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新병영일지

나를 업그레이드하는 軍<65·끝>육군3야전군사령부 13정보통신단 서동숙 상사

글·사진=김가영

입력 2012. 12. 24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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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군인 워킹맘’ 도전은 쭈욱~ 계속된다


늦깎이 학생 ‘통신설비기능장’ 자격 취득 공부·근무 병행하며 대학원 진학 준비 중

육군3야전군사령부 13정보통신단 63 통신운용대대 서동숙(가운데) 상사가 부서원들과 함께 완벽한 임무수행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힘들었지만 늦깎이 공부를 하면서 임무수행능력도 훨씬 높아졌고 아이들의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일거양득인 셈이죠. 귀중한 기회를 주신 우리 군에 감사드립니다.”

 육군 3야전군사령부 13정보통신단 63 통신운용대대 서동숙(36) 상사는 최근 통신설비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해 국내에서 여성으로서는 세 번째로 통신설비분야 최고봉에 오르게 됐다. 서 상사가 현역 군인에 개구쟁이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는 워킹맘이기에 이런 성과는 더욱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녀가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몇 초의 광고에서 만들어졌다. 상업계 고교를 졸업한 후 부사관의 길을 걷고 있었지만 늘 배움에 갈증을 느끼다 출근길 라디오에서 우연히 ‘평생 기술로 평생 직업’이라는 한국폴리텍대학의 학생모집 광고를 듣게 된 것이다. 그 광고를 계기로 마른 장작에 불씨가 떨어진 듯 배움에 대한 열정이 솟구쳤다.

 이후 공부할 기회를 찾다 군 위탁교육생으로 선발되면서 폴리텍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위탁교육생으로 선발되고 대학에 입학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어려움은 그 후였다. 상업계 고교를 졸업한 서씨가 통신설비라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통신부대에서 근무했지만 많은 것이 낯설고 어려웠다. 그때부터 서 상사는 자신을 독하게 밀어붙였다.

 이해가 안 되면 외우고, 다시 이해하기를 반복했다. 등굣길에 두 시간이나 전철을 타야 했지만 피로감보다 늦깎이 학생이라 행여 어린 동급생들에게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항상 앞섰다. 모르는 부분은 교수님께, 함께 위탁교육을 받는 부사관들에게 그리고 한참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 물어서라도 반드시 알고 넘어갔다. 공부하다 깊은 밤에야 전등 스위치를 껐지만 쉽게 누울 수 없어 다시 책을 펴는 날도 많았다.

 서씨의 노력은 성적표를 통해 오롯이 나타났다. 전 과목에서 A+를 받은 것이었다. 학교 성적이 좋으니 자격증 취득도 그만큼 가까워졌다. 1학년 1학기에 무선설비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더니 다음 학기에는 정보통신기사, 2학년에 들어서는 전자계산기기사·전자계산기응용기사·통신선로산업기사까지 숨 가쁜 자격증 취득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통신설비기능장을 취득하면서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직업능력개발 교사(통신 2급)로도 선발됐다. 다시 업무에 돌아온 서 상사는 업무 면에서 이전과 비교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능력을 갖추게 됐다.

 “통신부대에서 근무하다 보니 위탁교육 내용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전에는 제가 담당하는 분야 외에는 잘 몰랐는데 이제는 전 분야를 잘 이해하게 돼 자신감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시야가 확 넓어진 셈이죠.”

 그녀의 업무 능력은 김재성(중령·학사 19기) 대대장을 비롯한 전 부대원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노창만(원사·48) 대대 주임원사는 “서 상사는 지시받은 업무뿐만 아니라 스스로 해야 할 업무를 찾아서 완벽히 처리하기 때문에 선배들의 신임을 받는 것은 물론 동료들의 찬사를 받고 후배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들을 돌볼 시간은 줄었지만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가정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따로 하지 않아요. 아이들도 엄마가 공부하는 뒷모습을 보며 책 보는 것이 어느새 자연스러워졌거든요. 제가 이룬 것도 뿌듯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 제게 더 큰 기쁨입니다.”

 그녀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에도 근무를 계속하며 꾸준히 학점 은행제 강의를 들어 학사학위까지 거머쥔 데 이어 이제는 대학원 입학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제 2012년도 저물어갑니다. 내년에는 더욱 업무에 매진하고 공부에도 소홀하지 않아 우리 군 최고의 통신 전문가가 될 겁니다.” 


 그동안 ‘신 병영일지-나를 업그레이드하는 군’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더욱 알차고 흥미로운 장병들의 소식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글·사진=김가영 기자 < kky7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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