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의 국방개혁
경쟁국의 미국 우위 위협에 ‘제3차 기술혁신전략’ 준비
민·군 통합의 새 국방체계와 조직의 슬림화 등 혁신 추진
우리 군도 미래전장 대비해야 군사 과학기술 우위 확보 시급
국방일보는 신년 새 기획 시리즈로 ‘지금 세계는 (예)무관리포트’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에는 세계 각국의 한국 대사관에서 국방무관으로 근무했던 예비역 무관들이 골고루 참여합니다. 이들 예비역 무관은 각 지역 및 국가에 대한 전문성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국의 안보정세와 군사 현안 등을 조망합니다. 또한 세계의 사회·문화 분야에 대한 흥미 있는 콘텐츠도 함께 담을 계획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미군의 전략환경
미국은 17년째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과 이란의 핵·미사일 위협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의 부상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군이 세계 177개국에 800여 개의 기지를 운용하면서 매년 110조 원 이상의 전개비용을 쏟아붓는 것도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여전히 국방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2011년에 통과된 예산관리법에 따라 매년 국방예산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미군의 준비태세 약화와 전력증강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18일, ‘미 본토 방어, 미국의 번영 증진, 힘을 통한 평화 보장,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4대 핵심이익을 담은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 힘을 바탕으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과 이란, ISIS 등의 도전을 극복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2018 회계연도 국방예산 7000억 달러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힘의 구축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국가에 대한 전략적 기습 달성
미국은 1950년대 핵무기 개발과 1970년대 정밀유도무기 개발을 통해 세계 안보 질서를 주도해 왔다. 그러나 경쟁 국가의 성장과 기술의 보편화가 미국의 우위를 위협하게 되면서, 미국은 제3차 기술혁신전략(Offset Strategy)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군의 로봇체계, 자율체계, 빅데이터, 3D 인쇄, 레이저무기, 무인체계 등 첨단기술 확보와 인간과 기계의 결합 노력은 전장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적 기습’을 가능케 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개발 및 실험 평가 분야에 매년 93조 원 이상의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국 등 경쟁 국가에 대한 전략적 기습 달성을 위해 2012년 ‘전략능력실(SCO: Strategic Capabilities Office)’을 창설했다. SCO는 새로운 능력의 개발과 함께 기존 기술과 무기체계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능력을 빠르고 저렴한 비용으로 창출해 낸다. SCO는 공·방 겸용 SM6 미사일, 공중에서 전투기에 미사일을 공급하는 무장항공기(Arsenal Plane), 전자기 레일건과 155㎜ 포를 결합한 미사일방어 무기, 3D 프린터로 제작한 마이크로 드론 등을 전력화시키고 있다.
적보다 우위에서 전투를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전장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통상 15~20년이 소요되는 장기간에 걸친 전력화는 비용을 상승시키며 전력화 수량을 감소시킨다. 미군은 신속한 획득·능력 구축 절차를 통해 비용은 줄이되 전력화 질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투부대의 긴급 작전 소요를 간소화된 획득 절차, 톱다운(Top-down) 의사결정, 단순화된 시험평가 제도를 적용해 신속하게 지원한다.
정신적·비물리적 분야의 개혁에 우선적 투자
미 국방개혁을 가능케 하는 요소 중 하나는 민과 군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다. 미군은 민간요소를 더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민·군 통합의 새로운 국방체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민간기술·상업제품 등을 적극 수용하고, 민간 전문가들이 수시로 국방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군 간부들에게도 초급장교 때부터 민간대학·연구소·기업 등에서 연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휴직 제도도 장려되고 있다. 군의 경험을 민간에 전달하고 민간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군으로 가져오는 데 기여한다.
미군은 과거의 절차·전술에 고착된 간부보다는 새로운 생각을 갖고 있는 지휘자를 찾고 있다. 아프간 사령관을 지낸 매크리스털 장군은 “대대장을 중대장을 마친 장교 중에서 선발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예측이 어렵다면, 수시로 변화하는 우발상황에서 창의성과 적응성을 발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군은 미래 전투에서 준비된 체크리스트에만 의존하려는 간부들을 경계하고 있다.
결재 라인이 많으면 급변하는 전략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사장될 가능성도 높다. 최종 결재권자도 4~5단계의 검토를 거쳐 공감대가 형성된 건의안에 반대하기가 쉽지 않다. ‘합의의 독재(tyranny of consensus)’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반대의 목소리, 다른 생각이 포함되지 않은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군은 조직의 슬림화, 결재라인의 축소, 레드팀의 활성화 등을 통해 혁신적인 생각이 최고 결재권자까지 전달되는 조직과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 국방개혁에 대한 시사점
미래 전장은 첨단 과학기술의 경연장이 될 것이다. 군사기술의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전장의 변화와 요구에 적보다 먼저 대응할 수 있도록, 첨단기술과 능력을 신속하게 획득하고 제공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국방부, 방사청, 연구소, 방산업체가 함께 참여해서 전략적 기습을 달성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국방부 주도로 국가 과학기술 발전과 연계된 군사 과학기술 발전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한미 양국의 공동 연구개발 기회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인식과 사고를 개선함으로써 최소한의 자원으로 개혁을 해야 한다. 민과 군의 벽이 허물어져야 한다. 민간 전문가 및 기술이 국방 영역에 더 용이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절차를 개선해야 한다.
사령부 조직을 슬림화하고 결재단계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 정책부서에는 기술, 정책, 대외 전문가를 장기 보직시킴으로써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이 만들어지도록 해야 한다.
무관 노트
굳건한 한미동맹 위한 노력
한미동맹은 60년 넘게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위협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번영과 자유민주주의를 굳게 지켜왔다.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실험을 하고 있는 불량국가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당연히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의 우수성, 희생의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없었다면, 이러한 번영과 평화도 제한됐을 것이다. 동맹은 노력 없이 유지되지 않는다. 2017년 4월과 5월,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창설됐다. 민간 차원에서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기여에 감사하고, 미국 주류사회에 한미동맹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목적이다.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수 있도록 주한미군·연합사·카투사를 거쳐간 전·현직 장병들의 많은 성원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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