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병영의달인

<31·끝>부사관 인력 획득 육군 모집홍보관 양희복 원사

글·사진=김가영

입력 2011. 12. 30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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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군에 대한 열망 고통마저 즐거웠다


육군2군단 양희복 원사가 모집홍보차량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양 원사는 육군 모집홍보관인 만큼 군단 소속이지
만 육군본부 근무복을 입고 활동한다.

양희복 원사가 부사관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병사와 상담하고 있다.

 ‘친절히 상담해 드립니다.’

 육군2군단 양희복(48·부관부후 116기) 원사의 명함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그것도 빨간색으로.

 사회의 영업담당 직원이면 몰라도 군 내에서 이런 명함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는 육군 모집홍보관으로 부사관 인력획득 활동을 하는 양 원사의 임무와 무관치 않다.

 육군은 현재 전국 12개 지역에서 15명의 모집홍보관을 지정해 육군 인력획득의 첨병으로 삼고 있다. 우수인력획득 사업을 참모총장 핵심과업으로 선정한 육군의 전방위적인 노력과 양 원사 같은 모집홍보관들의 활약에 힘입어 육군은 올해 장교의 경우 105%, 부사관은 120% 획득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양 원사의 경우 226명인 올해 획득 목표를 111% 달성, 인력획득 유공자로 선발돼 이달 초 부부동반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는 특전을 누리기도 했다. 이른바 ‘인력획득의 달인’인 셈이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달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양 원사의 주요 업무는 강원 영서지역 고교·대학을 방문해 육군 간부모집 설명회를 하는 것. 하루에도 낯선 사람을 수없이 만나고 많은 학생들 앞에 서려면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이 유리할 듯한데, 의외로 양 원사는 낮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전하는 성격이었다.

 “부관병과여서 그동안 인사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모집홍보관 공고를 보고 남 앞에 나서서 용기 있게 말해 보는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살아왔던 방법을 바꿔 보고 싶었죠.”

 그러나 살아왔던 방법을 바꾸는 일이란 쉽지 않았다. 지난해 2월, 4년 임기의 모집홍보관 보직을 받은 후 만만찮은 시간들을 보냈다.

 “웅성대는 학생들을 조용히 시키고 제 얘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그나마 요령이 생겼습니다. 지루해질 만 하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노하우를 터득했고, 취업이 사회적인 이슈인 만큼 간부의 안정적인 직업성을 강조하면서 비전을 제시하면 자연스럽게 주목하게 되죠.”

 가장 쉽지 않은 것은 대학 대상 홍보활동이었다. 전문대를 주로 방문하는데 과별로 수업 시간이 제각각인 대학 특성상 교수 면담이 쉽지 않았다. 잡상인도 아닌데 하염없이 학과장·교수들과의 면담을 기다리다 보면 자신의 일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했다고. 하지만 전투력 창출의 근간인 우수인력 획득이라는 임무를 양 어깨에 짊어졌기에 이런 어려움에 물러설 수는 없었다.

 “명함 한 장 놓고 간다고 될 일이 아니거든요.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얘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메모해 가며 힘들고 어색해도 최대한 자주 찾아갔습니다. 거의 영업인 셈이죠.”

 영서지역에는 전문계고가 12곳, 인문계가 46곳, 여고가 12곳, 전문대가 6곳이다. 이 중 전문계고는 학교마다 일 년에 3~4번씩, 전문대의 경우 학교마다 별 일이 없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간다. 실무자를 만나 모집관련 정보도 전하고 친근감도 높이기 위해서다.

 군에 무지하던 학생들이 차근차근 군인의 길로 향해 가는 것을 보는 보람도 무거운 어깨를 가볍게 하는 원동력이다.

 “지금 28사단에서 하사로 근무하고 있는 친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몸에 문신이 있어 간부가 되려면 제거해야 했는데 문신 제거 비용도 비싸고 또 여러 차례 제거 시술을 받아야 해서 힘들거든요. 6개월간 지속적으로 통화하면서 무료로 시술받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해 줬습니다. 결국 임관에 성공했는데 어머니께서 감사전화를 주시고, 그 친구도 군 생활 잘하고 있다고 연락해 왔을 때 참 뿌듯했지요.”

 인터뷰 중에도 그의 휴대전화는 쉴 틈이 없었다. 학생들의 상담전화였다. 성가실 법도 하건만 양 원사는 신체검사에 대한 궁금증부터 체력단련법까지 지망생들의 문의에 마치 자상한 선생님처럼 자분자분 답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세상 일이 다 똑같더라고요. 부지런히 노력하다 보면 느리지만 반드시 알찬 성과가 나오더군요. 내년에도 모든 창의적 수단을 활용해 홍보활동을 전개하겠습니다.” 양 원사가 인력획득의 달인이 된 소박한 비결이 이 말 속에 녹아들어 있었다. 

글·사진=김가영 기자 < kky7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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