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훈련병일기

율곡 전우 파이팅

입력 2013. 11. 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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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료식 당일 아침, 떨리는 마음으로 연병장으로 입장하는 순간 나는 정말 많이 놀랐다. 지난 5주라는 시간이 나를 얼마만큼 성장시켜 줬는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우들과 그리고 나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당당하고 패기에 차 있었다. 아들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찾아오신 부모님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움직임이 분명히 아니었다. 나는 바뀌어 있었다. 그동안 내가 감히 짐작하고 가늠할 수 없었을 뿐.

 발맞춰 멋지게 입장하고 모두가 하나 된 순간 우리는 환희의 느낌을 받았다. “이제 나도 대한민국의 진정한 군인이구나, 멋진 군인으로 다시 탄생했구나!” 그동안 받았던 교육훈련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며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동시에 벅차오르는 감동도 함께 선물로 받았다.

 우리를 보며 고생했다고 자랑스럽다고 박수를 쳐주신 가족과 친구들을 만났다. 사실 군대에 가기 전에는 그렇게나 떠나보내기 아쉬웠던 그들이지만 오늘은 그리움을 넘어선 무언의 책임감도 내 어깨에 짊어지게 됐다는 마음이 문뜩 들었다.

 열매를 맺는 과정이란 이토록 아름답고 신비한 것일까? 비록 그 과정은 피곤하고 고단할지라도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동안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과 기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아직도 그 순간 그 여운을 잊지 못한다. 행사 막바지에 함께 외쳤던 훈련병 구호도 그렇다.

 “준비는 완벽하게, 응징은 강력하게, 율곡 전우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

 그동안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기들의 소중함과 믿음직스러움이 다시 한번 느껴졌다.

 비록 이제 막 훈련병 기간을 마쳤을 뿐이고 우리에게 남은 군 생활은 아직 길지만, 수료식 행사를 훌륭하게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군 생활의 시작을 멋지게 해낸 것이 아닐까?

모두 자신감을 갖고 멋진 군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수료식에서 우렁차게 외쳤던 것처럼, 수료식을 통해 설악산의 웅장함과 동해의 넓은 기상을 품고, 22사단의 훌륭한 한 사람의 일원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내가 오늘 가슴으로 품은 내 조국을 위해 오늘도 열정을 불태우리라. 반드시 승리하리라.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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