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혼'으로 뭉친 진짜 백골
국방일보는 연대급 이하 부대의 전통과 부대혼, 상징물들을 발굴해 부대의 명예를 높이고 장병들의 자부심을 제고하기 위해 오늘부터 매주 목요일자에 ‘부대열전’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1948년 경북 포항에서 창설된 진백골연대는 창설 당시 공산당의 만행을 견디다 못해 자진 월남한 서북청년단원들이 대거 자원입대해 부대의 주축을 이뤘다. 이들은 6ㆍ25전쟁이 발발하자 ‘죽어 백골이 돼서라도 끝까지 조국을 수호하고, 두고 온 북녘 땅을 자유의 품속으로 되찾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철모 양쪽에 백골을 그려 넣고 전투에 임했고 전쟁기간 동안 가장 용맹하고 전투를 잘하는 부대로 명성을 떨쳤다. 이 같은 ‘백골혼’으로 무장된 진백골연대의 부대정신은 사단 전 장병의 가슴 깊이 아로새겨져 백전백승의 신화를 낳는 밑거름이 됐고 이를 기리기 위해 62년 사단을 ‘백골부대’로 명명했다.
6ㆍ25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1949년 8월 4일 옹진전투에 참전한 연대는 적 3여단의 공격을 격퇴함으로써 김일성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50년 6ㆍ25전쟁이 발발하자 연대는 한강방어 전투에서 필사적으로 적을 저지해 적 1083명을 사살하고 13명을 포로로 잡는 전과를 거두고 한강방어선에서 적을 6일간 지연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50년 8월 17일 낙동강 방어작전의 중요한 거점이었던 기계를 탈환했다. 이 전투에서 적 1250명을 사살하고 대구경포 10여 문, 중소화기 12대 트럭분과 각종 차량 30여 대를 노획했다. 이 전공으로 대통령 부대표창과 연대 전 병사 2계급 특진의 영광을 안았다.
그 후 용전을 거듭하던 연대는 형산강에서 양양·함흥·청진·부령까지 최선봉부대로 북진했다. 50년 10월 1일 38선을 돌파한 이래 10월 10일에는 원산을, 17일에는 함흥을 차례로 탈환했으며, 같은 해 11월 30일에는 혜산진보다 수백 리 북쪽인 북위 42도 선상에 위치하고 있는 한ㆍ만 국경선 최북단 함경북도 부령까지 진격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육군에서 ‘5ㆍ22 완전작전’으로 명명한 92년 비무장지대(DMZ) 대침투작전이나 2009년 3월 18일 월북을 기도한 일본인을 현장에서 체포한 작전 등 DMZ 완전작전의 표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진백골연대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백기웅 상병은 “철모에 그려진 백골 마크만 보고도 혼비백산해 도망갈 만큼 적이 가장 두려워하던 부대에서 근무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며 “아버지를 비롯한 선배 전우들의 위대한 업적과 전통을 이어 나가기 위해 촤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적과 전투만 생각하는 진짜 군인-간담 서늘해지는 대적관 구호 5가지 만들어 근무투입전 사격훈련·실내 군장검사 등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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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사단 진백골연대 장병들이 4일 오후 철통 같은 대비태세를 유지한 채 GOP 철책 점검을 하고 있다. 강원 철원=이헌구 기자 |
“북괴군의 가슴팍에 총칼을 박자! 박자! 박자!”
하루 종일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4일 오후.
북쪽의 평강과 남쪽의 김화ㆍ동성을 잇는 철의삼각지를 가로지르는 최전방 철책을 앞에 두고 장병들이 외치는 우렁찬 구호에 주위의 적막감이 한꺼번에 날아가 버렸다.
최전방 GOP 경계를 맡고 있는 육군3사단 진백골연대 장병들이었다.
디지털무늬의 신형 방한복에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린 방한마스크를 쓴 장병들의 검은 눈동자가 유난히 더 빛나 보였다.
소초장으로부터 실탄을 건네받은 장병들이 모두 정렬하고 근무지로 이동하기에 앞서 장병들은 듣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대적관 구호를 외쳤다.
이날 장병들이 외친 구호는 “북괴군의 가슴팍에 총칼을 박자”와 “쳐부수자 북괴군, 때려잡자 김부자” 두 가지.
부대는 이외에도 “멸공통일 최선봉, 천하무적 백골사단” “부관참시 김일성, 능지처참 김정일ㆍ김정은” 등 총 다섯 가지의 대적관 구호를 만들어 매번 근무투입에 앞서 두 가지씩을 외치고 있었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도발 등으로 6ㆍ25전쟁 이후 가장 심각한 안보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전 장병이 각인하고 어떠한 도발도 현장에서 상황을 종결시키고 철저히 응징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는 게 진백골연대 이동욱(대위) GOP중대장의 말이다.
장병들은 근무에 투입되기 전 이외에도 몇 가지 절차를 거쳤다. 우선 실전감각을 익히기 위한 사격훈련을 했다. 근무에 투입되기 직전 즉각조치 사격훈련을 통해 근무 중 자신의 눈앞에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
이 훈련이 끝나자 실내 군장검사가 이어졌다. 이때 가장 강조되는 건 정신무장. 소초장의 특별정신교육과 지휘관 전달사항 등을 통해 근무에 투입되는 장병들의 전투의지를 더욱 고양시키고 있었다. 또 꼼꼼한 건강상태 체크와 작전활동 숙지 등의 절차도 거쳤다.
모든 절차를 마치고 경계근무에 투입되던 이석범 상병은 “근무투입 직전 자신의 화기를 이용해 실제로 사격해 봄으로써 내가 사용할 화기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생긴다”며 “특히 근무투입 전 외치는 대적관 구호는 어떠한 도발을 하더라도 철저하게 응징해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못 내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고양시킨다”고 말했다.
근무에 투입되는 부하 병사들을 격려하던 손재욱(중위) 소초장은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가장 용맹한 부대인 동시에 중서부 전선의 요충지를 담당하는 부대인 만큼 부대원 모두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선배 전우들의 위대한 업적과 역사를 이어 나가기 위해 부대원 전체가 오로지 적과 전투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정철재 대령·진백골연대장-“전투실상 고려“”전술훈련 중점”
부대원 모두에게 오로지 적과 전투만을 생각하는 진짜 군인이 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진백골연대의 일원이 된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진백골연대장 정철재(3사23기ㆍ사진) 대령. 정 대령은 부하들에게 ‘진짜 군인’이 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야만 지금 당장 싸워도 이길 수 있는 부대가 된다는 게 정 대령의 생각.
정 대령은 “연평도 포격도발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의 도발은 더욱더 무모해지고 있다”며 “적이 어떤 도발을 해 오더라도 조건반사적인 행동으로 적이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응징해 현장에서 작전을 승리로 종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확고한 대적필승의 정신무장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태세를 완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대령은 “그러기 위해서는 실전적이고 효과적인 교육훈련이 필요하다”며 “교육훈련은 전투임무에 중점을 두고 사격 잘하는 군인, 전장을 지배하고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전투체력 구비, 전투실상을 고려한 전술훈련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대령은 “이 모든 것을 갖추더라도 서로 믿고 정을 나누는 골육지정의 정신이 없으면 전투력을 발휘할 수 없다”며 “전 부대원이 형제 같은 전우애로 똘똘 뭉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강원 철원=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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