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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보는 기상<133>두루미가 서쪽을 향해 서 있으면 맑음

기사입력 2003. 12. 01   00:00 최종수정 2013. 01. 05   00:23

“아빠, 두루미 발에 얼음이 얼어 있는데 괜찮을까요.”

겨울날 아침, 얼어붙은 개울에 서 있는 두루미의 발에도 얼음이 얼어붙어 있었다. 사람들은 추워서 발을 동동 구르는 데도 두루미는 끄떡하지 않고 서 있었다. 아버지도 잘 모르던 수수께끼를 나중에 알고 보니 두루미는 하나의 몸에 두 가지 체온을 가지고 있어 얼어죽지 않는 것이었다.

두루미의 체온은 40도이지만 물에 직접 닿는 부위는 외부온도와 가까운 온도를 유지한다.

또 발목에는 ‘윈더 네트’라는 일종의 열 교환기관을 갖추고 있다. 발끝부터 차가워져 몸으로 들어오는 정맥피가 그대로 심장까지 가지 않고 이곳에서 더운 동맥피에 의해 한번 데워진 후 체내로 들어가고 동맥피는 적당히 차가워져 발끝으로 간다는 것이다.

두루미는 물 가운데서 맹수들의 습격을 피하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발을 교대로 서서 잠잔다. 그런데 잘 때 보면 두루미가 모두 한 방향을 향하고 서 있다. 두루미는 작은 새들과 달리 체중이 무거워 날개 힘만으로는 쉽게 날아오르지 못한다.

따라서 뛰거나 바람을 이용해 공기의 흐름을 크게 해야만 날아오를 수 있는 것이다. ‘두루미가 서쪽을 향해 서 있으면 맑음, 동쪽을 향해 서 있으면 비’라는 속담은 바람과 관련이 있다.

즉 두루미가 날아오르기에는 맞바람이 좋기 때문이다. 항공기가 떠오를 때 사용하는 양력(揚力)의 원리와 같은 것이다. 따라서 두루미가 서 있는 것을 보면 어떤 바람이 부는지를 알 수 있다. 두루미가 서쪽을 향해 서 있으면 서풍이 분다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서풍이 불 때 대개 맑은 날씨를 보인다.

두루미가 한쪽 다리만으로 서서 잠자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두루미처럼 얕은 물에서 사는 새는 다른 새들처럼 배를 바닥에 대고 웅크리고 잘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때 보이지 않는 나머지 한쪽 발은 체온 손실을 줄이기 위해 털 속에 묻고 있다고 한다. 두루미는 평행봉 선수보다 더 발달한 평형감각을 갖고 있는가 보다.

<대령 반 기 성 공군73기상전대 기상연구부장 wxbahn@in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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