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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병영칼럼] 대한민국 정예강군, 인문학으로 무장하라!

입력 2018. 03. 2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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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바야흐로 인문학(人文學)의 시대다. 사회 곳곳에 거센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고, 각종 강연과 책 제목에는 인문학이 꼭 빠지지 않는다. 이공계와 자연과학(自然科學) 분야의 학자들도 모여서 너나없이 인문학을 배운다. 필자도 인문학을 스피치와 커뮤니케이션에 도입하고, 정치지도자의 리더십에도 인문학적 소양을 필수요소로 넣는다.

인문학이 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 중요할까? 인문학은 자연과학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언어·언어학·문학·역사·법률·철학·고고학·예술사·비평·예술 등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가리킨다.

인문학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파이데이아(Paideia)’에서 비롯된다. 교육·학습이라는 의미를 지닌 파이데이아는 체조·문법·수사학·음악·소학·지리학·자연철학·철학 등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철학이었다. 역시 인문학을 의미하는 라틴어 용어인 ‘후마니타스(Humanitas)’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후마니타스는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Cicero)가 쓴 『웅변가에 관하여(Oratore)』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됐고, 웅변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뜻했으나 지금은 인문학적 가치를 상징하는 용어가 됐다.

르네상스 시대는 중세의 신 중심의 부정적 인간관을 극복하고, 고대의 인간관을 다시 계승하면서 인문학은 ‘교양을 위한 학문’ ‘인간의 정신을 고귀하고 완전하게 하는 학문’으로 평가받았다. 19세기에는 세계 속에 일어나는 현상들을 객관적으로 탐구하는 자연과학의 방법론으로부터 분리되면서 인문학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정체성을 찾게 됐다.

인문학은 과거의 다양한 사건, 사회 변화, 사상, 문화를 다루는 학문으로 과거를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인간의 활동에 대한 기록을 정확하고 포괄적으로 복원하려는 역사적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주제를 다루면서 자기 자신의 앎의 문제를 탐구하고 사유하는 한편, 난해한 학문이나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는 철학적 사고로도 발현되고 있다. 푸코, 리오타르, 들뢰즈, 바디우, 바티모, 보드리야르 등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저작과 철학이 주목받는 이유일 것이다.

이 같은 인문학 정신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통해 백성의 가치와 삶을 존중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조선조 성리학의 도덕론, 실학의 실사구시 학문 정신,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으로 대표되는 시민정신, 민주주의와 정의의 가치를 외친 1987년 민주항쟁과 촛불혁명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끊임없이 사색하고 질문하며 인간의 가치와 삶의 근원을 탐색하는 것, 불의와 거짓을 타파하고 민주주의와 정의, 진실과 평화의 가치를 세우는 것이 이 시대 인문학의 정신일 것이다. 우리 장병들도 뜨거운 조국애와 함께 치열한 비판정신과 진지한 탐구정신으로 인문학적 가치를 병영에 불어넣고, 자신의 삶과 미래도 새롭게 정립해보면 어떨까? 어떤 적도 물리칠 수 있는 든든한 실력과 멋진 나라사랑 기백에 더해 인문학 정신이 충만한 대한민국 강군에 우리 국민은 힘찬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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