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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한국과학창의재단 공동기획<81>올 여름 최악 `전력대란' 예고

입력 2011. 06. 07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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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계속되는 공업화·가뭄 … 전력난 `허덕'


3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전력난이 지금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통해 전력 부족에 대한 예비 경보를 발령하고 대책을 마련해 왔으나 전력 고갈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5월 24일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및 중국경제망·투자쾌보·화하시보·서은증권·제일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전력난이 가장 심한 곳은 장쑤(江蘇)·저장(浙江)·후난(湖南) 성이다. 전력난이 시작된 장쑤 성의 경우 하계 전력 사용량이 최대 1100만kW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약 16%의 전력 부족난이 예상되고 있다. 3월부터 화학공업·건자재·철강·시멘트·호텔 등 약 6만8000개 기업들에 대해 송전 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올 여름 중국은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 원전 공사 장면과 송전탑 설치공사 장면.
                                                                                               사진= 중국전력 홈페이지


올해 1분기에만 전력 사용량 13% 늘어

 저장 성의 경우 5월 전력량만 약 200만~300만kW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세 개를 켜고 한 개를 끄거나, 다섯 개를 켜고 두 개를 끄는(開三停一 開五停二)’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나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절전 규모를 더욱 늘려야 할 상황이다.

 후난 성은 3월 중순부터 전력난이 가중되기 시작해 현재 약 400만kW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정부는 강철·철합금·전지·시멘트·수산화나트륨·전해알루미늄·인·아연제련 등 고에너지 소모 업종에 대해 전력대금 차별화 및 제한조치를 실시하고 한도를 초과하는 기업에 대해 벌금성 전력 가격을 부과할 계획이다.

 중국전력기업연합회 추산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전력 사용이 피크에 달하는 올 7~8월 중국 전체의 전체 전력 부족량이 3000만kW에 달하고, 특히 저장·장쑤·후베이·후난·장시·허베이·산동·구이저우 등의 전력난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전력난이 이처럼 가중되고 있는 것은 중국 내에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이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루이인증권(瑞銀證券)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의 전력 사용량이 약 13% 늘었는데, 이는 공업용 전력 사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 개월간 유색금속·시멘트·화공원료 등의 생산이 늘어난 것도 전력난을 가중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국가에너지국도 올해 화공·건자재·철강제련·유색금속제련 등 4개 업종의 전력 사용이 크게 늘어나 중국 전체 전력 사용량의 32.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전력기업연합회는 올해 1분기 시멘트 등 5대 고에너지 소모 업종의 전력 사용량이 전년 동기대비 11.3% 늘어났으며 제조업 전체 전력 사용량의 62.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또 다른 원인은 중국 정부의 전력가격 관리 시스템이다. 현재 중국은 전체 전력의 약 70%를 화력발전으로 생산하고 있다. 석탄 가격이 전기료 책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 2009년 이후 석탄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반면 전기료는 계속 억제돼 왔다.

원전에 한가닥 기대… 건설속도 빨라질 듯

 중국 정부의 전기료 억제는 곧 석탄 공급업체들의 공급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전력기업들 역시 전력을 생산할수록 적자를 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기 생산을 늘리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후베이·후난 등 전력난이 심각한 지역의 발전소에는 석탄 재고가 줄어들고 있으며, 화력발전 시간도 계속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후베이 성은 3월 초 223만8000톤의 석탄 보유량이 5월 현재 160만 톤으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역대 최저 보유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발전소에서 석탄이 부족해 발전을 못하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

 전력난의 또 다른 원인은 가뭄이다. 지난해 겨울 저장·푸젠·장시 성 등지에서 발생한 가뭄은 올 1분기 수력발전소의 발전량을 감소시켰다. 하절기를 전후해 우기가 닥치면 수력발전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비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전력난이 가중되자 중국 정부는 낙후된 생산라인에 원인이 있다고 보고 공업정보화부를 통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제철·제강·코크스·철합금·구리제련·납제련·아연제련·시멘트·판유리·제지 등 10개 업종을 대상으로 낙후된 생산라인을 도태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력이 부족한 기업들 역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력제한 조치가 시행되자 기업들은 가동 손실을 줄이기 위해 휘발유·디젤유를 사용해 자체 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기름이 동나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등 전력난에 이은 기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의 전력난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 너무 낮은 전기료시스템, 가뭄, 낙후된 생산시설 등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올 여름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뒤늦게 전기료를 인상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상황을 극복하기는 역부족인 것 같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근본적인 전력난을 타개할 수 있는 원전 건설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관계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화력발전소를 돌릴 수 있는 석탄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내 고에너지기업들이 급속히 늘고 있어 원전 건설 외에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전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중국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는 13개지만 신규 건설 중에 있는 원자로는 2배가 넘는 27개에 달한다. 지구상에 건설 중인 원자로 가운데 절반이 중국에서 건설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중국은 여기에 더해 50개의 새로운 원자로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이어 110개의 원자로를 추가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강봉 사이언스타임즈 편집위원 aacc4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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