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영화 속 전쟁이야기

테러단체 수장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 다뤄

입력 2013. 10. 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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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코드네임 제로니모’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사상 초유의 테러 발생  10년 후 美 특수부대가 테러 집단의 중심<빈 라덴> 제거에 성공해

 

영화 ‘코드네임 제로니모’의 포스터.

2001년 9월 11일, 사상 초유의 테러가 발생했다. 국제 테러 단체인 알 카에다에 의해 납치된 여객기는 미국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충돌해 무려 3000여 명의 희생자를 낳았고,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 역시 공격을 받았다. 알 카에다의 기상천외한 자살 테러는 전 세계를 테러의 공포에 빠뜨렸으며,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에 미국은 알 카에다를 지원해 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하고, 2년 후에는 후세인의 이라크를 공격했다.

 그런데 이러한 전쟁 기간에도 정작 테러단체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은 건재했다. 그의 행적은 갖은 소문만 난무한 채 묘연했으며, 테러 집단의 중심으로 그 영향력을 유지했다.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지 약 10년 후인 2011년 5월 1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에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을 발표했다. 과연 빈 라덴은 어떻게 제거됐을까?

  영화 ‘코드네임 제로니모’(Code Name Geronimo, 2012, 감독 존 스톡웰)는 빈 라덴 제거 작전을 다룬다. 영화 제목의 ‘제로니모’는 백인을 공포에 떨게 했던 아메리카 인디언 아파치족 추장의 별명이다. 이는 미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빈 라덴을 은연중에 암시한 것이다.

 유명한 전쟁 철학자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중심의 식별’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때 중심은 전쟁의 성격과 국가의 형태에 따라 일반적으로 적의 수도, 군대, 지도자, 여론 등이 될 수 있다. 특히 독재국가의 경우, 다른 성격의 국가에 비해 국가 지도자 중심으로 보다 비중 있게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볼 때 테러단체의 수장이었던 빈 라덴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중심임이 틀림없었다.

 이러한 지도자와 같은 중심은 과거의 전쟁에서는 암살을 통해 제거되거나, 적국의 영토를 빼앗고 들어가면서 최종적으로 항복을 받아내면서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은 그 양상을 바꿔 놓았다. 인공위성, 무인 항공기 등의 감시자산을 통해 입수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밀 타격 무기로 타깃을 공격함으로써 지도자를 제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속 정확하게 중심을 제거하는 것은 전쟁을 단기간에 손쉽게 끝낼 수 있는 매력적인 방안이었다.

 하지만 실제 전쟁에서 중심을 제거하기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은 ‘충격과 공포’ 작전 개시 이전에,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려는 ‘참수작전’을 실시했다. 당시 후세인이 바그다드 근교에 있는 도라 농장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자 이곳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후세인은 그 자리에 없었고,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무려 10년 넘게 자취를 감췄던 빈 라덴을 찾아낸 것은 최첨단 감시 장비나 인공위성이 아니었다. 물론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빈 라덴의 은거지를 찾고 이를 빈 라덴의 소재로 확신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인간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전부터 CIA 및 각 군 특수부대 등의 활동을 통해 빈 라덴을 찾고자 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으며, 현지인을 고용해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모습은 영화에서도 묘사하고 있다. 현지인과 CIA 정보 분석반의 실시간에 이뤄지는 작전을 통해 빈 라덴 은신처에 대한 정보의 정확성을 높였던 것이다. 결국 인간이 정보의 정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파키스탄의 한 민가에 빈 라덴이 있다는 확신이 서자,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작전을 개시한다. 영화는 작전에 투입된 네이비실 팀의 훈련과정과 작전 시행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 빈 라덴 제거 작전을 마치 텔레비전 중계를 하듯 생생하게 전달한다. 작전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빈 라덴 제거 작전에서 이들은 평소 훈련을 받은 대로 전투원과 비전투원을 구분해 목표물만을 타격하며 중심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이와 같은 성공의 뒤편에는 감춰진 이야기가 존재했다. 특수부대에는 알게 모르게 내부적인 갈등이 있었다. 영화에서는 그들의 인간적 고뇌를 보여주며 군인의 길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 작전에서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팀워크를 선보이며 내부적 갈등이 결코 임무 완수에 차질을 주지 않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미 특수부대가 세계 최고인 이유가 잘 드러난다. 어마어마한 양의 훈련과 최첨단 무기를 활용한 수준 높은 전기 연마, 그리고 우리가 최고라는 자부심과 팀워크로 똘똘 뭉쳐 있었기 때문이다.

<심호섭 대위·육군사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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