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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테러·지뢰탐지… ‘식물이 무전을 치네’

입력 2012. 01. 30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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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테러·지뢰탐지… ‘식물이 무전을 치네’미리보는 미래무기‘바이오 테러 조기경보 감시식물’탄저균 등 생화학 물질과 땅속 폭발물도 감지 반응성은 늦지만 탐지견보다 100배가량 민감


 2001년 월드 트레이드센터(WTC) 테러와 탄저균 소동을 겪은 미국은 바이오테러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미 국방부가 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신의 집 베란다에서 항상 당신을 쳐다보고 있다가 유해성 화학물질이나 바이오 에이전트(biological agents)가 침입 시 이를 즉각 발견해 이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주는 식물은 없을까?

 이라크 전쟁이 한창일 때 미군이 바그다그 진입 공격을 신중히 한 것은 후세인 정부가 생화학전으로 대응할 것에 대한 철저한 준비 때문이었다.

바이오 테러는 수천, 수만 명의 민간인을 한순간에 몰살시킬 수 있는 파괴력이 있으며, 다른 어떤 형태의 테러보다 치명적이고 잔인하며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시대에 전 세계 어디든지 하루면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어떤 특정한 자극(stimuli)에 특정한 방법으로 반응하고, 그러한 반응을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내는 ‘감시 식물(Sentinel Plants)’이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의 지원하에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연구원들에 의해 개발됐다.

 이 대학 연구팀은 전체 유전자 서열지도가 밝혀진 개구리자류 식물을 다양한 자극에 노출시키고 그 반응을 면밀하게 조사한 결과 센서 단백질(sensor proteins)들이 특정 에이전트를 감지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향후에는 이 전체 프로세스가 플러그 앤 플레이되는 키트를 개발하고 이 키트들을 식물에 주사함으로써 다양한 상황에서 감시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이 연구는 앞으로 대기·물·토양에 숨길 수 있는 어떤 화학적 물질도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수 있고, 연구개발이 성공한다면 이들 식물들이 탄저균·천연두균이나 땅속의 폭발물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데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전쟁 에이전트, 탄저균의 출현을 감시하는 것 이외에도 농부들에게 그들의 농작물에 어떤 병원균이 출현했는지를 사전에 알릴 수 있고, 땅속의 지뢰도 찾아낼 수 있다.

 최근에는 화약 냄새를 맡는 식물이 등장했다.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팀은 화약 성분을 튤립 등의 식물에 노출시켜 엽록소 색깔이 변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화약 성분을 감지하도록 조작된 이들 식물들은 엽록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유전자를 조작해 화약의 주요 성분인 TNT 등에 노출시키면 색깔이 누렇게 변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두세 시간 이상 노출돼야 보통 사람들도 확실히 알아챌 수 있을 만큼 반응성(색깔 변환)이 늦지만, 폭발물 탐지견보다 100배가량이나 민감한 것으로 확인돼 화약 성분에 반응하는 시간만 앞당길 수 있다면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까운 미래에는 24시간 친구처럼 신진대사 작용을 하면서 외부로부터 생화학적 위험을 즉각 알려주는 감시식물이 무기나 실생활에 활용되지 않을까?  

김성영 국방기술품질원 선임연구원

※ 편집=남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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