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박치문바둑

바둑세상<222>삼성화재배

입력 2004. 09. 03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0:44
0 댓글
테니스나 골프에서는 누구한테 코치를 받아도 그를 스승으로 모시지 않는다. 바둑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꽤 엄격해서 한번 배웠다 하면 평생 ‘선생님’ 또는 ‘스승님’으로 떠받들게 된다.

충남 유성에서 열리고 있는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오픈 본선에는 무려 15명의 스승·제자가 참가했다. 세계 32강 중 거의 절반이 스승·제자 관계인 것이다.

조훈현 9단-이창호 9단은 널리 알려진 사제 관계다. 조치훈 9단-김광식 4단도 김4단이 조치훈의 집에서 숙식을 함께한 소위 ‘내제자’ 관계다. 이들이야말로 전통적인 일본식 사제 관계인 셈이다.

최규병 9단-박영훈 9단은 도장에서 배운 사제 관계다. 중국의 네웨이핑 9단은 무척 큰 도장을 오래 전부터 운영해 왔기에 제자도 수두룩하다.

이번 대회의 32강 중에도 구리 7단, 저우허양 9단, 왕레이 8단, 왕위후이 7단 등 4명이나 끼어 있다.

마샤오춘 9단-뤄시허 9단은 물론 차오다위안 9단-셰허 5단도 모두 도장에서 배운 사제 관계다. 6명의 스승과 9명의 제자, 도합 15명이 삼성화재배 본선 티켓을 받은 것이다.

9월1일 1회전(32강전)을 치른 결과 6명의 스승 중 조훈현·조치훈·마샤오춘이 16강 진출에 성공하고 네웨이핑·최규병·차오다위안은 탈락해 50%라는 높은 승률을 보였다.

9명의 제자 중 박영훈·구리·저우허양·왕레이·뤄시허가 승리하고 이창호·김광식·왕위후이·셰허는 탈락해 스승보다 조금 높은 55%의 승률을 보였다.

특히 네웨이핑 쪽은 제자 4명 중 3명이 이겨 환호했고 마샤오춘-뤄시허는 유일하게 사제 동반 진출을 이루기도 했다.

한편 삼성화재배 1회전 결과만 놓고 볼 때 16명이 출전한 한국은 6명만 2회전에 나선 반면 13명이 출전한 중국은 무려 9명이 2회전 진출에 성공해 일단 중국의 압승으로 드러났다.(3명이 출전한 일본은 조치훈 1명만 살아남았다)

1회전에서 한국-중국의 전적은 13전 4승 9패. 그러나 중국은 뒷심이 약해 처음에는 좋은 출발을 해도 매번 한국에 우승을 넘겨주고는 했다.

〈중앙일보 바둑전문기자 daroo@joongang.co.kr〉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