부 장병들에게 자극을 줘 스스로 잘못된 것을 인식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대대는 이 같은 점을 감안, 현재 전입 신병과 간부에게만 시행하던 교육을 기존의 장병들에게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테러임무, 건물지역작전 등 기존의 기동대대보다 임무가 더 다양해지고 수행 능력 또한 강화되는 부대로의 개편이 진행됨에 따라 간부와 병 훈련을 더 강화하고 행동화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이주형 기자 < jatak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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