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훈련병일기

‘최고’라는 자신감

입력 2013. 12. 2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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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현 훈련병 육군11사단 신병교육대대



 

 보충대에서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육군11사단 신병교육대. 그곳은 내가 전혀 겪어본 적 없던 상상 그 이상의 장소였다. 자유로웠던 나의 하루가 낯선 기상나팔과 함께 정신없이 시작됐고, 매일 매일 엄격한 규율에 맞춰 생활하게 됐다. 처음엔 쉽게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입대하면서 다짐했던 ‘항상 최선을 다하자’를 떠올리며 차츰 적응해 갔다.

 신병교육 1주차에는 제식ㆍ정신교육을 받으며 군인의 기본자세와 마음가짐을 배웠다. 2주차에는 개인화기 사격술, 3주차에는 15㎞ 행군, 화생방, 수류탄 교육을 받으며 군인의 기본능력을 점점 키워 나갔다. 이렇게 다양한 훈련을 하며 나는 점점 군인이 돼 갔고, ‘one for all, all for one’이란 말처럼 단체생활을 통해 돈을 지불하고도 살 수 없는 단결력ㆍ전우애 등을 배웠다. 그리고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날수록 같이 훈련받고 있는 모두가 늠름한 군인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것 같아 스스로도 뿌듯했다.

 입소할 때 신교대 주변 풍경은 마치 오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다양한 색의 단풍이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산은 다양한 색을 뒤로하고 모두 하얀색 이불을 덮기 시작했다. 이는 마치 우리 훈련병의 모습과 같았다. 입대 전 다양한 환경ㆍ지역ㆍ개성 즉 다양한 색을 갖고 있는 우리는 군대란 곳에서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곳에서 자고, 같이 생활하면서 군인이라는 한 가지의 색으로 변해 갔다.

 얼마 전 정훈장교님께서 우리가 교육받고 있는 11사단 신병교육대가 최고부대라고 말씀하셨던 교육이 생각난다. 그 말씀은 어디에 있든지 내가 있는 곳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생활한다면 우리는 최고가 될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기초 군사훈련을 잘 받는다면, 앞으로의 군 생활에 어떤 고통과 시련이 닥치더라도 굳게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또한 자신이 최고라는 자신감을 갖고 군 생활을 한다면 그 어떤 적도 두렵지 않은 강한 군인이 돼 있을 것이라 믿는다. 수료를 앞둔 지금 그간 나의 부족함을 채워 주신 부모님이 매우 크게 느껴진다. 또한 지난날 부모님께 하지 못한 효도를 대신해 여기서 다진 부지런함과 인내심으로 솔선수범해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겠다.

 “부모님! 아들 충현이가 올바르게 교육받고 군에 입대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은 20개월 열심히 군 생활하며 더욱더 많은 것을 배워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군인이자 부모님의 멋진 아들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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