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할리우드가본6·25전쟁

<49> 네빌 브랜드 주연의 `바다에서의 귀환'

입력 2011. 03. 18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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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함서 펼친 해군 활약 보는 재미 `쏠쏠' 부사관의 핑크빛 로맨스



네빌 브랜드 주연의 `바다에서의 귀환' 포스터.


ㅇ 감독·제작 : 레슬리 슬랜더(Lesley Slander) 
ㅇ 제작사 : Allied Artists
ㅇ 배역 : 프리다(Jan Sterling), 지미(John Doucette), 찰스 맥리시 해군상사(Neville Brand), 함장(Walter Leed)
ㅇ 상영시간 : 79분
ㅇ 색상 : 흑백 
ㅇ 제작연도 : 1954년

  오늘 다루는 영화는 젊음을 국가를 위해 바친 바다의 사나이와 그의 사랑을 다룬 영화, ‘바다에서의 귀환(Return from the Sea)’이다.

 6·25전쟁 정전 후 꼭 1년 만에 개봉된 ‘바다에서의 귀환’은 네빌 브랜드(Neville Brandㆍ1920~92)가 출연한 영화다. 그는 39년 입대하여 제2차 세계대전 시 육군병장으로 유럽에서 독일군과 전투를 벌였으며, 45년 종전과 함께 제대했던 인물이다.

 특히 그는 전투 중 오른팔에 총상을 입었으나, 죽음을 무릅쓰고 적을 격퇴하는 등 여러 번 큰 무공을 세웠으며, 미군 중에서 무공훈장을 네 번째로 많이 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제대 후 영화배우 겸 TV 드라마에 출연해 주로 조연을 맡아 악당으로서의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처음 주연으로 출연한 ‘바다에서의 귀환’에서는 군인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해군 부사관 역을 맡아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

 네빌 브랜드의 상대역은 잔 스털링(Jan Sterlingㆍ1921~2004)이다. 그녀는 1950~60년대에 잘나가는 배우였다. ‘바다에서의 귀환’과 같은 해(54년)에 개봉된 항공기 재난 영화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작품, ‘진홍의 날개(The High and the Mighty)’로 그녀는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었다. 56년에는 조지 오웰의 소설을 최초로 영화화한 ‘1984년’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었다. 그러나 60년대에 들어 급격히 사양길로 접어들어, 이후 영화보다는 주로 TV 드라마에 출연했다.

 한편 ‘바다에서의 귀환’을 연출한 레슬리 슬랜더(Lesley Slanderㆍ1900~79) 감독은 30여 년간 무려 127편의 극영화와 15편의 TV 드라마를 만든 다작의 영화인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영화팬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명화를 남기지는 못했다.

 B급 영화의 전형의 하나인 ‘바다에서의 귀환’은 예산상의 제약으로 화려한 전투 장면을 볼 수는 없지만 할리우드의 6·25전쟁 영화 중에서 항공모함이 아닌 구축함에서의 해군 활약상을 그린 보기 드문 영화다.

 영화는 한국의 어느 해안에서 시작된다. 미 해군 구축함 모건 호의 갑판장 맥리시 상사(네빌 브랜드 紛)가 부하들에게 적의 철교를 폭파하라는 마지막 임무를 하달한다. 2대의 보트에 몸을 실은 대원들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근처의 한국인 가정을 구해내기도 한다.

 임무를 마친 모건 호 승조원들은 산디아고 해군기지에서 30일 간의 휴가를 즐긴다. 배가 부두에 정박하자 다른 승조원들은 부인과 애인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지만 맥리시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다.

 맥리시는 20년 이상 해군에 몸담은 동안 여자 관계 등에 한눈팔지 않고 오직 군무에만 헌신해 온 군인이다. 철저히 외톨이가 된 그는 커피와 술을 파는 조그만 술집 ‘핑키스’에 들어가 주인과 얘기를 나눈다. 대화 중에 맥리시는 언젠가 집을 한 채 장만하기 위해서 이제부터는 부지런히 돈을 벌어야겠다고 말한다.

 이 술집의 종업원 프리다(잔 스털링)가 맥리시와 주인과의 대화를 무심코 듣게 된다. 그녀는 맥리시가 술에 만취해 몸을 잘 가누지 못하자 그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간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맥리시는 지갑이 없어진 것을 보고 놀란다. 잠시 후 그는 프리다가 써 놓은 쪽지를 발견한다. 지갑을 가지고 가니 ‘핑키스’로 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맥리시가 ‘핑키스’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프리다는 그에게 전에 누구도 자기 집에 데려가지 않았는데, 외로운 처지가 너무도 비슷해 동정심을 갖게 됐노라고 말한다. 둘은 프리다가 일을 끝내면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맥리시는 택시를 타고 해군기지로 가는데, 마침 운전사 지미가 프리다와 잘 아는 사이다. 운전사는 맥리시에게 프리다의 남편이 일본의 진주만 공격 당시 목숨을 잃었다고 알려준다.

 그날 저녁, 맥리시와 프리다가 만났을 때 둘은 브루클린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구나 이야기 도중에 맥리시가 브루클린에서 풍자극을 주로 무대에 올리는 극장에 자주 갔다고 하자 프리다는 자기가 그곳의 매표원이었다고 말하면서 둘은 급속히 가까워진다.

 맥리시는 프리다에게 기회가 되면 결혼도 하고, 집도 하나 장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프리다는 답변을 유보하지만, 맥리시에게 키스를 하고 헤어진다.

 며칠 후 택시 운전사 지미는 맥리시와 프리다에게 아보카도 숲속의 집을 한 채 보여준다. 맥리시는 지미가 프리다의 시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미는 계약금 1000달러를 지불하면, 그 집을 살 수 있으며, 아보카도를 팔면 나머지 대금을 지불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맥리시와 프리다는 집을 사기로 한다.

 다음 날, 맥리시는 구축함을 타고 다시 한국 전선으로 돌아가며, 프리다는 그의 안전한 귀환을 기원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맥리시에게 매일 오후 6시 ‘핑키스’에서 그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한다.

 구축함 모건은 진주만을 거쳐 압록강 인근으로 이동한다.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미군 폭격기들이 북한지역의 교량들을 폭파시키지만, 적의 대공포에 맞아 바다에 불시착한다. 모건 호의 승조원들은 조종사들의 구출작업을 개시한다. 그렇지만 구조작업은 위험하다. 인근에 무수한 기뢰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맥리시와 부하들은 조종사들을 구출하려고 배를 해변에 너무 접근시키는 바람에 기뢰을 맞는다. 갑자기 4대의 적기가 나타난다. 가까스로 그중 3대를 격추시키지만 이 과정에서 함장이 죽는다. 또한 신병 하나도 맥리시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둔다. 네 번째의 적기도 격추되지만 몸체가 구축함으로 떨어져 배가 큰 피해를 입는다. 맥리시도 이 과정에서 다리에 부상을 입는다. 한편 프리다와 지미는 맥리시로부터 소식이 있기를 기다린다. 드디어 맥리시는 태평양 연안의 해군 병원에서 다리 치료를 받는다. 목발을 짚고 퇴원한 그는 산디아고의 술집 핑키스로 간다. 그러나 주인으로부터 프리다가 며칠간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맥리시가 술집을 나서는데 마침 지미가 들어오며, 그도 프리다가 어디 갔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때 프리다가 허겁지겁 들어온다. 그녀는 맥리시가 샌프란시스코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에 갔다 오는 길이라고 설명한다.

 얼마 후 맥리시는 프리다와 결혼식을 올리며 22년간의 해군 부사관으로서의 생활을 마감하고 프리다와의 결혼생활을 즐기기로 한다. 퇴임 전 맥리시는 전선으로 떠나는 구축함에 초대받는다. 모든 장병이 선상에서 맥리시에게 경의를 표하며 선물을 준다. 맥리시는 장교와 병사들에게 경례하고 아내가 기다리는 부두로 돌아온다.

 <이현표 전 주미한국대사관 문화홍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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