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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병사가 다닥다닥…36.5℃ 난로를 옆에 끼고 자는 것 같았지

김가영 기사입력 2013. 07. 24   19:35

그땐 그랬지-신근중 해병대상륙지원단 수송대대 주임원사

악취 나는 화장실에 모기와의 전쟁까지 선풍기도 없어 곤욕

 

 

1982년 임관해 31년간 전국 각지의 해병대 부대에서 근무해 왔다. 야지에서 몸을 움직여 임무를 수행하는 시간이 많은 군인에게 여름은 힘든 계절이다.

하지만, 임관 초기와 현재를 비교해 보면 엄청나게 여름나기 환경이 좋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 장병들은 훨씬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다 입대해 더위와의 전쟁을 벌이느라 힘들겠지만, 1980년대 선배 전우들이 극복했던 열악한 환경을 들으며 위안을 삼았으면 좋겠다.

 그 시절 여름을 생각하면 무더위보다 ‘모기와의 싸움’이 더 기억에 남는다. 요즘은 신형 생활관이 늘어난데다 부대 환경이 잘 정비되고 주기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덕분에 모기가 많이 줄어 출입문과 창문 방충망으로도 충분히 모기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방역도 부실하고 여기저기 물웅덩이가 있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모기가 너무 많아 생활관에서 모기장을 친 후 잠을 청하곤 했다.

 생활관 환경도 보잘것없었다. 지금이야 선풍기는 기본이고 에어컨을 설치한 신형 생활관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지만, 그 시절엔 선풍기조차 없는 생활관이 수두룩했다.

거기다 인구밀도는 어찌나 높은지. 요즘은 생활관 상당수가 침대형으로 바뀌어 한 공간에 8명 정도가 생활하지만, 예전에는 비슷한 넓이의 공간에 20명 안팎의 병사가 다닥다닥 붙어서 자곤 했다. 바깥 날씨도 더운데 36.5℃짜리 난로가 양옆에 붙어 있으니 그 더위란 말해 무엇하랴.

 궁여지책으로 뜨거운 태양열에 얇은 슬레이트 지붕이 달아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지붕에 물을 뿌리거나 차광막을 씌우기도 했다. 또 지붕 위에 흙을 두껍게 덮고 식물을 키우기도 했다.

 화장실 이용도 고역이었다. 지금은 대부분 화장실이 수세식으로 현대화됐고 일부 부대의 경우 비데까지 설치한 곳도 있다지만 당시에는 재래식 화장실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악취가 나는 것은 둘째 치고 파리 등 각종 해충 발생의 온상이 되곤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가 됐다. 


김가영 기자 < kky7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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