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칭찬합시다

항공기를 구하라 덕장 고반장 떴다

입력 2014. 03. 1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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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17전투비행단 고 영 한 상사


 

초과저지장비 비정상 가동시 

현장서 관리 작업 진두지휘 

안전제일주의로 완벽 지원 

궂은일도 묵묵히 솔선수범 

친구·가족처럼 병사 보듬어


  공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하늘을 나는 전투기일 것입니다. F-5, F-15K, F-16을 비롯한 여러 기종의 전투기가 있지만, 제가 속한 비행단은 전투기의 스테디셀러와 같은 F-4(팬텀)를 주력으로 운용하는 비행단으로 공군17전투비행단입니다. 팬텀은 한반도 영공방위에서 긴 역사를 자랑하는 장기취역 항공기이지만, 이 전투기가 안심하고 하늘을 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항공기 초과저지’라는 특기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항공기 초과저지 장비란 항공모함에도 설치돼 있으며 항공기 착륙 시 최단거리로 정지시키는 구실을 합니다. 비행단에서는 제동 중 문제가 발생해 정상 제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는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출동해 최대한 빨리 장비를 정상 가동상태로 복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초과저지 장비를 즉각 지원 가능한 상태로 관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이는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공군의 사명이자 목표인 국익을 증진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할 때마다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하시고, 항상 안전에 유의하라고 신신당부하며 말씀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바로 항공기 구조반장인 고영한 상사라 생각됩니다.

 반장님을 처음 뵙게 된 건 비행단에 들어와 면담의 자리에서였다. 면담할 때 직접 차를 따라주시며 미소 짓는 모습에 편안함을 느꼈고, 함께 작업을 하고 나면 수고했다고 격려해 주시고, 휴가를 다녀오면 가족 안부를 물어봐 주시고, 얼굴이 안 좋으면 혹시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시는 모습에 삭막한 군 생활 가운데 가족을 만난 느낌이 절로 들었습니다.

 일할 때 항상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병사들을 위하기 때문이고, 특기 특성상 기후에 상관없이 작업해야 하는데,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병사들은 차에 타고 있으라고 하고, 본인부터 솔선수범해 작업하시는 모습에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군 생활 중 날짜도 잊을 수 없는 2013년 1월 17일. 갓 일병을 달았을 무렵 훈련 후 반장님의 지시 없이 중대 최선임자의 주도하에 병사끼리 작업을 수행하던 중 장비와 벽 사이에 팔이 끼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때 너무 정신이 없어서 일단 반장님께 가서 정황 설명 후 간부와 동행해 항공의무대대로 갔고. 팔이 부러졌다는 진단을 받고 깁스를 한 후 중대로 복귀했는데, 반장님이 우선은 부모님께 연락하는 것이 좋겠다며 먼저 부모님께 전화해서 저를 바꿔주셨습니다. 전화를 받은 어머니가 걱정을 많이 하셔서 반장님이 직접 사정을 설명하시고, 모든 게 자신이 잘못해서 그랬다고 죄송하다고 사과하시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친 후 휴가를 받아 나갈 때 손을 잡아주시며 반드시 외부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집에서 따뜻한 물에 팔을 담그고 푹 쉬었다가 오라고 당부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부러졌던 왼팔이 부러진 흔적도 없이 잘 붙어 있고 깁스를 풀 때 담당 군의관님도 ‘너 어디 부러졌었니?’ 하며 놀라워하셨습니다.

 17전비에서의 생활도 어느덧 지나 병장이 되고 나니 때로는 친구처럼, 힘들 때는 부모님 같은 고 상사님은 이 조직 속에서 만난 최고의 가족인 것 같습니다. 옛말에 ‘지장, 맹장, 덕장 중 으뜸은 덕장이다.’ 여러 장수 중에서도 병사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덕을 베풀 줄 아는 장수가 그중 제일이라는 뜻인데 이는 우리 반장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장님 덕분에 막막하고 두렵기만 했던 군 생활도 잘 지낼 수 있었고, 이제 병장이 돼서도 직접 느꼈던 것처럼 밑의 후임들을 챙겨주고 위해 줄 수 있었으며, 남은 군 생활도 잘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항상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한 마음을 이 기회를 통해서나마 표현해 보며 이 글을 마칩니다. 항공기구조 우리가 베스트! 우리에겐 반장님이 베스트! <김 슬 찬 병장 공군17전투비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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