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이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시 한 나라의 인적·물적 기타 제반자원을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통제·관리·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2002년 10월1일 동원사단 최초로 대통령부대표창을 받은 우리 밀물부대는 1주년을 맞아 부대원 전체의 단결력을 과시했는데 그 감동의 순간을 다시 한번 느끼고 그 뜻을 되새기는 나의 다짐을 말하고 싶다.
2002년 1월 혹독한 겨울, 신병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밀물부대 통신대대로 전입왔다. 중대장님으로부터 앞으로 내가 생활할 부대 소개를 받던 중 동원사단이라는 낯선 말을 듣고 그 뜻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연스레 시간이 흐르고 동원사단의 뜻을 알고 난 후 동원사단이라는 자체가 왜 이렇게 작고 볼품없게 느껴졌는지 내가 근무하는 부대에 항상 당당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내가 복무하는 부대를 설명할 때는 구차한 부연설명을 하곤 했다.
그런데 2002년 꽃샘추위가 시작된 3월. 말로만 듣던 동원훈련이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놓을 줄이야. 긴장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된 훈련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모두 단결된 마음으로 입소식부터 시작해 모든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가는 모습까지 질서정연하고 단결돼 있었다.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처음 실시하는 훈련이라 나는 한순간 한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열심히 하려는 모습에 예비군 선배님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격려까지 해주셨다. 어떤 선배님은 주머니에 소시지·초코파이 등을 몰래 넣어주기도 했다.
그러던 중 앞으로 나의 군복무 자세에 큰 변화를 준 일이 동원훈련 마지막날 있었다.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 모든 물자를 정리하고 책상을 연병장을 통해 막사로 나르고 있는데 저쪽 끝에 누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뒤를 돌아 점점 다가오는 모습을 보니 같은 내무실을 사용하던 예비군 선배님이었다. 인사를 건네고 선배님은 내 손에 노란 봉투를 쥐어 주셨다. 봉투 안에는 다름 아닌 동원예비군에게 배당된 차비였던 것이다. 2000원의 작은 돈이었지만 그 돈은 숫자가 아닌 희망으로 끝없는 벌판을 한 걸음에 달려와 내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었고, 형 같은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나의 군생활의 마음가짐은 달라졌다. 전역 후에도 국가의 부름에 당당히 입소하고 개인이 아닌 조국을 위해 각자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동원예비군 선배님들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평소 동원사단에 부정적인 편견을 갖고 있던 내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먼 훗날 지금의 내 모습이 부끄럽지 않도록 지금 복무하고 있는 동원사단에 보람과 긍지·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정예 동원사단을 꿈꾸면서….
<육군밀물부대 통신대대 서귀주 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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