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산악을 지배하는 최정예 연대

김가영

입력 2014. 01. 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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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147>육군21사단 백석산연대


[인터뷰]이희상 대령·육군21사단 백석산연대장- “불철주야 임무완수 장병들은 나의 스승”

 “전 군에서 가장 긴 철책선, 험준한 작전환경을 가진 우리 연대에 와서도 불평불만 한 마디 없이 임무에 몰두하고 있는 우리 장병들이 가장 큰 자랑입니다.”

 육군21사단 이희상(대령·육사46기·사진) 백석산연대장은 연대 자랑거리를 얘기해 달라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부하들’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견하지요. 철책에서 추위에 떨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장병들을 보면 마음이 짠해져 발걸음이 안 떨어집니다. 나야 한두 번 다녀오면 그만이지만 장병들은 온전히 그 임무를 책임지잖아요.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그들이 내 스승입니다.”

 이와 함께 맞선임·맞후임으로 사슬처럼 얽혀 서로가 서로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구시대적 병영구조를 개선한 연대의 ‘선진 병영구조’를 자랑거리로 꼽은 그는 ‘꿈과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공유하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라며 ‘연대 비전 2014’를 소개했다.

 “올해 육군의 화두는 ‘좋은 육군’ ‘강한 육군’입니다. 이에 발맞추기 위해 연대는 7가지 핵심가치를 정했습니다. ‘반듯한 군인’ ‘탄탄한 기본·기초’ ‘올바른 직업윤리’ ‘착한 상관(상급부대)’ ‘솔선수범 창끝리더’ ‘유쾌한 병영구조’ ‘업무혁신(될 운동)’이 그것입니다.”

 이 같은 핵심가치의 기초 위에 ‘일전불사의 전투의지’ ‘침투·도발 대비태세’ ‘전면전 대비태세’ ‘효과중심 교육훈련’ ‘건강한 부대관리’라는 5가지 기둥을 세워 언제 어디서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 태세를 갖춘다는 것이 이 연대장의 목표.

 “2014년 갑오년에는 명확하고 가슴 설레게 하는 비전을 세우고 전 장병의 열정과 의지를 담아 즐겁게 몰입하는 것은 물론 ‘백석산연대 2014 비전서’에 담긴 7가지 핵심가치를 행동으로 실천하고 5가지 기둥을 강건하게 세워 ‘승리의 해, 영광의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죽을 순 있어도 질 수는 없다”

전 육군 중 가장 넓을 뿐만 아니라 지형이 험준하기로 유명한 백석산연대 책임지역의 야경. 
부대제공

 육군21사단 백석산연대의 부대마크.

<147> 또다시 찾아온 강추위. 육군21사단 백석산연대 장병들은 오늘도 적, 추위, 지형과의 전투를 시작한다. 방한장비를 철통같이 갖췄지만 전반야·후반야 경계근무를 돌다 보면 서리가 내려 눈썹이 하얘지는 건 막을 수 없다. 입김이 서린 안면 마스크도 어느새 조금씩 얼어붙는다.

 기온이 영하 20도에 육박하고 체감온도는 영하 30도를 밑도는 추위 속에서 아득한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험한 지형을 걸으며 육군 GOP부대 중 가장 넓은 책임지역을 지키는 부대 장병들의 고충. 당사자가 아니면 누구라도 100% 헤아리긴 힘들지만 장병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기꺼운 마음으로 경계작전에 임하고 있다. 오늘 당장 적이 침투·도발하거나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과 일전불사(一戰不辭·한바탕의 싸움이라도 마다하지 않음), 수사불패(雖死不敗·죽을 순 있어도 질 수는 없다)의 정신자세를 갖췄기 때문이다. 

체감온도 영하 30도…추위와 전투

 

이처럼 우리 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열악한 조건에서도 GOP 완전작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백석산연대는 경계작전·전투준비·교육훈련 그리고 부대관리에서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GOP 완전작전을 위해 초병·감시병·관측병 같은 첨단 인간 센서와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결합된 24시간 적 감시체계 정착에 힘쓰는가 하면 제대별 전투지휘 능력 배양과 유연하고 대담한 상황조치 및 위기관리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행동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

 또 군사대비태세 확립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적의 총·포격 도발과 아군 GP·GOP 습격, 전면전 대비태세 등 3가지에 대한 대응모델을 선정했다. 이어 거점 또는 임의지역에서 교육용 실탄과 실하중 교보재 등을 활용해 실제훈련을 통한 행동화 숙달에 힘쓰고 있다. 동계 산악지역 극복능력 배양을 위해 거점 도보답사, 산악행군, 일일 순환식 체력단련 등 전투 체력을 강화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는다.

군사대비태세 완비…자부심 충천

 

 교육훈련의 모든 과정은 지휘관이 소신과 철학을 갖고 주도적으로 수행하되 ‘스칼라’(Scalar)형이 아닌 ‘벡터’(Vector)형 교육훈련이 되도록 하고 있다. 무조건 열심히만 한 ‘양’ 중심(스칼라형)이 아니라 열심히 하되 명확한 목적과 ‘방향성’을 갖추고 ‘질’ 중심(벡터형)의 훈련을 중시하는 것이다. 특히 전투수행에 가장 긴요한 과제만 최우선적으로 숙달하고 한 번을 하더라도 전투·효과 중심의 실질적 훈련이 되도록 하고 있다. 육군의 ‘될(DEL) 운동’과 일맥상통하는 이 개념을 실천하기 위해 연대는 ‘일의 분량 감소’ ‘일의 품질 개선’ ‘일하는 절차 개선’ ‘일하는 문화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안보상황과 동계 작전환경에서 연대는 군사대비태세 완비를 위해 능력과 태세를 구축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모든 전술·작계시행훈련을 거점에서 단계별 절차훈련으로 진행하고 개인·제대별 실제 전투수행을 위해 간부교육 훈련을 대폭 강화한 것. 이 외에도 군인기본자세(경례·보행·구호 등)를 정과(正課)교육에 반영하고 수시교육을 병행해 ‘군인다운 멋’을 소중하게 여기고 실천하는 풍토 정착에도 힘쓰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연대는 지난해 군사령부 동계작전태세 점검 최우수 수검부대, 군단 전투준비태세 우수부대로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경계작전·전투준비·교육훈련만 잘해서 강한 부대를 만들 수는 없는 법. 연대는 일과 휴식이 적절히 조화된 가운데 즐겁게 일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장병 복지증진, 간부 퇴근·휴가 및 여가 보장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용(소령) 작전과장은 “군 복무기피 제로화 교육을 통해 장병들의 복무의욕을 고취시키고 제 위치에서 제 몫을 다하는 장병들을 과감하게 포상해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가영 기자 < kky7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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