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우리부대의역사관

<9>육군오뚜기부대 역사관

이주형 기자

입력 2006. 03. 02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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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절불굴 부전상립’(百切不屈 不顚常立).
    중부 전선의 전략적 요충지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오뚜기부대의 정신을 요약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어떤 어려움에도 굴복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결코 넘어지지 않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강인한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그 의미처럼 부대의 지나온 역사는 찬란함 일색이다.

    부대는 국군의 태동기인 1949년 6월20일 한국군 군번 1번인 이형근 장군을 초대 부대장으로 강원도 강릉에서 창설돼 6·25전쟁 이전에는 태백산맥 일대에 준동하는 공비 토벌작전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의 첨병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또 전쟁 당시에는 영천지구 전투에서 적 15사단을 완전 궤멸시켜 조국을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구하고 아군에게 반격의 기틀을 제공하는 한편 안동·단양지구 전투와 양평·연천지구 전투 등을 통해 적을 파죽지세로 섬멸하고 평안북도 희천까지 진격함으로써 백절불굴 부전상립의 신화를 창조했다.

    이와 같은 부대의 정신과 전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 역사관이다. 부대 전 장병과 출신 선배 전우들의 마음의 고향이자 긍지의 원천이 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역사관은 사단 창설 제39주년 기념일인 1988년 6월20일 개관됐다. ‘부대 정신실’ ‘부대 소개실’ ‘민족사관실’ ‘6·25실’ ‘제2땅굴 모형실’ ‘오뚜기 전사실’ ‘오뚜기 웅비실’ 등 100평 규모에 7개실로 구성돼 있다.

    역사관에 들어서면 먼저 ‘부대 정신실’이 반갑게 맞아 준다. ‘부전상립’의 기백과 ‘백절불굴’의 근성으로 대표되는 오뚝이 정신과 부대 마크인 ‘오뚜기’, 경례 구호인 ‘돌격’(突擊)의 의미를 소개, 부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부대 소개실’은 창설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부대 주요 연혁을 알려 주고 있다. 총 10회에 걸친 대통령 부대표창과 역대 지휘관들의 존영, 재직시 사용했던 각종 유품과 기타 소장품을 기증받아 전시해 놓았다.

    이어 민족의 기원과 국난 극복사, 그리고 조상의 얼과 그들이 이룬 찬란한 문화를 통해 우리 민족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한 ‘민족사관실’과 ‘6·25실’을 지나면 다른 부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땅굴 모형실’이 나온다. 철원 북방 8㎞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 2m, 폭 2m 규모에 총길이 약 3.5㎞로 군사분계선(MDL) 남쪽으로 약 1.1㎞나 침범하고 있는 제2땅굴의 모습을 일부 재현해 놓은 곳.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현장에 가지 않아도 땅굴이 어떠한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조국을 위해 몸을 불사른 전쟁 영웅들의 위훈을 기리는 것은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부대의 전사를 기록한 ‘오뚜기 전사실’의 의미는 매우 남다르다. 아직도 기억에 역력한 포병의 군신 김풍익 중령이 있기 때문. 또 이를 비롯해 장세풍 대위와 포병 3용사, 김재의 일등상사와 부대의 자부심이자 부대 정신의 발현인 영천대회전 등 주요 전투가 소개돼 이곳을 방문한 장병들의 어깨를 한껏 으쓱하게 해 준다.

    마지막으로 선진 육군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선구자로서 과거 선배 전우들의 빛나는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고 최정예 교육훈련 부대라는 또 다른 전통을 수립하고자 하는 장병들의 의지를 모아 놓은 ‘오뚜기 웅비실’을 지나면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이루고 다시 미래로의 도약을 다짐하는 부대 역사의 순례를 마치게 된다.

    군악대 서성호(23) 상병은 역사관에 다녀온 후 부대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새록새록 다시 피어났다고 한다.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접하고 있던 부대의 역사를 속속들이 알게 됐다는 것이 그 이유.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역사관의 의미가 새삼 소중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기대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풍익대대 ‘풍익관’-정신적 지주이며 산교육장

    “김풍익 중령을 아십니까.”
    육군오뚜기부대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 보기 힘든 기념관이 있다. 예하 포병부대 가운데 하나인 풍익대대에서 운영 중인 풍익관이 그것. 연대급 부대의 역사관도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이처럼 대대급 부대에서 역사기념관을 운영하는 것은 군 전체를 포함해도 지극히 드문 일이다.

    부대 또한 1948년 창설된 5개 포병부대 중 하나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1989년 11월24일 건립된 풍익관은 현재 6대 대대장을 역임한 김풍익 중령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의정부지구 전투에서의 산화, 추모사업까지의 기록물과 사진, 그리고 1950년 당시 사용했던 부대기와 대대의 역사 등 각종 자료를 전시해 놓고 있다.

    사단급 부대의 역사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찬찬히 찾아보면 생각지 못한 알찬 자료를 꽤 많이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풍익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의 대다수 평가이기도 하다. 풍익관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대대 고창식 주임원사는 “영화배우 안성기 씨도 같은 부대 출신으로 기념관 건립에 기여한 바 있다”며 “풍익관은 대대 전 장병의 정신적 지주이자 산교육장으로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형 기자 기자 < jatak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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