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우리부대의역사관

<26>육군1군단

이주형

입력 2006. 07. 06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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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일 먼저 창설되고, 제일 먼저 38선을 돌파했으며, 제일 먼저 땅굴을 발견한 부대. 그리고 제일 많은 전투 경험을 갖고 있으며, 제일 중요한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부대.육군1군단 역사관을 들어갈라치면 가장 먼저 이 다섯 가지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온다.군단의 빛나는 전통과 활동상이 함축적으로 녹아 있는 문구다. 더 붙이고, 더 뺄 것도 없이 군단이 어떤 부대인지를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문구가 의미하듯 군단은 우리 군의 역사와 부침을 같이하며 어느 부대보다 더욱더 자랑스러운 역사를 일궈냈다.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5일 경기도 평택에서 전군 최초의 군단으로 창설돼 낙동강 방어전투로부터 최초의 38선 돌파를 비롯해 청진·혜산진 탈환, 흥남철수작전에 참가하는 등 군단급 작전만 42회나 실시한 것,73년 3월에는 현 위치로 이동해 미1군단이 맡고 있던 지역을 인수함으로써 독립적·자주적으로 수도권을 방위하고 2004년 7월에는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를 창설해 판문점 경비, 대성동 주민 경호, 국가 차원의 남북 교류 사업 경호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까지 군단급 부대로는 가장 많은 6회의 대통령 부대표창을 수상하며 그동안 확고한 사명감을 갖고 전투와 교육훈련에 임해 온 성과를 군내외로부터 인정받고 있다.이렇듯 면면히 흐르는 군단의 백절불굴 정신과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 바로 역사관이다.85년 정신교육관으로 개관됐다가 95년 개·보수해 지금의 모습으로 탄생한 역사관은 부대역사실·북한도발실·광개토대왕실·부대활동상실 등 총 4개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면적은 62평으로 군단급 부대의 역사관 치고는 작은 규모.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문화장교 한재석 소위의 설명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처럼 작지만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알찬 내용들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역사관에 들어서자마자 정면에 백두산 천지 사진과 함께 군단과 예하 사·여단의 깃발이 보인다. 깃발의 숫자 I은 제일 먼저 창설된 군단이라는 의미이며, 테두리의 청색은 대한민국 지형을, 청색·황색·백색은 통일조국의 음양의 조화를 뜻하며 이 모든 것이 완성된 마크는 바로 정예 1군단에 의해 통일된 대한민국의 지형을 상징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수도권 방어의 최후 보루인 군단이 조국 통일의 주역이 되겠다는 굳건한 의지의 다짐이다.북한도발실은 실제 크기대로 모형을 만들어 놓은 땅굴을 비롯해 8·18도끼만행 사건 등 북한의 반민족적·비민주적 현실을 보여 주는 장소다.

    이어 군단의 상징 명칭이면서 또한 가장 강성한 국력을 자랑했던 고구려의 상무정신이 배어 있는 광개토대왕실을 지나면 현 부대의 활동을 집약해 놓은 부대 활동상실이 나온다.역사관의 전시 자료 가운데 특히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 바로 여기다. 그중에서도 지뢰 제거 장비·작업 모습이다.경의선과 개성공단 송전선로 건설, 그리고 민간인 통제선 이남의 지역 주민 안전을 위해 지금까지 약 1500발의 지뢰를 제거하며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잘 드러나 있는 까닭이다.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짧은 시간이나마 역사관을 한번 돌아보고 나면 방문객들의 태도는 확연히 달라진다.아기자기하게 전시돼 있는 각종 전시 자료를 통해 북한과의 화해·협력이라는 특수 상황을 인식하며 동시에 안보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새롭게 다짐하게 된다는 것이다.군단 정훈참모 김상호 중령은 “현재 역사관은 장병들의 국가관 확립, 사상무장, 군인정신함양 등 국민의 군대로서의 역할을 위한 장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전시물을 보완, 군단 정신이 영원히 깃들어 있는 역사관을 확대 개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훈공보부 한재석 소위-“친근감 느끼는 제2의 고향 되도록”

    “병사들이라면 신병 시절과 부대 집중정신교육 등 부대 정신을 배우기 위해 전역할 때까지 두 번 이상은 찾는 곳이 역사관입니다. 특히 신병 시절이 중요합니다. 하얀 천에 어떤 물을 들이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듯이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 생활하다 군대라는 새로운 세계에 접한 신병들에게 확고한 사명감과 안보의식을 다지는 데 있어 역사관의 가치는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 역사관의 의미를 밝히는 정훈공보부 문화장교 한재석(27·사진) 소위. 그는 전입온 지 3개월에 불과한 새내기. 하지만 전시 자료들을 설명하는 한소위의 모습은 능숙하다 못해 여유롭기까지 하다. 알고 보니 입대 전 중학교에서 도덕 과목을 가르친 선생님이라는 과거(?)를 갖고 있었던 것.그런 까닭에 상세하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장교라고 장병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소위는 오히려 자신의 설명은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단지 부대 역사를 기록한 책자 내용을 습득해 전달하는 것이기에 아직은 미약하다고.그렇기 때문에 파주 전적비 등 인근의 기념물을 직접 찾아다니며 확인하고, 언제 어느때나 자신 있게 눈으로 보듯이 흥미로운 설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이 지역은 개성공단 등을 통해 하루 수십 여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안보와 화해 협력이 공존하는 특수 지역입니다. 이러한 상황임을 인식시키고 더불어 국가 시책과 주민 숙원 사업들도 강조, 장병들이 보다 친근감을 느끼는 제2의 고향이 되도록 하는 데 더욱 힘쓸 생각입니다.”

    이주형 기자 < jatak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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